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가 아시나 네임드들이랑 병사들 죄다 학살하고 다녀서 아시나가 멸망한거란 농반진반이 있는데, 진지하게 보자면 늑대가 멀쩡한 나라 하나를 거덜낸건 아니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결국 무너질 수 밖에 없는 지방 군소 영주의 몰락을 한두달쯤 앞당겼다고는 할 수 있을거 같다.


여기서 그 지방 군소영주 잇신의 행동은 일견 ??? 스러운 구석들이 있다.


아시나 가문의 잇신이야말로 레알 그 동네 올드비 꼴통라고 할 수 있잖냐. 자기 입으로 나라뺏기가 아니라 나라되찾기였다고 말할 정돈데.


그리고 병+나이 탓인지 겐붕이한테 병권 넘겨준 장본인이기도 함.


근데 할배컴플렉스 겐붕이는 아시나는 내 모든것이다 하면서 날뛰고 있는데 잇신은 정작 늑대한테 자기가 평생 갈고닦은 검술 비전서를 넘겨주질 않나, 손주놈 어차피 안 죽을 놈이지만 뒈지게 패줘서 고맙다고 하질 않나.


거기에 늑대가 그냥 네임드들도 아니고 자기를 모시고 싸워온 오니교부, 칠본창, 아시나류 전수자 등등을 죄다 쳐죽이고 다니는데 가만있음.


이게 안죽이고 넘어갔다고 망상하려해도 게임 자체가 응 못가 죽여 하고 안개벽으로 막아놓잖냐.


킬카운트에 따라 잇신이 한마디씩 하는 시스템이었으면 볼만했을거같음 ㄷㄷ


프롬 사장이 항문으로 하시시 밀수라도 하고 있는게 아닌 이상, 먼 친척집 양자 꼬마 하나 불쌍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 개판을 저지하긴 커녕 영주가 묵인 내지는 거의 이적행위 수준의 짓거리를 하고 있다는 스토리를 진지하게 쓰진 않겠지.


잇신이 늑대콘이나 쇼타콘이라서 그렇단 개드립은 이 시점에선 잠깐 이건 뭔... 야 너 수라지


근데 그렇다고 뭐 싴발 나도 이제 늙어서 모르겠다 하고 아시나를 망하게 냅두고 있는것도 아닌게 그 몸으로 텐구맨 놀이 하면서 외부에서 들어온 난파들은 다 쳐죽이고 있잖아.


여튼 잇신의 이런 태도는 황당해보일 여지가 큼. 아시나가 망하는건 원치 않지만 왜 겐붕이 가는 길을 (결과적으로) 사사건건 방해하는걸까




아시나 술을 주면서 대화를 해 보면 잇신은 다른 아시나 토박이들과 용 신앙을 공유하고 있거나 최소한 공감하고 있다는걸 알 수 있음.


외국에서 온 생화학테러범을 왜 숭배하노 싶겠지만 원래 일본에는 팔백만신이란 표현이 있을 정도로 동네마다 웬갖 잡신 모시고 있다.


진짜 일본 전토에서 섬기던 신이 딱 8백만...명? 마리? 였단 뜻은 아니고 팔백이나 만이나 둘 다 존나게 많다는 관용어인데 그걸 겹쳐서 핵씹존나게 많다고 더욱 강조한거임. 킹왕짱처럼.


마찬가지로 찐계승은 진짜 딱 팔백년 살아서 팔백비구니인건 아니고 걍 엄청 오래 살았단 뜻임.


신을 먹는 비약 설명 보면 아시나 사람들은 비약의 재료가 되는 초목 하나하나에도 신이 있었다고 믿는 모양인데, 게임 내의 세계관 표현을 보자면 지금은 잊혀졌지만 사실이었을 가능성도 있는 얘기라고 할 수도 있겠다.


당근빠따 무려 천진신 포지션인 앵룡은 적어도 아시나에선 진짜 신이 맞는거같다. 그것도 전통적인 지배층이 믿던 똥 좀 많이 굵은 신.




'용윤'에서 윤(胤)자의 훈은 잇다(계승하다)임. 어케보면 용윤의 신성한 계승자란 번역 자체가 겹말일지도 몰라. 걍 용윤의 자손이라고 해도 됐을거같은데 어감이 좀 그래서 그런가.


일반적인 무기에 상처를 입지 않는 능력, 불사의 능력, 불사의 계약을 맺는 능력, 타인을 회생시키는 능력 같은 것들이 진짜 용의 화신 내지 그 후손이라 그런건지, 그것조차 본질적인건 아니고 다른 무언가의 부산물적인 능력인진 모르겠음.


여튼 전통적인 용 신앙을 가진 아시나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앵룡=신이니까 용윤=인간의 몸에 신성을 지닌 신의 자손이라고 여겼을거임.


자 그럼 한번 생각을 해보자. 시방 예수가 육체를 가지고 재림했는데 웬 개독이 금색 플라스틱컵에 보혈 받아서 인디아나존스처럼 불로불사 할거라고 칼 들고 난입한다면?


여러분 개독교가 사람을 저렇게 만듭니다 하는 비웃음이긴 하겠지만 어쨌든 반기독교도나 반종교주의자들도차도 도랏ㅋㅋㅋㅋ 할 수밖에 없는 상황 아니냐.


명분이 그럴듯해보이고 칼만 안 들이댄다뿐이지 세키로 세계관에서 보자면 겐붕이가 하는 짓이 바로 그거임.


머 그런 신 조까고 중요한건 불사능력이라는 즉물적이고 수단방법을 안 가리는 사고방식도 전국시대 무장다운 측면이다.


