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노벨)




sf세계관이라더니 금발 슬렌더 미소녀인 나를 두고 다들 광선검은 안 휘두르고 웬 아저씨들이 나한테 장미꽃으로 고백 공격을 퍼부어서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은하 제일 ‘아재 킬러 소녀’가 되어버린 건에 대하여 : “아저씨들의 사랑은 우주 쓰레기보다 더 위험하다니까요!”라고 필사적으로 거부했는데 어째서인지 결국 어떤 아저씨의 ㅊㅓㅂ이 되어버린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까 너무 쑥스러워 얼굴이 폭발할 정도로 빨개져서 일단 워프 항법으로 도망치고 싶어지는 멘붕 일기












































 제1장:








 엔트로피의 역설과 폴아웃 :








회춘의 장미 낙진 (Revised)












은하 연합 표준시 24시 60분. 우주는 원래 그러했든 겁나 고요해야 마땅했으나 제4 성계의 대기는 지금 700억 톤의 장미 향기에 질식당하며 아세톤 농도포화상태에 이르렀다.








"대체 이게 무슨 형이하학적 테러인가요, 이 추잡한 노인네들아!"




금발의 슬랜더 미소녀, 슬랜은 자신의 전용 커스텀 기체 '실버 스피어(일단 ...씨부랄꺼 설명하기 귀찮으니까....그냥 여성파일럿용의 실버스페이스간담...비슷한거라고 치자)'의 조종석에서 절규했다. 창밖은 그야말로 완전 경악스러운 가관이었다. 광선검을 휘두르며 제국군과 교전해야 할 은하 함대 72사단의 자쿠 부대는 온데간데없었다. 대신 그곳엔 핑크색으로 도색된 거대 전함들 수십척이 장미꽃 모양의 기뢰를 살포하며 우주 공간을 핑크빛 오물로 뒤덮고 있었다. 기로의 외형은 반짝이는 하트모양이었고 정성스레 묶은 붉는 리본이 달려 있었다.




"슬랜... 사랑의 빛으로 달아오른 나의 우람한 전함이 보이느냐. 너도 이 광폭한 버섯모양의 선미를 보고 있느냐. 나의 작고 사랑스러운 안드로메다여. 귀엽고 아름다운 나의  베레니케여. 그대 소멸의 눈동자를 나의 이 심장으로 향하여 여기있는 나의 이 마음을 보라."




 해킹당한 통신창이 강제로 열리며  주름이 자글자글한 미라같은 얼굴이 홀로그램으로 튀어나왔다. 은하 함대 총사령관, '몰록 대원수(89세)'였다. 그는 코 밑에 파란색 산소호흡기호스를 달고 실룩거리는 입술로 가쁜 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자네의 그 가냘픈 허리처럼 매끄러운 s자 궤도로 장미 기뢰를 배치했다네. 이것은 전쟁이 아니라, 자네를 향한 내 비대한 전립선의 마지막 불꽃이야. 저 기뢰 하나하나에는 내가 직접 녹음한 '내 산소호흡기를 떼달라고 네게 사정(?)하고 싶을 정도로 사랑해'라는 라노벨스러운 뇌파 메시지가 담겨 있지. 어떤 현학적인 문학의 표현으로도 자네를 향한 내 마음을 담을 수 없지만 저급한 라노벨스러운 나의 이 저급하다 못해 추잡하다고도 밖에 할 수 밖에 할 수 없는 지금 나의 심정을  만약 자네가 저걸 하나라도 격추하게 되면... 내 고백메시지가 우주 사방으로 퍼질 걸세. 늙었다는 이유로 나의 사랑이 죄라면 지금 당장 여기로 와서 나의 마지막 숨결을 그대 손으로 앗아가게나."








"닥쳐요! 노인의 전립선이라니, 그게 어린 소녀에게 할 말인가요? 우주 조약 위반이에요! 당신들의 사랑은 태양계의 모든 쓰레기를 모아놓은 것보다 더 위험하고 끈적거린다고요! 너무 불쾌해요. 당장 통신을 종료해주세요. 아니면 빨리 죽어버려요. "








슬랜이 히스테릭하게 외쳤지만, 그것은 불행히도 역효과였다. 모니터 너머에서 몰록의 눈동자가 변태적인 황홀경으로 뒤집혔다. 사람의 눈동자가 발기할 수 있다면 그런 눈동자일 것이다








"오오오... 혼토오니 스바라시이! 저 가느다란 성대에서 나오는 앙칼진 혐오와 저주... 마치 고대의 바이올린의 현이 끊어지는 파열음과 같군. 이승에서 이보다 더한 음악이 있을까. 자. 나를 희랍의 비극과도 같은 그 목소리로 더 저주해다오. 너의 칼날같은 잔인한 언어로 노쇠한 심장대동맥을 도려내 다오!"




그때, 또 다른 통신창이 끼어들었다. 이번엔 '추기경 베르나르(94세)'였다. 그는 '슬랜 전신 브로마이드'가 그려진 성전을 가슴에 품고 슬랜의 얼굴이 수놓아진 고동색 수도사의 복장으로 주름을 일그러뜨리며 인자하게 웃었다. 물론 배경은 슬랜과 추기경의 축복받은(?) 결혼식 사진을 합성한 대형현수막이었다.




