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조차도 믿기 어려워서
정신병적 기전으로 인한 잠재의식의 발현인지,
정말 다른 의지가 내 몸을 빌어 말하는 건지,
1년 넘게 이런저런 검증에 검증에 또 검증을 거쳐
망자(오래 전 사고로 사망한 친척)가 내 몸을 빌어 소통하려 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임을 알게 된 지금의 기분은 복잡미묘하다.
어렸을 때 처음으로 가까운 이의 죽음이란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 그분의 사망은 충격이 대단히 컸었다.
불편했던 아버지보다 더 가깝다고 느꼈던 그분은 불의의 사고로 몸이 크게 손상된 상태로 약 2주를 의식불명 상태로 버티다가
돌아가셨다. 아내와 어린 자식 둘을 남긴 채로.
지금 생각해도 너무 안타까운 일이나 벌써 30년 가까이 지났으니, 나도 그분의 가족도 어떻게든 산 사람으로서 삶을 살아 왔다.
작년부터 1년 넘게 지속된 빙의 중에도 그분은 한 번도 내게 실리지 않았다.
장성한 당신의 첫째의 결혼식 사진을 보게 되기 전까지.
사정을 알고 있기에 기특하고 짠한 감정이야 있었지만 거기까지였던 내 감정과는 다르게 쓰나미 같은 통곡이 밀려왔다.
'미안하다, 기특하다, 고맙다. 어린 자식들 두고 떠나야 했기에 내가 눈을 못 감고 죽었다. 둘째 결혼하는 것까지는 보고 가야겠다.'
이때만 해도 나는 하도 잡귀들의 농간질에 이골이 나서 믿지 않았다. 내 생각을 읽었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얘기이니까.
내가 정말 그분임을 확신했던 건 다음의 일이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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