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좆반고에서 현역 정시로 수도권의대 옴(23수능 원점수 94 100 1 50 45)

어릴때 외할머니랑 둘이 살다가 외삼촌(지금은 살인으로 복역중)이 외할머니 패서, 당시에 원래는 따로 살던 엄마 집으로 도망와서 셋이 같이 살게 된 그런 집안 환경임.(아빠랑은 이혼)

다른건 전부 평범했지만 내가 유일하게 타고났던건 공부머리 하나였음(특히 수학). 초딩때부터 애들사이에선 똑똑하기로 유명했고, 중학교땐 공부를 별로 안 해서 등수가 그리 높진 않았지만 고등학교 와보니 모의고사를 내가 남들에 비해 정말 잘해서 정시로 가겠다 마음먹고 정말 정시에 올인함. 좆반고라 그런진 몰라도, 고3때도 수능 한달전까지 애들 진짜 학교에서 존나게 시끄러워서 공부하는데 정말 스트레스 많이 받았음 진짜로. 결론적으로 수능은 잘 봤지만 사실 내가 수능을 평소 실력 이상으로 잘 봐서 망정이지, 못봤으면 형편상 재수는 꿈도 못 꿨을 거 같음.

중학교때부터 목표는 내가 집안의 개천용이 되어 모든 형편을 바꿔놓겠다는 거였음. 대학 목표로 공부한 이 모든 것도 돈이 간절했던게 가장 컸고.. 등록금 비싸다지만 사설 장학재단이 전액지원 해줘서 등록금 걱정은 없었음.

근데 막상 여기 와보니 대부분이 금수저거나 그정도까진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돈이 있는 집 애들이었고, 얘네랑은 잘 지내긴 하지만 얘기하다 보면 뭔가.. 차이를 느낄 때가 많음. 아무리 의사가 되어봤자 근로소득만으로는 내가 바라는 여유로운 서울살이를 앞으로도 절대로 할 수 없겠다는 것도 느껴지고..

심지어 정부도 의사라는 직업 자체를 완전히 조져버리려 해서, 형편을 바꿀만한 사다리 자체가 몇몇 극소수의 길(사업 성공, 연예인 등)을 제외하면 완전히 끊긴듯한 기분임. 학교도 지금 1년 넘게 못 다니고 있는 상태고.(사실 다니고 싶으면 다닐 수 있는데, 그렇게 단일대오를 깼다간 집단 내에서 완전히 소외되어버리는 의대 특유의 분위기가 상당히 무거움)
그리고 정책들 어느정도 시행되고 나면 의사 소득이 정말 매우 많이 안 좋아질 것도 맞으니까

지금은 그래서 알바 투잡 뛰면서 돈 모으고 있는 상태임. 과외는 해보려고 했는데, 내가 내 문제를 푸는 실력에 비해서, 가르치는 실력이 너무 안 좋은거같아서 그냥 알바 여러개 뛰기로 했음.

수능 끝나고 여행 한 번 못가본 것도 생각해보면 주변이랑 너무 비교되는 것 같고, 그냥 요즘 ‘계층을 바꿀 수 없다’는 생각이 너무 강하게 들어서 우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