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30년 살았고 신가물 소리도 들었고 거의 늘 이명 (텔레비전 삐- 소리) 를 달고 살았고 천도제도 지내면서

참 이 마당과 인연이 있었던 불쌍한 영혼이다


나는 옛날부터 일 잘 풀릴거야라는 말만 믿고 여기까지 살아왔거등?

그래서 실제로 꽤 괜찮은 삶을 살았다고 생각해. 경자년 때 미친듯이 괴로워서 살자맨 시도까지 했지만 어떻게든 살았고

좋은 사람들도 있었고, 낙하산이지만 그래도 연줄이 닿아서 취업도 성공했고 오렌 히키생활을 접었는데


그래도 아직까지 마음이 괴로워. 구구절절 길어질 것 같아서 말을 아끼겠다만 과거가 졸라게 불행하거든.

그런데도 곧 좋은 일 생길거야라는 말 한마디와 무당들 말로 힘을 얻어서 여기까지 왔다만

아무리아무리 살아내도 마음이 찢어지고 늘 바위가 몸을 무겁게 누르는 것 같고, 수영장에서 잠수하는 느낌처럼 붕붕붕 뜨는 느낌이 들고

그냥 모든 게 너무 괴로운 거야.


분명히 좋은 상황인데

분명히 나한테 길한 상황이 생기고 있는데

그래서 복도 많이 받았다는 말을 들었는데도 이상하게 나는 내 삶이 세상에서 제일 불행하다고 생각하는거야


그러니까 이게 처음부터 말장난이었다는 거지.

내가 기만당하고 속았다는 말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나에게 더 좋은 상황이, 반드시 주관적으로 내 마음이 편한 상황은 아닐 수가 있다는 거야


예를 들어 내가 ㅈ도 아닌 실력으로 연봉 1억 2억이 꽃히는 외환 딜러가 되어서 주식을 사고 파는 일을 전문으로 하게됐다 치자

아니 그거 너무 좋은 거 아냐?

그거 좋은 일이잖아. 경사가 난 거잖아.

근데 하루하루, 1분 1초가 숨이 막히고, 실적에 쪼들리고 (딜러가 되면 매일 아침마다 자리에 종이가 한장 올려짐. 그 실적 채우라고. 못하면 그 다음날 내 자리가 없어져있음)


그러니까 이게 너무 말장난인거라

나는 단지 내 마음이 편하고 안도감이 드는 것을 향해 여태껏 달려왔는데

나에게는 내가 한번도 원한적이 없는, 어찌보면 과분하다싶은 좋은 것만 오고

그 좋은 것에 내가 부담스러워서 짓뭉개지는 느낌이 들잖아.


그러니까 상황이 좋아지는 거랑, 정말 그래서 내 마음이 좋아지는 거. 이거 다른 거더라고.

아무리 상황이 최악이라도 내가 성격적으로 훌훌 털어버리고 언제라도 새시작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실오라기같은 희망이라도 잡아서 일당직으로라도 행복할 수가 있어.


그런데 객관적으로 나에게 좋은 일, 길한 일이 생긴다 하더라도 내 마음이 믹서기로 갈리는 상황에서

돈만 많든지... 그러면 그게 좋은 게 좋은 게 아니게 되는 거더라고.

빈곤 속 풍요, 풍요 속 빈곤인 거야


그러니까 좋은 일이 일어난다는 말을 받아들일 때 좀 따져서 받아들여야해

내 마음이 편할 일이 생긴다는 건지

아님 생각에도 없던 횡재수가 생긴다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