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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내 오리지널 설정이 많이 들어감




드라이어드의 죽음을 보고 신시아는 고개를 숙여 살짝 애도를 표한 후, 다시 냉정한 표정으로 돌아가 말한다.


엘프기사 신시아: 안타깝지만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다른 이들을 구하러 가야..


나: 뭐? 그게 할말이야? 네가 더 일찍 왔다면 살릴 수 있었잖아!



나는 화를 내본다. 하지만 그것은 갈곳없는 분노를 신시아에게 푸는 억지에 불과했다. 그녀도 다른 곳에서 열심히 싸웠다. 오히려 나 자신이 더 용기가 있었으면 드라이어드를 살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곧 그것을 깨닫고 금방 화를 거두었다.


나: 미안합니다.


엘프기사 신시아: 죽은 이의 애도도 중요합니다만 지금은 산자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따라오실겁니까? 저희는 하나의 전력이라도 더 필요합니다.



신시아가 손을 내밀었다. 그래... 아리아님... 숲을 습격한 리노세우스는 한둘이 아니었다. 그녀도 고전하고 있을 터. 더이상 후회하고싶지 않다. 지금 당장이라도 구하러 가야한다.



나: 아리아님은 어디 계시죠?


엘프기사 신시아: 요정공주님 말씀이십니까?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마도 어디서인가 싸우고 계실겁니다. 저는 일단 숲의 중심부에 증원을 갈 예정입니다. 같이 가실 겁니까?


어차피 아리아님이 어디서 싸우는지도 모르는 지금은 신시아를 따라갈 수밖에 없겠다. 나는 신시아의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기는 가는 길에 바닥에 떨어진 것을 적당히 주으면 되겠지.


나: 네, 가겠습니다.


엘프기사 신시아: 그렇다면 어서 갑시다!



신시아는 늠름한 목소리로 거대한 대검을 나무막대기처럼 가볍게 들어서 등에 맨 후 앞장섰다. 목적지는 재판소가 있었던 숲의 중심부다.


.


쓰러진 나무와 꺾어진 꽃이 마치 태풍이 지나간 듯 숲은 찢어져있었다. 신시아와 나는 그 광경을 보며 한숨을 쉬기도 하고, 쓰러진 요정과 엘프, 얼음 수정족 등의 숲의 종족들의 시체를 보면 눈을 질끔 감기도했다. 그렇게 길고도 짧게 느껴졌던 20분 정도만에 우리는 숲의 중심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역시 여기엔 리노세우스들이 굉장히 많았다. 적어도 수십마리? 엘프들과 요정들, 그리고 얼음수정족은 각자 칼과 활을 들고 열심히 싸우고 있었다. 그 뒤에서 엘프 여왕이 담쟁이덩굴 계단 위의 높은 곳에서 지휘를 하고 있다.


엘프 여왕: 물러서지마라! 이제 더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



신시아는 엘프 여왕의 모습을 찾더니 곧장 그녀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는다.


엘프기사 신시아: 기사, 신시아. 늦어서 죄송합니다.


엘프 여왕: 괜찮다. 어서 전선에 가세하라.


엘프 여왕은 모든 격식을 생략하고 기사 신시아에게 곧바로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다시 전황에 눈을 돌리려하는데 나와 눈이 마주쳤다.



엘프 여왕: 그대는 도망치지 않은 건가...? 


엘프기사 신시아: 이자는 드라이어드를 구하려 싸우고 있기에 데리고 왔습니다. 전력이 되겠지요.


엘프 여왕: 알겠다. 허락하지. 그대도 전투에 가세하도록 하라.


나: 네!



대답후 나는 전장을 둘러보았다. 아리아님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일단은 검을 손에 꽉 쥐었다. 어차피 난 여기를 벗어나면 갈곳도 없다. 이세계에 날 먹여주고 재워줄 곳이 여기말고 있을까? 이젠 망설이지 않는다. 나는 검을 들고 리노세우스에게 돌진했다.


엘프들의 도움을 받아 리노세우스들을 베어넘긴다. 상대하는 요령을 어느정도 알아서 이제 취약점을 골라서 검을 쑤셔넣는다. 신시아는 어지간히도 괴력을 가지고 있는지 엄청난 대검을 휘둘러 리노세우스들을 박살내고 있었다. 


