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해든이 사건을 접한 사람이라면 정인이 사건에 비해 결코 심각성이 가볍지 않다는 걸 알겠지만, 정인이 사건 때 온 나라가 들썩였던 것에 비하면 왜 이번엔 이렇게 잠잠한지 이유를 생각해봤음.


1.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사건 장소

정인이 사건은 서울 양천구에서 벌어졌는데 동네 자체에 SBS, CBS 같은 대형 언론사가 있을 뿐 아니라 서울이라 모든 언론사가 즉시 달려갈 수 있는 입지였음. 반면 해든이 사건은 멀리 떨어진 여수라 이런 주목을 받기 어려웠고, 실제로 사건이 벌어진 10월에는 뉴스에서 단신으로 짤막하게 지나갔음.


2. 실시간으로 이어진 보도 경쟁

1과 같은 맥락인데, 정인이 사건은 최초 보도가 '16개월 아동이 학대로 인해 사망했다'는 현상 보도였고 후술할 3의 복잡한 사정에 대한 후속 보도 경쟁이 벌어져 메인 뉴스를 완전히 장악하게 됨. 반면 해든이 사건은 1번의 불리함에다 그알의 충격적인 방송 이후에도 미국·이란 전쟁, 주가 폭락폭등 같은 대형 이슈에 덮여 취재량이 현저히 떨어짐.


3. 사안의 복잡성

실제 폭행과 살해 현장이 담긴 푸티지까지 공개된 해든이 사건의 시각적 충격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음. 그러나 정인이 사건은 단순히 아이를 구타해 죽게 한 것뿐만 아니라, 패션 아이템으로 입양아를 선택하는 양태와 세 차례나 아동학대 신고를 접수하고도 개무시한 경찰의 무능함까지 사회 시스템과 공권력의 폐해가 함께 드러나 언론의 흥미를 더 크게 끌었음.


4. 홈캠 영상의 잔혹성

그알이 공개한 홈캠 영상이 잊혀질 뻔한 해든이 사건을 이 정도로 재조명하게 된 계기가 되긴 했지만, 반대로 많은 사람들에게는 사건의 실체를 정면으로 마주하지 못하게 하는 장벽이기도 함. 텍스트로만 읽어도 정신적 충격이 상당하다 보니 방송 영상 시청을 못 하는 경우가 많고, 자연스럽게 대화 화두에 올리기도 꺼려지는 면이 있음. 필자만 해도 가족들에게 이런 일이 있는데 알고 있는지 묻지를 못하겠음. 괜히 정신적 충격 줄까 봐.


그래도 정인이 사건 덕에 아동학대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고 처벌 법령도 강화됐으며 해든이 사건도 커뮤니티와 언론에서도 서서히 주목도를 높여가고 있음. 홈캠 영상이라는 완벽한 증거가 있는 이상 친부모 악마 년놈들에게 반드시 제대로 처벌이 내려질 거라 기대함. 다들 열심히 진정서 보내고 3 26 재판 잊지 말고 주목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