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마포의 야키토리 키유에 다녀왔다
일전에 야키토리 페어링 갤러들에게 물어보니
우부스나 많이 추천하길래 한병 챙겨갔다

우부스나(産土) 야마다니시키(山田錦) 니노죠(二農嬢) 2023

겨울에 막 출시된 것을 마셔봤을 때는
쌀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 느낌과
MSG를 탔나 싶을 정도로 
계속 술이 당기는 부분이 장점인 반면
지평막걸리 맑은 부분 같은 밍밍한 맛과
구조감이 완성되지 않은 미숙아 느낌이 
단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위 물건은 같은 시기에 구한 것을
5개월간 0도에서 자가숙성시킨 버전

향은 바슬함이 붙은 떫은 탄산에 이어
말간 쌀뜬물과 밥물의 단내, 새초롬한 신내음이 
하나로 어우러져 쥬시하게 전해진다
쌀향이 주를 이루고 과실감은 적은 편이라
특유의 포도 뉘앙스 보다는 살구 정도에 가깝다

맛을 보면 새초롬한 신맛이 전면에 나타나서 
발랄함을 주는데 어라 이렇게 상큼했나 싶었다
말간 감칠맛과 쥬시한 단맛이 가볍게 머금어지고 
쌀가루와 함께 살구나 자두 풍미가 살짝 비치다가 
자글하게 분명하게 퍼지는 탄산의 자극감과 쌉쌀함, 
베이스의 드라이함이 드러나고 말끔히 사라진다

탄산의 강도가 비슷한 것을 보면 
발효가 추가로 진행된 것은 아닌 것 같고
숙성에 의해 부족했던 구조감이 더해지게 되어
쌉쌀함과 드라이함이 돋보인다
모던 키모토 특유의 시트러스 같은 신맛도
존재감이 분명해져서 마시는 즐거움이 늘었다
감칠맛이 말간 것은 어쩔 수 없어서
술의 격은 여전히 부족하지만
그래도 출시 직후 마셨던 것보다는 나아졌네
과실감이 줄고 쌀맛이 늘어난 것도 특징이니
숙성 여부는 취향에 따라 결정하면 되겠다

사사미 사시미

선도가 좋은 날만 가능한 우라 메뉴
모찌처럼 씹히다가 숙성한 오징어처럼
미끈함을 남기며 물러진다
감칠맛이 부족하지만 깔끔한 풍미와 맛이 장점

쵸칭

요즘은 왠만하면 있는 것 같더라
기본 코스에 포함된 것을 보니 말이지
유정란 노른자 같은 고소한 녹진함에
알집의 꼬순맛이 더해져서 좋다

스나기모

보통 시오로 주는데
이날은 간장 버전으로 주더라
키유 특징이 타레를 거의 쓰지 않고
대신에 간장을 발라주는데
큐슈 간장이라서 녹진하고 
짭짤한 감칠맛과 함께 살짝 단맛이 돈다
그래서 구수함과 감칠맛이 돋보이는
드라이한 맛으로 완성이 된다
스나기모(모래집)은 특유의 사각한 식감에
구수함이 더해지니 시오만큼 좋았다

쿠로카와

껍질을 한번 구워서
큐슈 간장을 바르고 숙성시켰다가
주문 받으면 다시 구워내는 물건이다
간장 때문에 색이 검어서 쿠로카와
숙성 덕분에 수분이 빠져서 
쫄깃함이 더욱 돋보이고
간장의 짭짤한 감칠맛이 더해진다
이날은 하나만 가능하다고 했는데
더 먹고 싶은 마음에 아쉬움이 남는다

카자보시

드라이 에이징한 다릿살이다
숙성에 의한 구수한 풍미와 감칠맛이
더욱 응축되어 나기에
전체적으로 농후함이 돋보인다
이것도 재고가 있어야 가능한 우라 메뉴로
다행히 하나 가능해서 맛있게 즐겼다

우부스나 + 야키토리는
갤러들 추천대로 강력한 조합이네
탄산감과 쌉쌀함이 지방의 농후함을 잡아주고
신맛이 무겁지 않도록 입안을 씻어주니
무한정으로 먹을 수 있겠더라
덕분에 기본 코스(14종)에
10개 추가로 먹고 나왔다 

우부스나 자체는 
개인적인 취향과 거리가 있는데
야키토리와 즐기기 위한 목적으로
올해 겨울에 몇병 사둘 생각이다
그것도 천천히 숙성시켜서 마셔야겠다

그럼 오늘도 다들 수고하고
즐거운 사케 생활하기를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