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게 오랜만에 온다! 간만에 무슨 얘기를 적어볼까 했는데 오늘도 역시 우리 가족 얘기를 하려구.
우리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까지는 아닌데 술을 꽤 좋아하셔. 술을 자시고 기분이 좋으시면 항상 어머니랑 나한테 장난을 치곤 하셨어.
했던 말 반복하는 주사가 있긴 했지만 도를 넘는 행동은 하신 적이 없었어. 그런데 딱 한번 이상하게 행동하셨던 때가 있는데 오늘은 그때 얘기를 한번 해보려해.
내가 중학교 3학년 때였어. 그때도 한참 집안 사정이 안 좋았던 때였지. 그런데 아버지는 술을 전보다 더 드시고 다녔어. 그 날도 진탕 드시고 오시는 바람에 어머니한테 지금 술 마실 시간이랑 돈이 어딨냐며 욕을 엄청 들으셨지..
평소라면 궁시렁거리다가 제 풀에 지쳐 주무시는 분인데 그 날따라 술을 그렇게나 자셨는데도 침대에 누워서는 이상한 헛소리..? 뭔가 이해 안되는 말을 하시고, 당최 주무시지를 않다가 날이 거의 다 샜을 때가 되서야 주무시더라. 그래도 그때까지는 별 문제가 없어서 괜찮았어.
낮에 아버지가 잠에서 깨고 어머니는 해장국을 준비하고 계셨는데 갑자기 아버지가 식탁위에 탁하고 종이를 한 장 얹어놓으시더라고. 이혼서류였어. 자기는 사인 다했으니 당신만 하면된다고. 어머니는 대낮부터 뜬금없는 얘기를 들은거지. 어이가 없으셨는지 코웃음을 치셨어.
그런데 아버지가 볼펜까지 가지고와서는 굳이 어머니 손을 홱 끌어와서 쥐게 하더라. 그날따라 평소의 아버지 답지 않게 언행이 되게 거칠었던 것 같아. 아무리 화가나도 그러신 적이 없었는데 말이지.
어머니는 당신 지금 술 덜깼냐고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막 언성을 높이셨고 아버지는 들은 체도 안하고 어머니한테 자기 집이니까 나가라고 계속 같은 말 반복 하시고 난리도 아니었어..
어머니가 자긴 못나간다고 나이먹어서 일 써주는데도 없는데 어딜나가서 밥 벌어 먹고 살겠냐고 하니까 아버지가 그럼 다 필요없으니까 본인이 나가겠다고 캐리어에 짐을 주섬주섬 싸시더라고.
어머니는 아무 말 없이 계속 지켜보셨고 나는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나는 아버지가 지갑이 없으면 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지갑을 몰래 숨겼었다. 시치미 떼고 내 방에서 두 분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었어.
어머니는 아버지가 분명히 차를 끌고 가실거라 생각하신 건지 차키를 숨기셨어. 그런데 때마침 아버지가 차키를 내놓으라고 그러시더라고. 어머니가 없다고 그러셨는데도 막무가내로 차키 내놓으라고 압박했어. 계속 없다고 하니까 찾으러 온 집을 쑥대밭으로 만드는데 어머니는 계속 모른 척하더라.
아버지는 너한테 있는거 다 아니까 빨리 내놓으라고 어머니가 입고있던 옷의 주머니를 뒤지려고 팔이고 뭐고 막 잡아당기셨어. 어머니는 안잡히려고 도망가고. 그래봐야 둘이서 중간에 식탁을 두고 빙글빙글 도는거였어.
솔직히 보고있으니 어이가 없더라 술래잡기도 아니고..두 분도 자기들의 모습이 어이없었던 건지 쫓고 도망가면서 피식피식 웃으시더라.
그런데 아버지가 어머니가 잡히지 않으니 돌다말고 갑자기 식탁위에 올라가시더라고. 경악을 금치 못했지.. 낮은 밥상도 아니고 식탁인데..
어머니는 안방에 들어가서 문을 잠궈버렸고 아버지는 닫긴 문을 계속 두드리고 문열라고 그러고..조금 있으니 어머니가 밖으로 나가셨고 아버지도 쫓아서 짐 가지고 나가려 하시더라.
지갑을 찾을 것 같아서 일단 얼른 방문을 걸어잠궜어. 역시나 나가다말고 쿵쿵대고 돌아다니며 지갑 어딨냐고 소리를 지르고 내 방문 계속 두드리고 열려고 하고 그러시더라.. 차 시동소리가 들리고 어머니는 일단 가셨어. 당시에는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어서 문을 두드려도 가만히 있었어.
한참 있으니 조용해졌고 아버지가 안방으로 들어가는 소리가 들렸어. 얼마 안지나서 코고는 소리도 들렸구. 어머니도 타이밍 맞게 연락오셨어. 동자언니 집에 가있다고 그러시더라. 오늘은 얘기가 너무 길어졌으니 전화로 들은 내용은 다음에 적을게.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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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글 몇개 검색해서 읽어보고 갑니다. 이게 마지막글 같은데 니제 글 안쓰시나보네요. 원체 사람 수가 적은 갤이다보니 아무래도 반응도 없고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