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때 울 엄마가 열받으면 집밖으로 쫓아냈는데

첨에는 근처 아파트 복도나
혹은 아파트상가 은행앞에서 쭈구리고 앉아서 자고 그랬는데 많이 쫓겨나다 보니깐 요령이라 해야되나
무튼 옆동네 일대가 꽃을 재배하는 농장이 많았는데
그일대가 재개발 되면서 빈집이 많았어

사람들이 최근까지 살다간 집이라 전기는 없어도
침대시트나 이불이 있는 집이 많았어

그때나이가 열살정도 였는데
지금에 와서야 주위서 그런데서 어떻게 잤냐고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들 하는데
그땐 무서운게 문제가 아니라 너무 추웠거든
1-2월에 10살짜리가 노숙할때 무서운거보다
배고프고 추운게 더 괴롭거든

무튼 집에서 쫓겨날때마다 거기서 이집저집 들어가서
마음에 드는 집에서 자고 했는데
사실 마음에 든다기 보다는 어두우니깐 자세히 못보고 침대랑 이불만 있으면 잤음

근데 어느 한집에서 잤는데
자다가 옆을 보니
조그마한 상이 있고
상위에 초가 하나 놓여져있고
그 옆으로는 낫이 하나 있고 찡박힌 장갑 그리고
막걸리도 반쯤든게 있었음

얼핏봐도 하루전까지는 초도 켜놓았던 느낌이었고 사람이 살았던 느낌이었음

혹시 여기서 누가 기도를 했던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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