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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양가족 병으로 드러눕고 올해 하반기에만 2000 뜯겼다




일생일대의 악연을 끊어내지 못하는 내 자신에 대한 나약함과 앞으로 얼마를 더 밀어넣어야 막힐 지 모르는 저주받은 수챗구멍이 무섭다




나는 욕심이 많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내 능력 안에서 내가 번 것을 오롯이 누리며 필요한 것이 있으면 소비하고 작지만 소중한


나만의 모래성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것이 목표라 칭하기엔 거창한 나의 바람이었다




소박하다면 소박한, 몇 평일지 알 수 없는 조그마한 내 마음의 방이 점점 소리없는 비명과 눈물과 자기연민에 자리를 내주는 것을 느끼고


이윽고 그것들이 뒤섞여 자기혐오라는 이름으로 점점 나를 집어삼키는 것을 통감하지만 나는 여전히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수챗구멍 한 켠에서 물을 하염없이 빨아들이는 요정들은 돈 몇 푼에 조금씩, 그러나 확실히 부식되고 있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들은 단지 본인들의 댐이 말랐을 때를 대비하여 나를 낳은 것일 지도 모르겠다. 만약 그런 용도였다면 썩 괜찮게 작동하고 있는 것이리라.


일상의 사람들이 불을 끈 이후의 소화기나 갈증을 해소한 후의 생수병에 눈길을 주지 않듯 나 또한 그것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모든 것이 어둡기만 하고 허공에 손을 저어도 잡히는 것은 없다. 희미하게나마 내 것이었다고 생각했던 모래성은 작은 깃발만을 남긴 채


수챗구멍의 주인들의 무자비한 손놀림에 흔적을 유린당하고 사라져 가고 있다




끝내 깃발을 지탱할 한 줌의 모래조차 없어지게 되면 나는 어떻게 될 지 너무나도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