그러고보니 이새끼 막판에 신손한테 그것도 불사베기로 칼침놨네 도랏ㅋㅋㅋㅋ 뭐 원래 천수각에서 갑옷 벗을때부터 정신줄 놓긴 했지만




하지만 겐붕이가 선을 넘었단 잇신의 말은 단순히 신의 힘에 손을 대려 했다는 뜻만은 아닐거임.


사실 잇신도 용윤을 무조건적으로 신성시할 수가 없는 입장임. 아주 젊었을땐 모를까 타케루와 토모에의 비극을 통해 용윤의 실체를 자기 눈으로 확인했을거 아님.


올빼미가 거둔 늑대가 자라서 성성이의 의수를 달고 나타난데서 잇신은 왕년의 아시나 도당을 떠올렸을 뿐만 아니라 용윤의 흔적을 보고 저 두 사람을 바로 연상했을거임.


게임 내에 묘사되는 불사의 수단인 용윤, 기원의 물과 변약수, 벌레의 면모는 '인간을 인간으로서 살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서 매우 부정적임.


용윤은 주변 사람들의 생명력을 빼앗아 죽음에 이르게 하고, 변약수나 기원의 물은 그 영향을 오래 받고 있으면 정줄놓은 괴물이 되는게 다반사인 듯함.


거기서 파생된 벌레를 자의적으로 받아들인 선봉사 땡추들은 기생충 낀 미라고.


비자발적인 불사의 경우 당사자가 씪발 이게 사람 사는거냐 소리가 더 나올 상황임. 용윤의 혈통은 자기가 받고싶어서 받는게 아닌데 주변 사람들이 용해에 걸려 죽어나감.


죽음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용윤의 계약을 맺게 된 경우도 용윤을 받은 사람이 심히 괴로워질 수 있음.


게임상에선 늑대가 접촉했던 NPC만 용해에 걸리고 쿠로가 걸리진 않지만 토모에의 수기를 보면 용윤의 주인조차 안전하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음.


용윤의 계약을 할 정도면 보통의 주종 관계가 아닐텐데 그걸 눈뜨고 보고 있어야 하는 거임.


그 꼴 안 보는 방법이 알려져있긴 한데 의식의 어려움은 둘째치고 이게 근본적으로다가 둘 중 하나가 자ㅋ살ㅋ해서 안 보는 거라는게 문제지.


벌레를 자의적으로 받아들인 경우가 아닌 선봉고승, 사자숭이, 한베도 심적으로 크게 고통받고 있음이 직간접적으로 묘사됨. 




겐붕이는 친손자가 아닌 수양손자임에도, 아니 어쩌면 그래서 더욱 젊은 시절 잇신을 250% 농축한 성향을 보이는 걸지도 모르겠다.


다만 잇신의 상대는 어디까지나 또 하나의 지방 영주에 불과했지만 겐붕이 상대는 내대신 직함을 받을 정도의 대 다이묘란게 문제였음.


하지만 아무리 불사의 군대를 만들어서 이긴다 한들 아시나, 나아가 일본열도에 좀비 아포칼립스가 벌어지면 무슨 소용이냐 이기야. 잇신은 그렇게 생각했을거다


그렇다고 잇신이 아시나국을 완전히 포기한건 아님. 걍 자기가 겐붕이 참교육시키고 항복해도 되는데 내부랑 선봉사의 난파들 때려잡으면서 굳이 '사지에 몰려 있다'곤 하지 않겠지. 시발 내가 건강이 없지 아시나 가오가 없냐.


겐붕이 잘 패줬다곤 했지만 개문까지 찾아낸거 보고 ㅗㅜㅑ 고놈 참 해서 나중에 겐붕이가 지옥에 있는 검창총장 나와라 했을때 불쌍한 손자라며 나와주잖냐.


하지만 어디까지나 인간으로서 최선을 다해 싸운다는게 잇신의 변함없는 가치관이었음. 변약을 제물로 살아난 존재라 그런지 수라루트와 달리 그 정도 마무리 인살로 죽지 않았지만 스스로 패배를 인정하고 불사베기에 목을 맡기는거 보면.




긍께 결론은 종합하면 잇신은 인간으로서의 쿠로의 의사를 존중했기에 그런 행보를 보였던 거 같다.


극초반에는 용윤이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 인간답게 살라고 도주를 방조했고, 쿠로가 근본적인 해결책으로써 불사끊기를 결심했을때 결말이 비극적일것임을 알면서도 말리지 않은 것도 거대한 재앙을 막으려는 의사를 존중해서였던 거임.


그래서 인간회귀도 여운이 짙다지만 난 타케루 토모에 주종과는 또다른 길을 찾아낸 용의 귀향 엔딩이 제일 마음에 든다




덤: 아시나의 배경이 됨직한 곳은 현실 일본으로 치자면 동북지방을 기반으로 이곳저곳 섞은 것일거같당


1. 동북지방 -> 촌구석 닁쟈 올빼미. 원래 천년 넘게 지역드립 당한 곳임

2. 눈이 많이 내림 -> 동북지방은 원래 눈폭탄임

3. 추운 지방인데 의외로 쌀이 좋다 -> 십덕들한테 아키타가 떠서 그렇지 원래 동북지방이 곡창지대임

4. 가마쿠라 시대 이전 스멜 나는 기원궁 귀인들, 풍부한 철 및 광물 -> 오슈 히라이즈미와 후지와라 일족에서 따온거같음


특징이 아무래도 이와테 스멜이 나서 그런지 게임에 나오는 감이 떫은감이란 밈이 좀 보이더라(특산물 중에 떫은감이 있음)

변약쟈응 레알루다가 화장실 안가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