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쓴 동기는
휴일을 맞아 (할 게 없어서)
자취방에 있던 한강씨의 책을 읽은 게 발단이야
먼저 내 자취방의 책장 상태를 소개하고 싶어
한국 들어가면 사오는 책들도 좀 있고
조금씩 사서 보는 책들하고
라노벨 만화도 좀 있고 그럼
사실 이 작품은 작년에 읽긴 했는데
요즘 노문상 작품 서점에 잘 들어오지도 않는 것도 있어서
오랜만에 노문상 작품을 읽고 싶은 느낌도 있었어
이건 다들 알겠지만 역시 메세지가 강한 소설이구나 하는 감상이 떠올랐어
그것도 제주 43을 다뤘다는 점에서 모두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딱 그런 메세지
솔직히 내가 엄청 좋아하는 류의 소설은 아님
역사적 사건이 배경 이상으로 쓰인 소설 별로 취향이 아니거든
근데 역시 표현은 진국이 맞더라
인상 깊은 부분 중 하나를 인용해 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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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무거워지는 흰 새들처럼 낙하하하는 눈송이들을 내다보며 그녀는 꼼짝 않고 서 있었다. 마침내 눈길을 돌려 나를 마주보는 그녀의 얼굴이 미묘하게 달라져 있는 것을 나는 알아차렸다. 지난 이십 년 동안 나에게 아껴뒀던 따스함이 한꺼번에 흘러나온 듯 조용히 물기를 머금고 빛나는 눈이었다.
...
그녀는 작업복으로 입는 낡은 청바지에 작업화를 신었고, 목까지 올라오는 회색 스워터 위로 빳빳한 감색 앞치마를 둘렀다. 낯익은 검정색 솜 파카를 그 위로 걸치고 단추를 잠그지 않았는데, 소매가 작업에 거추장스러웠는지 두 단을 접어올려 깡나른 손목이 드러났다. 잘리지도, 꿰매어지지도, 피 흘리지도 않은 오른손으로 인선은 양동이에서 톱밥 두 줌을 덜어 나무토막들 위로 뿌렸다. 넓절한 팔각기둥 모양의 성냥 상자 옆면에 성냥 머리를 부딪치며 말했다.
서울에선 이제 이런 성냥 찾으려고 해도 없는데.
...
정류장 앞 점방에서 샀어. 몇십 년은 된 것 같은데 불은 잘 당겨져.
이내 솟아오른 불꽃의 빛이 그녀의 눈두덩과 콧날을 밝혔다.
p.188-189
ㅡ
내용 앞뒤는 스포가 되니까 말은 안하겠지만
책 좀 읽어봤다 하는 사람이면 이 내용만으로
작가가 뭘 말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감이 올거 같아
몇 십년이 지나 무뎌지고 흐려진 것 같아도
질긴 생명력으로 타오르는 민초들의 정열 한 이런거지 뭐
근데 그걸 표현하는 방법이 참 맛있다고 해야하나
표현안에 냄새와 습기, 질감을 이렇게 담아놓은 것도 그렇고
앞에서 영화가 틀어지는 것처럼 세세한 공기까지 그려낸 이 표현들
이런 게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져서 읽다보면
어느샌가 소설이 다 끝나있다고 해야 할까
좋은 의미로 참 한국문학 같지 않은 작품이라고 생각했어
물론 바보라도 알 수 있는 정도의 강렬한 사회적(정치적) 메시지를 담아내는 건
또 한없이 한국문학 같은 부분이긴 하지만
어쨌든 좋은 작품이었고 이런 부분은 전작인 『소년이 온다』도 마찬가지였다고 생각함
여기서부턴 사실 좋지 않은 사족인데
뭐 여기밖에 적을 곳이 없으니 적어 볼게
예술은 예전부터 정치와 떨어지지 않았어
왜냐하면 어쨌든 예술은 작가가 출세를 위해서든 자기주장, 표현을 위해서든 아니면 자아의 실현이든
그 목적을 위한 수단이니까
사회에 대고 정치를 말하고 싶은 사람의 수만큼
그러한 예술가도 존재하기 마련이니까
그런데 그 목적을 얼마나 아름답게 표현했는가
그 정도도 예전부터 한결같이 평가를 얻어왔어
예를 들어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든 작품에는 인터넷 기사 하나씩을 대충 달아 봤어)
자크루이 다비드가 「마라의 죽음」에 담아낸 메세지가 어떻던 간에
작품의 비장함과 처절함, 명암과 시선처리를 철저히 이용한 표현력은 평가를 얻어 왔고
사르트르가 한국전쟁을 자유진영의 도발에 의한 것이라고 했음에도
그의 소설『구토』와 실존주의는 아직까지도 서양 철학사의 중요한 한 페이지로 다뤄지고
(이 사람은 또 노문상 거부자로 유명해)
https://brunch.co.kr/@ginablue7/155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이 독재자 푸틴의 열성적 지지자였음에도
그가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에서 묘사한 굴라크의 현실적인 모습과
시베리아의 추위가 전해져 오는 표현력은 빛이 바래지 않는 것처럼
작가의 개인적인 성향과 예술의 가치의 가치에 대한 평가는
분리되어 왔다고 생각해
한국사람들이 워낙 정치를 좋아하고
그걸로 mbti마냥 사람을 분류하는 것도 좋아해서 그런지
정신적 탈조선을 지향하는 한국인이 모인 곳들에서도
노문상 발표 일주일이 다 되가는데 자꾸 헷갈려하는 친구들이 보인 나머지
좀 얘기가 길어져버렸다
내일 1교시인데 술처먹고 뭐하고 있는건지
빨리 자빠져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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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라고 불려도 할말 없는 말이긴 해
쉽게 읽히는.. 일본 소설 추천 좀 - dc App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 ㅊㅊ 일본문학의 셰익스피어 같은 사람이라 감잡기도 좋고 내용도 잼슴 ㅇㅇ 입문작으론 도련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ㅊㅊ
호우 감사용~ - dc App
진짜 전쟁은 없었으면 좋겠지... 근데 그건 보통국가간 분쟁이야기지 러시아 중국도 보통국가에서 벗어나려고 하는데 북한은...
문과는 한가해서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