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가 길어지니 반발심을 갖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도 당연하다.어떤 영화를 두고 모두 다 재미있다고 평가하지 않는 것처럼
그알에서 다루는 에피소드들이 매 화 모두에게 인상깊지 않을 수 있을테니까. 

맘카페에 보면 매일 정인이에게 편지를 쓰는 사람이 있다. 
진짜 매일 쓴다. 
미주알고주알 온갖 얘기를 다 한다. 
덧글로 그 시간에 니 애를 더 열심히 키우고, 
정신병원가서 상담받아보라는 비아냥도 당연히 있다.
너무 과몰입한 모습에 걱정이 됐다. 
한편으로 정인이를 계속 기억하려는 노력이 대단한것 같았다.

나는 그알 애청자도 아니다.
무서운 얘기들을 싫어한다. 
해든이 편도 본 것도 아니다. 
글로 정리된 것만 주로 읽었다. 
추가 정보들은 그갤을 통해서 알게된 것도 많다.
아기 키우는 부모로서 소재 자체가 충격이었고, 
움짤 몇개 본것만으로도 눈물이 났고, 
며칠간 배우자를 붙들고 열변을 토했다. 
배우자는 내가 정신력을 너무 쏟아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까 걱정했다. 
진정서 한 통을 보내고나서야 마음이 조금 나아졌다.
고작 한 통이지만..

그알에 나온 사건들중에 불운한 희생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당연히 알지만, 어린 사람이 죽었다고하면 본능적으로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다.
죽는데에 순서없다지만 감각적으로 저런 생각이 스친다. 

정인이는 생전에 자기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보살펴준 위탁모가 있었을 것이다. 
양모가 자신을 학대할 때, 사랑이 뭔지 아는 19개월 아기 입장에서는 울면서 위탁모나 어린이집선생님들을 떠올렸을 것이다. 

해든이는 생전에 자기에게 잘해준 사람이 없었다 봐도 무방하다.
알려진대로 50일 전후부터 학대하기 시작했다면 해든이는 세상이 살만한 곳이고, 보호자는 나의 안전지대라는 인식조차 하지 못한 채 133일까지 살았을 것이다. 
저 시기가 중요한 이유는 인간의 기본적인 결핍을 방지하기 위해서인데 큰 구멍이 난 상태로 두려움에만 떨다 갔다.

정인이랑 해든이 중에 누가 더 불쌍한지 아닌지는 
무의미한 이야기다. 
사랑이 뭔지 잠시나마 알았던 정인이와, 
아예 그런 경험이 없다시피한 해든이 중에 
누구 진정서가 더 많이 들어갔느냐 아니냐 
그런 논의도 의미가 없다. 
둘다 그저 가엾다.
가해한 사람들은 일반인과는 뇌구조가 다르고 그렇기 때문에 
저런 짓을 저질렀고 그덕에 그알에 나온 거니 
시청자들은 분노하고 그들을 벌하는데 도움이 되는걸 하면 된다. 

아기를 길러본 부모들은 정인이든 해든이든 
그냥 넘기기 쉽지 않을 것이다. 
4개월도, 19개월도 그저 예쁨만 받으며 
어린이로 자라나기 아주 바쁜 시기이다. 

4개월 아기가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지, 
고개도 못 가눠 항시 목이 달랑거리고, 
누워서 우는 것만이 유일한 표현방법이란 걸 안다면 
해든이 편을 보고 눈물을 흘리고 화를 낼수밖에 없다. 

그새 많이 커서 19개월 아기가 된다면,
말귀도 다 알아듣고 자아도 생기고 사람을 구분하고
뚜벅뚜벅 걷거나 뛰는 시기임걸 안다면,
정인이를 생각할 때 마음이 아플 수밖에 없다. 

‘둘 다 고작 저렇게 살라고 태어났을리가 없다.’ 
그런 생각에 부모들은 안타깝고 속상한 거다.
부모가 아니어도 
인생에 대해 나름 가치관이 서 있는 사람들 역시 
아동학대에 대해 공분할수밖에 없다. 

자유로운 얘기를 하는 게시판이니 자주 들락거리게 됐다.
현생에서 그알 얘기를 하는 건 쉽지 않다. 
흥미로운 미스테리도 미해결 사건도 아닌
어린아기가 피해자인 무거운 소재의 이야기는 
듣는 사람의 마음도 힘들게 하니까.
그냥 뜻 맞는 사람들이 모여서
감정을 배설하고 교감하는 곳을 찾다 보니 디씨까지 오게 됐다. 

나무위키 살인사건 문서를 보면 잘 정리가 돼있는데 
아동학대사망사건도 건수가 아주 많다. 
읽다 보면 충격도 받고 숙연해지지만, 
지금 이순간에도 어디선가 고통받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현생살기 바쁘다고 잊어버리거나 
간과하면 안되는 종류의 범죄라고 생각한다.

다들 표현은 달라도 같은 마음으로 글쓴 
그갤러들이 많다고 생각하며, 
공판 결과가 어찌 나오는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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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생후 137일째 아들이 내 손 잡은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