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죄는 죽여야지 하고 죽이는 거
치사죄는 어쩌다보니 죽은 거
라고 하지만
죽여야지의 범주에는
이러면 죽거나 그에 준하는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지만
설마 그렇게까지야 되겠어 혹은 그러거나 말거나 알게 뭐야
라고 생각하는 것도 들어간다
이 새끼 꼭 죽인다 하고 혈서라도 써야 살인죄 되는 게 아님
이걸 미필적 고의라고 함
이은해가 대표적 판례임
일부러 물에 빠뜨리지도 않았고 손 하나 안 댔으니 작위적 행동을 한 게 없지만
일부러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하고 구조 요청 의사조차 보이지 않은 점에서(그리고 그 전에 이미 여러 차례 유사한 시도까지 한 점에서)
말 그대로 내 손에 피 안 묻히고 죽어주면 좋겠다 라는 의도가 그대로 보이고 그런 상황을 설계해서 실제로 사람이 죽었으니 살인 방조가 아닌 살인으로 인정된 거임
덫을 밟아 죽었는데 지가 덫 안 밟았으면 되는 거 아님? 식으로 피할 수 없는 거(물론 진짜 악의가 있었음이 증명되어야 함)
이번 학대살인도 똑같음
그런데 이 사건에서 문제가
형이 밟아 죽였더라도 양부새끼의 직접적 강압이나 사전 지시에 의한 거라면 양부의 살인이 인정될 수 있지만
형과 양부의 공통 진술이
양부가 동생을 때리라고 해서 때린 뒤 양부가 나간 사이에 형이 추가로 밟아서 죽었다
라는 부분임
즉 그런 분위기와 환경을 양부가 충분히 조성해놓긴 했지만 실제 실행이 양부의 강압에 의해서인지 자의적 판단이나 충동인지 모호한 부분이 생겨버린 거
즉 형이 단독으로 추가로 밟아 죽인 거라면 양부의 "난 걔가 그렇다고 지 동생을 죽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죠"가 인정이 될 수 밖에 없어지는 거임
가장 좋은 방법은 형의 증언을 오랜 학대 피해자에 이해 당사자로서 신뢰할 수 있는 증거가 아님! 하고 무효로 만들어버리는 거지만
이렇게 하면 모든 학대 피해자의 증언 효력을 부정하는 판례가 되버림
판결문이 이례적으로 107페이지나 된 것도 내가 읽어본 건 아니지만 방구석 판사인 내가 볼 때 2심도 많이 고민한 거 같긴 함
결국은 형이 스스로 증언을 뒤집는 게 최고인데 그럴 환경을 못 만들어준 점에서 고민을 했건 말건 재판부 전체가 욕을 먹어도 싸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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