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b0d121e0c178ee3feb9ffb1cc1231de37a70b873c664bd0e


다른 단서는 더 이상 의미 없다고 보고,

가능성이 높은 순서대로 정리하면 이렇다.


1. 바다로 바로 빠진 실족사

2. 교통사고 이후 유기

3. 제3자에 의한 살해 후 유기

4. (약물이나 알코올 영향 하의) 충동적 자살


이 중에서 자살 가능성은 거의 배제해도 된다고 본다.
살해 가능성 역시 매우 낮다.

살해설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몇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하는데,
그 조건들이 전혀 맞지 않는다.


방송에서 표창원 프로파일러가 말했듯,
외부인이 타인을 살해했다면 해당 지역에서 유사 사건이나 전후 맥락이 반드시 남는다.
하지만 윤세준 군 실종 전후로 벌어진 다른 실종 사건들과 공통점이 거의 없고,
특히 “일본 시골 지역에서 여행객을 노린 살인”이라는 시나리오는 확률적으로 매우 낮다.


물론 살인사건이 가장 자극적이고 미스터리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쪽에 집중하는 건 이해한다.
하지만 흥미성과 개연성은 별개의 문제다.
개연성만 놓고 보면 살해설은 우선순위가 높지 않다.


다만 살해설을 완전히 배제하기 전에,
한 가지 굉장히 걸리는 지점이 있다.


윤세준 군의 오사카 → 후쿠오카 → 오사카 이동 루트가

다소 특이한 건 사실이다.


후쿠오카는 일본에서도 이성 교류가 활발한 지역이고,
한국 남성에 대한 호감도가 높다는 것도 잘 알려져 있다.

솔직히 말해서 한일커플이 가장 많은 지역 중 하나가 후쿠오카다.

데이트 앱 사용 빈도가 높은 지역이라는 점도 부정하기 어렵다.

솔직히 말해 저 나이대 이성애자 남성이라면
일본 여행 중 이성 교류에 대한 기대가 전혀 없었다고 보기도 힘들다.
만약 오사카 도착 직후 데이트 앱을 사용했고,
후쿠오카에서 매칭된 사람을 만나러 이동했을 가능성도 이론적으로는 존재한다.


하지만 설령 그게 사실이라 해도
그것이 실종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고 보지는 않는다.

일본은 데이트 앱 특성상
매칭 이후 잠수 타는 경우가 매우 흔하고,
아예 만나지 못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특히 '나라 공원'과 몇몇 그의 여행 루트를 보면

그는 흔히 말하는 '여미새' 와는 좀 거리가 있는 인물로 보인다

여자 만나러 일본에 갔다기 보다는

확실히 여행의 목적이 '힐링' 혹은 '리프레시' 라는 느낌이 많이 든다.

이 말은 결국 '위험한 곳' 에는 절대 가지 않는 성격인 윤세준 군이

경치를 보기 위해, 혹은 도전을 위해

위험한 곳에 올라갔다가 실족 당했을 가능성을 키우는 중요한 지점이기도 하다.


또 설령 누군가를 만났다고 해도,
후쿠오카에서 오사카로 이어지는 루트 자체가 너무 전형적인 관광 루트다.

목격 진술을 종합하면
윤세준 군은 후쿠오카에서도 대부분 혼자 이동했을 가능성이 크고,
오사카 이후에는 사실상 혼자 다닌 것이 거의 확실하다.

특히 쿠시모토초에 도착한 이후 동선을 보면
여성을 만났다고 추정할 만한 이동 패턴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장 크게 의문을 가지는 지점은 따로 있다.


윤세준 군의 루트를 실제로 따라가 본 유튜버들 영상에 따르면,
어떤 경로를 선택하든 밤에는 상당히 어둡고
갈림길도 많아서 지도를 보지 않으면 길을 잃기 쉬운 구조다.


그런데 윤세준 군은
그 길을 걸으면서 약 30분 동안 누나와 통화를 했다.

