요시다슈조텐(吉田酒造店)의 경우
이시카와(石川)현에 워낙 쟁쟁한 곳들이 많다 보니
그간 별로 관심 없던 양조장이었는데
주딱의 꾸준한 바이럴 덕분에
지난 겨울 종류별로 구해두게 되었네
스타트로 뭘 마실까 고민하다가
모던부터 뉴에이지까지 순서대로 하나씩 마시면서
트렌드 변화와 그에 대한 해석을 보면 좋겠다 싶었기에
그들의 모던 타입 중에서 기본형을 골랐다

테도리가와(手取川) 슈콘(酒魂) 쥰마이긴죠

요시다슈죠텐은 
고령의 토지가 빚는
기존의 테도리가와(手取川)와
젊은 차기 쿠라모토이자 토지의
새로운 요시다구라(吉田蔵)
두가지 라인업으로 이뤄졌다고
주딱이 설명해줬던 기억이 나네
위 물건은 테도리가와 중의 하나로
1982년에 처음 발매된 물건이라니
비슷한 시기에 출시되고 유행했던
고쿠류 류, 데와자쿠라 오우카 긴죠 같은
모던 + 긴죠슈 지향임이 예상된다

주조미는 야마다니시키(山田錦)와
고햐쿠만고쿠(五百万石)의 조합인데
쥰긴임에도 정미보합이 50%네
출시된지 제법 세월이 흐른 술이니 
당연히 2회 열처리가 기본이겠다

향의 경우
얇고 딱딱한 틀에 이어 
사과 껍질과 산뜻한 과육이 나고
참외와 배를 연상시키는 긴죠향으로 이어진다
열처리 때문인지 향의 톤은 높지 않지만
잘 다듬어져서 우아하게 전해지더라

맛을 보면
먼저 알콜과 드라이함이 
싸리빗으로 쓸어내는 것처럼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면서
본격적으로 맛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미끈한 물맛을 따라 하얀 쌀맛이 보들하게 나고 
투명한 감칠맛이 살짝 봉긋하게 부풀어서 나기에
물에 겉이 살짝 불은 가래떡 같은 느낌이네 
사과와 풀잎의 풍미가 오르고
산뜻한 신맛은 맛 모음을 감싸면서 
속까지 파고들어 가벼움을 살짝 실어주며
이어서 참외 계열의 클래식한 긴죠의 풍미와 
은은한 쥬시함 및 단맛이 어렴풋히 머금어지더라
탄탄한 틀과 분명한 드라이함을 따라 
물맛을 닮은 맛 모음이 말끔하게 이어지고 
주변에 자리하던 쌉쌀함이 점점 분명해지다가
드라이함과 함께 칼칼함이 뒤를 다시 쓸어내고 
개운함을 남기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수미상관의 구성을 보여준다 

기본을 이루는 드라이함과 쌀맛 
은은하게 전해지는 긴죠향과 단맛
그리고 단단한 주질과 쌉쌀함 등의 지역색은
80년대 유행했던 긴죠슈들에서 공통된
클래식 기반의 모던 타입의 모습이지만
신맛을 살려서 가벼움을 살짝 더한 것은
트렌드를 일부분 반영한 것 같다

긴죠향이 화려한 것도 아니고
나마자케가 아닌 히이레라서 
요즘 유행과는 거리가 있으니
충족감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을텐데
나는 그 나름의 잔잔한 매력이 나는 좋더라
여백은 요리와 함께 하니 충분히 채워지더라고

지역색은 물론이고
양조장의 방향성과 기본기를 볼 수 있기에
주딱의 추천대로 요시다구라슈조텐을 
처음 접하기에 좋은 선택지네
좋은술 추천해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