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쿠류(黒龍) 시즈쿠(しずく) & 하치쥬하치고(八十八号)

제목처럼 4년간 자가 빙온숙성한 물건이다
굳이 숙성을 한 이유는
아까워서 못 마신 것이 가장 크고
얘네를 숙성하면 이시다야(石田屋) 또는
니자에몽(二左衛門)과 비슷해지나 싶어서

무려 스윙탑 버전

주판점이나 업장에서 추가로 숙성해서
판매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스윙탑의 철제 부분이 가끔 녹이 슬어서
보관이 어렵다는 컴플레인이 들어오는 탓에
지금은 밀봉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스윙탑이 더 간지 나는데 조금 아쉬운 변화네

라벨과 글자가 영롱한 자태를 보여준다

결론만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시즈쿠나 하치쥬하치고를 숙성을 한다고 
이시다야, 니자에몽이 되지 않는다
물론 그들에 가까워지는 부분은 있지만
최상급 라인업에서만 느낄 수 있는
밀도감과 깊이감은 따라갈 수 없더라

빙온숙성에 의한 일반적인 효과라면
물 분자와 알콜 분자의 결합이 강해져서
주질이 매끄러워지는 것을 들 수 있을텐대
이들 역시 그런 부분에서는 무척 좋았다
윤곽이 다듬어지고 알콜이 수렴하면서 
하나의 부드러운 덩어리로 전해지더라
맛의 요소들이 서로 안정화되면서
전체적인 밸런스가 더욱 좋아진 것 또한 장점

1회 열처리 후 출시된 물건이라서
나마히네카(生老香)나 숙성향은 전혀 없고
신선함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서 좋았다
덕분에 시즈쿠의 경우 특유의
맑은 샘물을 머금은 느낌이 그대로였다
특히 하치쥬하치고는 긴죠향이 여전하더라

단점은 사실 없었다
굳이 아쉬운 점을 찾는다면
이시다야, 니자에몽과의 격차는
어쩔 수 없구나 싶은 부분이랄까
원주 자체의 퀄리티가 다른 느낌이다
체급의 차이를 숙성으로 극복할 수는 없네

양조장의 최상급 라인업은
보통 빙온 숙성 후에 출시되는데
그것치고는 너무 비싼 것 아닌가 싶었다
몇년 숙성했다고 가격을 몇배씩 높인다고?
차라리 내가 숙성해서 마시는 게 낫겠네
싶은 생각을 한 갤러들이 있을거야

결과는 아마 비슷할 것 같다
아카부 쥰마이다이긴죠 유이노카를
추가로 3년간 빙온숙성한다고 해서
카이류진스이가 되진 않는다는 소리지

주조미, 정미보합 등의 스펙이 같더라도 
원주의 퀄리티에서 차이가 있겠다
같이 빚더라도 유독 잘 빚어진 탱크가 있겠고
그것을 어떻게 얼마나 짜내는지에 따라
나카도리나 엑기스 부분만 담아내는지에 따라
술의 밀도감과 깊이감이 달라진다고 본다
양조장에서 일부러 출시가를 높인 술을 제외하고
정가 자체가 높은 술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구나
하고 받아들이고 기쁜 마음으로 마시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