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89년생 35살입니다.

인증은 뭐 해드릴게 없네요ㅎㅎ

참 인생이란게 우연의 일치입니다. 우연이 한장씩 쌓여서 한권의 책이되는게 인생이라고 했던가요.

오늘 참 감성에 취해서 나이먹고 주책맞게 엉엉울고, 

집에돌아와서 디시를 하던중에, 우연히 여기를 봤어요 (시티즈스카이라인 이라는게임이있는데, 그 게임정보때문에 가끔옵니다.)


저는 원래 엄청 잘사는집의 첫째아들로 태어났었습니다.

그 당시에 성남에서 제일비싼 아파트에, 제일 큰 평수에 살았어요.

89년생인데, 제 초등학교때 1주일 용돈이 2~4만원이었씁니다.

뭐 지금 초등학생들 얼마받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때 떡볶이 한접시(1인분)에 천원이었으니 뭐 차고넘쳣죠.


그러다 중1때 아버지사업부도..작은아버지라는 좆같은새끼가 돈을 바닥까지 긁고 마카오로 튀는바람에 사업이 부도가 나셔서

(설명드리자면, 돈이없으니 자재를못사고 자재를 못사니 물건이 안나오고, 물건이 안나오니 돈이 안벌리고, 돈이없으니 여러가지 문제가 터지는..그런 연쇄작용입니다.)

진짜 저희가족 바닥끝까지 내려갔었어요.

정말 바닥끝까지갔습니다.

어릴때는 집으로오는 전화도 못받고, 티비도 못키고, 인기척까지 최대한 줄였던 기억이 나네요.(빚쟁이가 찾아오니까)

그러다가, 부모님은 돈벌러 주말에도 나가시고, 집에 동생이랑 둘이있던적이있는데,

그 당시 초등학교 2학년이던 제 동생이 문을 열어달라니까 열어줬습니다.


집으로 들어온 빚쟁이들 소리에 놀라서 일어났어요.

정확히 기억합니다 아직도. 40~50대로 보이는 남자두명 여자두명..

쇼파에 웃통벗고 누워서 담배피면서 티비보던 한새끼.

그앞에 걸터앉아서 마찬가지로 담배피던 한새끼.

우리집 반찬을 꺼내서, 어디서 가져왔는지도 모를 소주를 처먹던 아줌마 두명.


막연히, 우리집을 지켜야하고 동생을 지키고싶어서, 거실에앉아서 티비보던 빚쟁이한테 소리지르면서 주먹으로 쳣습니다.


어떻게됬겠나요? 진짜 개맞듯이 맞았습니다.ㅋㅋ

모르긴몰라도 10분이상은 맞은거같아요.

그렇게 맞다가 앞을보니, 어린 제동생이 얼굴이 빨갛게 터져라 울고있었구요.

그 순간 저를 때리던 그새끼가 '조용히안하면 니네형 죽여버린다'고 했던기억이 납니다.

제 동생은 그 작은손으로 입을 틀어막으며, 그 어린게 소리를 안내고 울려고 애를썻구요.


어린애를 신나게 패서 미안했는지, 다같이 '에이 좆같다 가자'면서 가더군요.

저는 신나게 맞고 바닥에 널부러져있는데, 그 어린동생이 저를 붙잡으며 형괜찮아? 형괜찮아라고 했어요.

응. 형괜찮아 하며 동생의 팔을 잡아줫는데 온몸이 새빨갛더군요. 피 였어요.

안간힘을 써서 일어나서 도착한 거울앞에는,

형편없이 퉁퉁부은 얼굴, 그리고 찢어진이마가 보엿지요. 

(지금도 아직 흉터가있습니다ㅎㅎ작긴한데 보면 보입니다.)


그리고 부모님이 돌아오신 늦은저녁, 퉁퉁부은얼굴과 우느라 더 퉁퉁부은 제 동생을 보시고

부모님도 참 많이우셧구요.


그후에 저희 가족은 부천 원x동에 있는 반지하로, 도피성 이사를 갑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최악의 입지인 반지하빌라였는데,

반지하 창문이 인도로 나있는곳입니다.

사람이 지나다니면 다 저희집을 볼수있어요.