엘프1: 신시아님이시다!


엘프2: 힘을 내자!


요정1: 힘 내는 거야!


엘프들은 기사 신시아의 등장에 게임처럼 힘이 세졌는지 리노세우스들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새벽도 절반쯤 갈 때쯤 리노세우스의 기세가 수그러든 것 같았다.


엘프기사 신시아: 슬슬 정리되어 가는 것 같군요.


나: 헉... 헉... 


그나저나 내가 이렇게 검을 쓸 수 있을지 몰랐다. 배우지도 않은 검술인데 본능처럼 몸이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리고 이상하게 길어진 체감시간. 상대의 빠른 공격을 천천히 보이게해서 피할 수 있었다. 지금 이 급박하고 비극적 상황에서 이런 장난같은 말은 하고 싶지 않지만. 이세계 특전 같은 것인가보다.


바닥엔 수십구의 리노세우스의 시체가 나뒹굴고 있다. 그나저나 이것들은 어디서 온거지? 그렇게 잠시 숨을 고르고 다른 생각을 하는데. 다시 붕붕하는 불길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이 곤충날개의 마찰소리는?


리노세우스다. 멀리서 리노세우스가 수십마리가 무리지어 오고 있었다. 아... 이젠 지쳤어.. 이대로 끝인건가?


엘프 여왕: 모두 기죽지 마라!


담쟁이덩굴 계단 높은 곳에서 지휘를 하는 엘프 여왕의 목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엘프 여왕의 목소리도 힘이 상당히 빠져있었다. 후우... 여기서 끝인가보다. 체념하고 먼 언덕 위를 멍하니 바라보는데 거기에 어떤 인영이 모습을 드러냈다.


멀리서도 그 압도적인 존재감을 느낄 수 있었다. 고대의 엘프였다. 




아까전과는 다른 옷을 입고 그녀는 활을 준비하고 있었다. 전투태세의 복장인 건가? 고대의 엘프의 주위로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돈다. 은빛 안개가 모여들기 시작한다. 고대의 엘프는 천천히 활을 들어올리더니 시위를 당긴다. 소용돌이 치는 기운이 화살에 모인다.


설마...? 저 기술이...?




고대의 엘프: 바람을 가르는 숙청의 은빛.... 백은빛 화살(Silver Bolt)!


화살은 폭풍이 된다. 단 하나의 화살은 주위에 거친 바람을 일으키며 리노세우스 군단에게 날아간다. 단 하나의 화살은 굳이 모든 리노세우스에게 명중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그 화살 주위에 몰고 온 폭풍이 리노세우스의 날개와 다리를 찢고 갑주를 박살냈다.


키기기긱 키이잉 끼이이잉


이상한 울음소리를 남기고 리노세우스 수십마리는 하나씩 시체가 되어 떨어졌다. 백은빛 화살의 궤도를 벗어나 살아남은 리노세우스는 불과 몇기 되지 않았다. 



엘프소녀 리자: 고대의 엘프님이 오셨어!


엘프소녀가 기뻐서 소리친다. 그 소리에 리노세우스 군단을 날리는 화살에 어안이 벙벙해져 있던 숲의 종족들이 환희한다. 고대의 엘프... 엘프 여왕보다도 더 강한 듯하다. 엘프 여왕은 대중들의 환희에 살짝 기분이 상한 모양이지만 그래도 전투를 이겼다는 사실에 기쁜 마음이 더 큰 것 같았다.


그렇게 고대의 엘프님의 등장으로 숲의 중심부의 리노세우스 군단을 물리칠 수 있었다. 그 후 고대의 엘프님은 가까이 와서 리노세우스들의 시체를 살펴본다. 고대의 엘프님의 등장을 크게 좋아하던 한 소녀가 리노세우스의 시체 옆에 다가온다. 외모를 보아하니 섀도우버스 게임에서 보던 엘프소녀 리자다.


엘프소녀 리자: 고대의 엘프님, 이거 그냥 벌레 같은데요? 어떻게 이렇게 커졌을까요?


고대의 엘프: 이상하구나. 보통의 벌레인 거 같은데. 이렇게 커지다니...


엘프기사 신시아: 이상하게 눈에 불빛이 들어오는 벌레였습니다. 보통은 있을 수 없을텐데요.