여기서 상당히 무서운 의문이 생긴다.
처음 가보는 시골 밤길을,
전화 통화에 집중한 상태로 목적지까지 정확히 걸어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더구나 누나 증언에 따르면 윤세준 군은 길치였다.
통화에 집중하면서 구글 지도를 수시로 확인하며
처음 가는 지역을 이동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즉, 윤세준 군은
반드시 구글 지도를 켜고 이동했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스피커폰이 아니었다면
통화 중간중간 “잠깐만” 하고 지도를 확인했을 타이밍이 있었을 것이고,
그 타이밍은 곧 갈림길이 나왔다는 의미다.


누나와의 통화 내용을 조금이라도 더 정확히 복기할 수 있다면
윤세준 군이 어느 방향으로 갔는지는
지금보다 훨씬 좁혀서 추정할 수 있다.


이 갤에서 종종 나오는
“버스 기사가 어떤 여성과 함께 있었다고 말했다”는 주장 때문에
누군가와 함께 있어서 무서워 누나와 통화했다는 추측도 있는데,
이 역시 통화 내용만 알 수 있다면 명확해질 문제다.


개인적으로는
만약 시골에서 여성을 만났다면
무섭다는 이유로 가족에게 전화할 것 같지는 않다.

일본어를 못한다 해도
번역기를 켜서 대화를 시도하지
굳이 누나와 통화를 유지할 이유는 없다.


다만 윤세준 군이
누군가를 따라가고 있었다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그 경우엔 굳이 지도를 볼 필요가 없어지고,
그를 리드하던 사람이
“거의 다 왔다. 이제 10분 남았으니 전화 끊어라” 같은 문장을
번역기로 보여줬을 가능성도 상정할 수 있다.


이 가정이 맞다면
1시간 40분이라는 도보 이동 시간과
도착 지점이 특정되지 않는 현 상황도
어느 정도 설명이 되기는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전체적인 살해설에는 여전히 회의적이다.

윤세준 군이 살해당했다면
반드시 성립해야 할 조건이 하나 있다.


그를 해친 인물은
쿠시모토초 거주자가 아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시골 밤길에서 사람을 리드해서 살해했다면
그 지역 지리에 상당히 익숙한 사람이라는 뜻이 된다.
이 자체가 모순이다.


물론 한국에서도
도시에 살다가 고향 시골로 내려와 범죄를 저지른 사례가 있긴 하다.
그래서 100퍼센트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윤세준 군이 만났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이
젊은 여성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젊은 여성이 도심에서 살다가
갑자기 쿠시모토초로 내려와
이런 범죄를 저질렀다는 시나리오는
아무리 생각해도 잘 떠오르지 않는다.


또한 뺑소니 가능성도 거의 없다.

윤세준 군이 검은색 옷과 바지를 입고 다녔기 때문에

차도를 다니다가

윤세준 군을 차마 못 본 사람이 뺑소니 후 유기를 했다는 설이 도는데,

윤세준 군이 내린 우체국부터 기이오시마 섬까지는

인도와 차도가 확실히 분리되어 있으며 매우 안전하다.

심지어 중간중간 인도와 차도 사이 가드레일이 설치된 곳도 있다.

물론 살인사건 연루보다는 이 쪽이 더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아까도 말했지만

윤세준 군을 여행 경로만 보고 프로파일링했을 때는

그는 여미새와도 거리가 멀고

누군가와 상호작용을 잘 하는 인물도 아니었다.

그저 바다를 좋아하는 낭만 치사량의 이십대였다.

그런 사람들 카톡 프사만 봐도

어디 언덕 위에서 사진을 찍는다던가

바다를 두고 사진을 찍은 프사를 둔 사람이 내 주변에도 상당히 많다.

이렇게 보면 결국 어디에 바다로 빠진 실족사가 가장 가능성이 큰 것이다.


결국 핵심은 하나다.


누나와의 통화 내용이다.


왜 통화를 끊게 되었는지,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어느 시점에서 대화의 흐름이 바뀌었는지.

이 부분만 명확해져도
현재 떠도는 상당수의 가설은
자연스럽게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


너희는 어떻게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