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10년전 기억이라 많이 왜곡되고 각색되었겠지만

친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겪었던 일입니다


 그 당시 상황을 기억나는대로 말해보자면

중학생이였던 당시에 할아버지와 부모님과 함께 한 집에서 살고 있었어요

당시에 할아버지 건강이 좀 안좋으셔서 병원에서 입원치료 하신지 얼마 안됐던걸로 기억합니다

다만, 어린 나이였기도하고 죽음에 대한 경험이 전무했던 시기라 돌아가시리라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았었던 기억이 있네요


그냥 평범하게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는데

집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너무 쎄하고 착 가라앉은 느낌을 느꼈어요

집에 아무도 안계시고 불도 꺼져있었긴 하지만 평소와 크게 다를바 없는 상황이었는데도요


거실과 베란다 사이에 큰 창문이 있어서 빛도 충분히 들어오고있었는데

집안이 너무 어둡다는 느낌? 너무 한적하고 쓸쓸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집 인테리어가 바닥도그렇고 벽도 그렇고 따듯한 나무 느낌의 인테리어인데

물 빠진 색, 생명력이 없는 색 그런 느낌이였어요


그걸 느끼고 어디서 오는지 모르는 불안감 초조함이 조금 생겼고

거실에서 몇분간 가만히 서있었는데 조금있다가 전화가 왔어요

고모한테서 온 전화였는데

어린 나이의 저에게 최대한의 배려로 상황을 전달해주셨어요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사실 그 얘기를 들었을 때도 큰 감정변화는 없었어요

그냥 그랬구나 그렇게 됐구나 이정도의 느낌


그 이후의 기억은 별로 기억나지 않고


시간이 흐르고 상조업체에서 저희 집 밑으로 검정색 리무진을 가져와서 주차해두고

저랑 가족들, 친척들이 다 같이 내려가서

화장터로 가려고 준비중이었어요


대낮에 몸에 맞지도 않는 정장을 입고 

되게 정신없고 조금 멍한 상태에서 

주차장에서 어른들이 준비하시는걸 보면서 기다리는데

검정색 나비가 리무진 근처에서 날아다니는 걸 봤어요


당시만 해도 나비나 잠자리들이 집 주변에서 꽤 보였던 시기라

크게 신기하거나 특이한 일은 아니였어요

다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검정색 나비였어서

그저 검정색 나비는 처음보네 라는 정도의 생각만 하고

화장터로 차를 타고 갔어요


기억에는 잔디 언덕 위에 화장터가 있었어요

차에서 내려서 잔디를 밟고 또 기다리고있는데

거기서도 검정 나비가 보이더라고요


두 나비가 같은 종류의 나비였는지 어땠는지는 기억나지않지만

검정색이였다는건 확실하게 기억하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말도안되는 일이지만

중2병 나이를 가진 저한테 든 생각은 무속적이거나 영적인게아니라

이거 혹시 상조업체에서 어떤 이벤트를 하는건가?

아님 검정 나비를 풀어두는게 상조업체의 전통 같은건가?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특이하고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검은 나비를 과거에도 본 적 없고, 지금까지도 그 날을 제외하고는 두 눈으로 본 적이 없거든요


시간이 지나고 가족들한테 검은 나비를 봤었다라고 얘기를 했는데

다들 보지 못한 것 처럼 얘기를 하시더라구요

그냥 그랬구나 정도.

분명 우리 앞에서 대놓고 날아다니고 있었는데두요


제 인생에서 유독 저 나이 쯤에 영적인 느낌의 경험을 자주 겪었어서

무언가 의미가 있는 것 같기는 한데 관련 지식이 없어서 모르겠네요


당시에 겪은 영적인 경험 또 하나는

어딘가 같은 목적지로 가족들이 갈 때

아버지는 혼자서 다른 차로 다른 길로 오시고

저, 누나, 어머니는 같이 차로 이동중이였는데


대화 도중에 아버지 얘기가 잠깐 나왔던가

머리 속에 아버지가 잠깐 스쳐지나가는 어떤 계기가 생긴 순간

또 어디서오는지 모르는 불안감이 쿵쿵쿵 하면서 몰려오고

조금 있다 어머니한테 전화가 와서 내용을 들어보니

아버지가 작은 접촉사고가 나셨다했나 타이어가 펑크나셨다했나

큰 사고는 아니였지만 차 정비를 맡겨야되는 정도의 사고가 나셨다는 전화가 오더라구요


꼭 뜬금없이 불안감이 몰려오면 몇 분 뒤에 그 불안감의 원인을 설명이라도 하려는 듯한

그런 경험들을 당시에는 한번씩 겪었던 것 같아요


영적인 세계를 막연하게  믿기는 하지만

긴가민가한 정도라


이게 어떤 의미였는지 궁금해서 질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