나도 그것이 궁금했다. 사냥감을 포착할때 눈에서 눈밖으로까지 새어나올 정도로 강렬하게 빛나는 붉은 빛이 나는 벌레 같은 것이 존재할 수 있는건가? 어느새 엘프여왕까지 곁에와서 시체를 살펴본다.


엘프 여왕: 미약하지만 마법의 잔재가 느껴지는군.


고대의 엘프: 아무래도 마법의 힘에 의해 강화된 벌레 같구나. 게다가 극도의 공격성까지 부여받은 모양이야.


엘프소녀 리자: 누가 이런 짓을 했을까요?


고대의 엘프: 글쎄... 조사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지. 신시아!


엘프기사 신시아: 넵! 


고대의 엘프: 일이 끝나면 시체를 수거해서 조사를 부탁한다.


고대의 엘프: 그리고 숲의 다른 지역이 괜찮은지 확인하러 가보자.


그래, 여기는 클리어되었지만 숲의 다른 지역은 아직 싸우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도 검을 들고 나섰다. 아리아님을 찾아서 도와주고싶다.


나: 고대의 엘프님, 저도 함께하겠습니다.



고대의 엘프는 검을 든 나의 모습에 깜짝 놀란 모양이다. 눈을 크게 뜬다.


고대의 엘프: 그대는... 혹시 아리아가 걱정되는 모양이시죠?


으으. 고대의 엘프님. 그런 사족은 안 붙이셔도 되잖아요. 암튼 나는 검을 붕붕 흔들며 싸울 수 있다는 것을 어필한다.


고대의 엘프: 좋습니다. 가도록하죠. 다른 지역은 이미 제가 순회하며 정리를 끝냈습니다. 숲의 동쪽 외곽 지역으로 가도록 합시다.


엘프 여왕: 고대의 엘프님. 저는..?


고대의 엘프: 여왕께서는 숲의 중심부를 지키고 계시는 것이 좋을듯합니다. 혹시나 다른 기습이 있을지 모르니까요.


그리하여 나와 고대의 엘프님, 엘프기사 신시아는 숲의 동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등뒤에서 왠지 뜨거운 시선이 느껴진다. 돌아보니 엘프소녀 리자가 고대의 엘프님과 엘프기사 신시아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엘프소녀 리자: 나도 그사람처럼 되고 싶어...


아무래도 신시아와 고대의 엘프를 동경하는 듯하다. 하지만 아직 어려서 데려가지 않는 듯하다. 난 엘프소녀 리자의 뜨거운 선망의 시선에 미소지어보였다. 그러자 엘프소녀 리자의 표정이 썩은 표정으로 바뀐다. 대놓고 '너 말고!'를 어필하는 것이었다. 아, 네에네에.. 난 아직 인기가 없으니까 이해한다.. 



.


파괴된 숲을 지나 고대의 엘프님과 나와 신시아는 숲의 동쪽 외곽에 도착했다. 그런데 여기에는 리노세우스들의 시체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요정과 엘프들의 시체는 있는 것이 이상했다. 서로 싸웠다면 양쪽의 시체가 있어야하는 것이 아닌가?


고대의 엘프: 이상하구나. 여기는 벌레들이 습격하지 않은 듯하구나.


엘프기사 신시아: 그리고 이 으스스한 분위기는 대체 뭘까요?


이상하게 밤이라서 그렇다고 치기엔 공기가 지나치게 싸늘하다. 봄밤의 공기가 아닌데 이건. 


쉬이이이이


하는 소름끼치는 소리가 들린다. 마치 칠판을 긁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가 바람소리와 섞여 들리는 듯하다.





숲에서 모습을 드러낸 그것은 어둠에 녹아든 존재였다. 실체가 없어보이는 껍질에 불길한 공기를 잔뜩 머금은 존재했다. 그것이 지나간 자리의 풀은 시들고 하늘을 날던 작은 풀벌레는 바닥에 떨어졌다.


엘프기사 신시아: 하압!


엘프기사 신시아가 그것을 베어넘겼을때 그것은 흔적도 남기지 않고 소멸했다. 아. 적의 시체가 남지 않은 이유가 이것인가? 


고대의 엘프: 대체...?