여기에 쓰기엔 참 많은일들이 청소년기에 있었어요.


돈이없어서 친구들이랑 어울려놀지못하고 '엄마가 일찍들어오래'하면서 피하듯 집으로갔던 것들.

한겨울에도 보일러가 안되서, 이불을 몸에 칭칭감고 버틴 수많은 새벽들.

없는돈에 부모님이 사오신 붕어빵에 참 행복했던 저녁.

수학여행을 가고싶은데, 돈달라는 말은 못해서 한겨울에 손을 호호 불어가며 돌렷던 전단지들.


참많습니다.


제일 기억나는건, 고등학교 친한친구들 중에 정말 잘사는 친구가있었어요.

그 친구는 공부는 못했는데, 참 멋진새끼에요. 친구도 잘챙기고.


저녁에 그 친구집을 놀러갓었습니다.

참 오랜만에보는 깔끔한 가구들과, 정돈된 냉장고.

그 친구를 위한것들이 갖춰져 있는방.

무엇보다 아버지 부도 이후로는 처음먹어보는 피자가 제일 기억나요.

그 친구 아버지가 시켜주신건데, 오랜만에 보는 피자라 좀 많이먹었나봐요. 아버님께서 'a는 피자를 참 좋아하는구나'라고 물어보신것에

'아 정말 오랜만에 먹어봐서그렇다.' 라고 대답을했습니다.


친구 아버님께서는 그 한마디에 모든걸 알아보셧는지, 자리를 피해주시고는,

다 놀고 집으로가는 제게 돈 3만원과 추가로 주문하신 피자 한판을 손에 쥐어주셧네요.

그리고 집에와서 부모님, 동생과 피자를 먹었는데, 부모님은 한조각도 안드시고 배부르다는 말씀만하셧어요.

그 모습에 참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ㅎㅎ


저날 이후 목표가 생겼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피자를 시킬수있는 사람이 되고싶었을뿐이었지요.

전보다 공부를 조금더 열심히는했는데, 공부에 재능이 딱히없었는지 노력한만큼 좋은대학은 못갔어요 (경희대 08학번입니당)



이 이후의 이야기는 그냥 평범합니다.

군대를 다녀왔고, 학교를 졸업했고, 괜찮은 회사를 취직해서 다니다가, 결혼을했고 2살짜리 딸이있습니다.

지금은 사업한지 업력으로 4년조금 안되었어요. 창업 초기에는 그냥 다니던곳 다닐껄 싶었지만 지금은 자리도 잡혀서 괜찮습니다.



오늘 어머니 생신이라, 저도 하루쉬고 집에 다녀왔는데.

부모님이랑  제 딸과, 아내가 있는 그 평범하디 평범한 한 장면을 보고 새삼스럽게 눈물이 나더군요.

갑자기 난 눈물이 멈추진않고, 정말 끅끅거리면서 실컷울었네요.

부모님과 아내가 놀래서 갑자기왜우냐고..왜그러냐고하기도 했지요ㅎㅎ


'바람은 많이 불었지만, 그렇게 올곧게 자라진 못했지만 꺾이진 않았구나' 싶어서 울었습니다.

더 많은 풍파를 맞았어도 버텨주신 부모님이 고마워서 울었습니다.(전 다음생에도 저희 엄마아빠 아들로 태어날겁니다. 20대부터 계속 장난처럼말했어요ㅎ)

그리고 제 인생에 꽃같이 피어나준 소중한 아내와, 목숨과도 바꿀수없는 소중한 내딸이 태어나주어 고마워서 울었어요.


여기에 저같은사람보다 몇배는 힘든상황에있는 분들많은데, 어떤상황에서는 본인을 잃지마세요.

희망은 잃어도 다시 찾으면됩니다. 그런건 어떻게든 다시 찾아져요.


근데 본인을 잃으면 그대로 끝입니다. 자기자신을 우선으로 생각해보세요. (이기적인 마인드가 절실해보이는분이 계셔서씁니다.)


일면식도 없는 아재가 무책임한 위로를 해서 미안합니다.

그리고 긴글 끝까지 읽어줘서 고마워요. 

저는 분리수거하러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