"몰록, 자네는 어떻게 젊은 사람이 나보다 더 올드할 수가 있나. 자네의 고백은 너무 고루하고 물리적이군. 나라면 이런 식으로 고백할 터인데. 영ㅡ(young)적인 나의 이 프로포즈를 잘 보고 배우시오. 요즘 젊은이들은 이래서 이 늙은이한테 안 된다오."




 




 추기경은 자신감에 찬 소년처럼 들뜬 목소리로 말을 이어 나갔다.








"미스 슬랜 양, 나를 봐주시오. 나는 자네를 위해서 방금 은하 성법을 개정했소. 성법전 10조 9항에 이제부터 '금발 슬랜더 소녀에 대한 90세 이상 노인의 무차ㅡ별적 구애'는 이제 합법이자 성스러운 의무요. 이제 구애하지 않는 자는 신의 이름으로 파문당할 것이오. 이것은 우주연방헌법이나 우주형법과는 상관없이 주님을 믿는 신자들이 종교적인 의무요. 성모마리아의 성화를 모두 자네의 얼굴로 교체할 계획도 수립하여 놓았소. 자, 어서 내 휠체어 옆자리에 마련된 '영적 비공식 반려'의 의자에 앉으시게. 이 직함은 자네가 생각하는 ㅊㅓㅂ이니 세컨드니 하는 자리가 아니라네. 나는 지금 ㅊㅓㅂ도 세컨드도 수도 없이 많아. 하지만 자네의 그 뼈밖에 없는 엉덩이라면 내 무릎 위에서도 엔트로피의 법칙을 거스르는 가벼움을 선사하겠지. 자네의 그 탐스럽고 뾰족한 엉덩이고관절을 내 무릎에 올려놓는 것만으로도 내 관절염의 치유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주님의 계시가 내려졌소. 우리의 결합은 신의 명령이자 우주의 바람이오. 노인과 소녀의 영적교합 이것은 우주적 원리와 거스르며 엔트로피의 법칙을 거스르는 놀라운 기적을 선사할 것이오. 나의 이 고백은 노망난 늙은이의 정욕이 아니고 비도덕이 아니오.  시리우스a성좌를 걸고 맹세하건데 나의 사랑은 이 세상 모든 도덕의 잣대 위에 있소"








슬랜은 소름이 돋아 자신의 가느다란 팔을 감싸 쥐었다.




"어머머머 시발 완전 개씹소름! 이 노인네가 완전 미쳤어... 은하계 전체가 노망이 난 거야! 당신들 광선검은 대체 어디 갔어? 제국군은? 왜 나한테 장미꽃 탄환을 쏘고 난리냐고! 나는 여기 죽을 각오를 하고 당신들과 싸우러 왔다고!"








"광선검? 아아, 그거라면 이미 녹여서 자네를 위한 '황홀한 순금 슬랜더 전용 발찌'를 만드는 데 썼지. 자네가 나의 사랑을 허락해주기만 한다면 자네의 가느다란 발목에 이 전용 발찌와 쇠사슬로 평생..."








이어지는 **대공 가이우스(76세)**의 난입. 그는 아예 자신의 전함 옆면에 슬랜의 얼굴을 600km 크기로 래핑해 두었다. 그녀의 얼굴은 전함의 옆면에서 보면 곡면을 따라 일그러져 마치 우는 것처럼 보였다.




"슬랜, 수치스러워할 것 없네. 자네가 얼굴이 빨개질수록 우리 아저씨(?)들의 심박수는 우주의 팽창 속도보다 빨라지니까. 자, 이제 선택하게. 누구의 ㅊㅓㅂ이 되어 이 은하계의 평화를 유지할 셈인가? 물론 자네와 나는 구면이고 나는 그 중에서 가장 젊고 강인한 생식능력을 보유하고 있네. 후사를 위해서라면 자네도 나를 선택할 것이라고 믿어의심치 않네. 빨리 결정하게 우리의 시간은 많이 남지 않았다네. 영원히 기다려 줄 수는 없지만 상대성이론만큼의 상대적인 영원을 자네에게 선물해주겠네. 처음 겪는 자네의 고통과 찬탄이 환희에 찬 비명이 되게끔 나의 모든 평생의 노하우를 다 바치겠네. 이 몸은 이미 처녀 485명을..."




슬랜은 조종석 모니터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았다. 금발과 머리에서 튀어나온 더듬이같은 촉수들은 흐트러졌고, 뺨은 이미 홍당무를 넘어 초신성 폭발 직전의 임계점이었다. 수치심이 그 한계를 돌파했다. 그녀의 손이 경련으로  떨리며 'danger'라고 쓰인 새빨간 레버로 향했다.








"이... 이 변태 영감탱이들... 다 죽여버릴 거야! 아니, 내가 죽을 거야! 워프! 워프 항법 장치 어디 있어?!"








우주소녀가 수치심에 워프를 할지 말지 결정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다가왔다! 슬랜더 미소녀는 여기서 바로 레버를 당길 것인가 아니면 아저씨들의 더 충격적인 '2차 고백 공격'을 맛본 뒤에 더 큰 굴욕를 당할 것인가?




 우주최강의 초능력 미소녀의 굴욕체험기 2편 많이 기대해주세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