고대의 엘프님은 아까 리노세우스때보다 표정이 더 심각해지셨다. 저멀리에서 방금 쓰러뜨린 그림자보다 훨씬 불길한 기운이 풍겨오고 있었다. 


엘프기사 신시아: 이렇게 사악한 존재는 처음 보았습니다. 마치.. 어둠 그 자체 같습니다.


고대의 엘프: 걱정되는구나. 어서 가도록 하자.


나는 서두르는 고대의 엘프님의 뒤를 따라 신시아와 함께 불길한 기운이 느껴지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그 곳에서 끔찍한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나무를 이어붙여 만든 직립보행 생명체의 형상을 하면서도 머리에는 불길한 눈알이 이리저리 그로테스크하게 움직이며 주위를 탐색하고 있었다. 그리고 가슴에도 불길한 눈알같은 것이 붉게 빛나고 있었으며 하체에 품은 이상한 붉은 빛이 도는 구체는 이상하게 맥박이 뛰듯 움직였는데 자세히 보면 그 안에는 수많은 시체가 녹아져 있었다. 


그것은 움직일때 주변의 나무를 빨아들여 자신의 몸으로 만들고 동물을 잡아먹고 자신의 품에 품고 있었다. 그렇게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직감했다. 저기에 가까이가면 100% 흡수되어 죽는다고.



요정공주 아리아: 위험해요! 에린, 물러서세요!


주위를 둘러보니 아리아님과 얼음수정족 에린이 그 괴물과 싸우고 있었다. 그녀들도 괴물에게 접근하면 위험하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계속 거리를 벌리며 물러서고 있었다.


얼음수정족 에린: 응.. 조심할게...


얼음수정족 에린은 괴물과 거리를 벌리며 손에서 얼음조각을 만들어 던지고 있었다. 하지만 괴물에게 닿은 얼음조각은 그대로 괴물의 안에 흡수되고 말았다.


고대의 엘프: 저런 괴물이 있을 줄이야....


고대의 엘프님이 탄식한다. 나도 할말을 잃었다. 저건 상대할 수 있는 범주를 뛰어넘은 것 같은 느낌이다. 백은빛화살은 저걸 꿰뚫을 수 있을까? 그 압도적인 고대의 엘프님의 힘을 보고도 걱정될 정도였다.


엘프기사 신시아: 아리아님 괜찮으세요?


신시아가 말을 걸자 아리아님과 에린이 뒤를 돌아본다. 고대의 엘프님과 신시아를 보니 조금 안심한 눈치였다.


요정공주 아리아: 고대의 엘프님... 오셨군요!


얼음수정족 에린: 나이스.. 타이밍... (내 쪽을 보더니) 넌... 왜 왔어...?



에린 쟤는 이 상황에서도.... ㅂㄷㅂㄷ.... 하지만 화낼때가 아니다. 저 괴물을 어떻게 해야할지가 가장 중요하다. 나는 화를 삭히고 말했다.



나: 도와주러 왔어요!



얼음 수정족 에린: ..... (의심스러운 눈초리)


에린이 의심스러운 눈길로 나를 본다. 으으으.. 좀 믿어라! 나도 싸울 수 있다구! 



요정공주 아리아: 당신은... 제가 도망치라고 전갈을 보냈는데도...


아리아님을 두고 도망칠 수 있겠냐. 하고 허세를 부릴 수 없었다. 나는 실제로 도망치다가 드라이어드를 잃었으니... 하지만 이제 마음을 다시 고쳐먹었다. 작은 요정들마저도 싸우고 있다. 그리고 내가 이곳을 떠나 어디서 먹고산단 말인가. 아무도 모르는 곳에 떨어져서 여길 떠나 갈 곳도 없다. 나는 후회는 떨쳐버리고 드라이어드에 대한 죄책감을 가슴에 품고 앞으로 나아간다. 그 결심을 담아 말한다.



나: 저도 이제 이곳의 일원이니 숲을 지키겠습니다.


요정공주 아리아: (나를 지긋이 바라본다.) 고마워요. 정말로... 하지만 조심하세요.


얼음수정족 에린: .... 인간은 이곳의 일원이 아닌걸..


에린의 태클은 무시하자. 때마침 고대의 엘프님이 화제를 돌린다.



고대의 엘프: 대화는 나중에 하도록. 저 괴물을 어떻게 상대해야할지 생각해보도록 하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