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구조상 재벌 중심으로 성장해 온 한국은 나라 특성상 딜레마가 있다.
과거 국가가 재벌에게 구조적 수혜를 준 만큼, 이에 상응하는 책임과 조세 부담을 요구해야 한다는 인식은 서민 입장에서는 자연스럽다.
다만 자원이 없는 국가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대기업 자본이 일정 부분 축적되고 재투자로 이어지는 구조 또한 필요하다. 이 때문에 국가는 재벌의 투자 위축이나 해외 이전 가능성을 완전히 무시하기 어렵고, 정책적으로도 강경 일변도로 나아가기 힘든 측면이 있다.
그 결과 조세·비용 부담이 재벌보다는 중산층에 상대적으로 더 집중되는 구조가 형성되었고, 이로 인해 사회의 ‘중간 계층’이 약화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다. 이는 계층 이동의 경로가 좁아지고 있다는 체감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서민층에서는 부를 축적한 집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화되기 쉽고, 국가는 성장과 분배 사이에서 균형을 잡지 못한 채 제한적인 선택을 반복한다. 반면 고소득·고자산층의 경우, 제도 안에서 얻은 이익이라는 인식과 함께 개인적 책임에 대한 문제 제기는 과도하다고 느끼는 경향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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