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ㄴ 흔히 자살하면 제명에 다 살지 못했기 때문에 지옥에 끌려가
ㄴ 자살했을 당시의 상황을 무한반복 재생하는 형벌을 받는다고 한다
ㄴ 당사자는 자신이 자살을 반복하고 있다는 자각조차 할 수 없어 누군가가 당사자가 죽었음을 알려줘야만 각성하고 지옥을 빠져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돈다.
ㄴ 그런데 사람이 자살하는 타이밍도 참 다양하고
ㄴ 사람이 제명에 살지 못하는 타이밍도 참 다양하다
ㄴ 이걸 대뜸 퉁쳐서 같은 형벌에 과연 처해질까?
ㄴ 이 고찰은 결국 누구도 체험담을 풀 수 없는 가설뿐인 자살론과 무속신앙에 대한 믿음을 깨부수려는 시도다
ㄴ 정확히는 관점 뒤집기다


1. 제명에 살지 못해서 저승 문이 열리지 않으니 자살을 하지 말지어다?
ㄴ 두 가지 명제가 혼재됐다는 점을 먼저 밝힌다
ㄴ 1. 제명에 다 살지 못해서 저승 문이 열리지 않는다
ㄴ 2. 자살해서 저승 문이 열리지 않는다
ㄴ 금방 이 논리에 뭐가 문제인지 알 것이다.
ㄴ 먼저 제명에 살지 못하는 것과 자살하는 것이 반드시 등치관계는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
ㄴ 모든 자살은 제명에 살지 못하는 것이지만, 제명에 살지 못하는 것이 모두 자살해서이기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다.
ㄴ 사고로 죽는 사람, 태어나기도 전에 낙태당하는 사람, 병이 생겨 일찍 요절하는 사람 등 제명에 살지 못하고 죽는 사람은 사실 상당히 흔하다.
ㄴ 여기서 말하는 제명이 언제까지를 말하는지는 모르나 편의상 늙어 죽는다는 것을 상정하고 말해보자
ㄴ 늙어 죽는 사람? 생각보다 흔치 않다
ㄴ 병 걸려 죽거나 사고로 죽는 사람이 월등히 많다
ㄴ 그들은 모두 제명에 죽지 못했는데 저승문이 열리기 전까지킄 구천을 떠돌아야 한다면 얼마나 억울할까?


2. 자살을 언제 했는지도 중요한 법
ㄴ 모든 인간이 100살을 제명으로 산다고 할 때
ㄴ 누군가는 10대에, 누군가는 40대에 자살할 수 있다
ㄴ 누군가는 심지어 80세에 안락사를 선택해 안락자살을 한 케이스도 있다
ㄴ 관점을 바꿔서 생각하면 10대 때 자살한 사람과 80에 자살한 사람은 엄연히 다르게 봐야 마땅하다
ㄴ 제명의 1/10만 살다 간 사람과 제명의 8/10을 살다 간 사람이 어떻게 질적으로 같은 처벌을 받을 수 있을까?
ㄴ 이건 제명에 다 살다 가지 못했다고 볼 게 아니라
ㄴ 제명 중 1할, 제명 중 8할을 살다가 갔다고 봐야 할 문제 아닌가?
ㄴ 인생을 물이 채워지는 컵이라 할 때
ㄴ 컵에 물이 절반 따라져 있는 것을 누군가는 "절반만 채워져 있다"고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이 있으면
ㄴ 누군가는 "절반이나 채워져 있다"고 낙관하는 사람도 있다.
ㄴ 하등 미개한 인간조차 동일한 현상을 다른 관점으로 보는데
ㄴ 그 대단하신 영계의 신들은 모두 컵이 절반만 차있다고 혀나 끌끌차는 비관론자들만 모여있을까?
ㄴ 엄연히 누군가는 제명의 x%를 살았고, 그건 제명을 살다가 간 건데 단지 "제명에 전부 다" 살아가지 못했다는 이유로
ㄴ 누구를 구천을 떠돌게 하고 죄를 묻는 게 과연 옳은 처사인지 인간의 뇌로선 이해가 안 된다
ㄴ 하지만 나는 영계의 시스템에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대신
ㄴ 애초에 사후세계를 이렇게 비관적으로 밖엔 해석하지 않는 살아있는 인간들의 관점과 뇌의 한계를 더 지적하고 싶을 뿐이다.


3. 본인이 직접 경험한 것도 아니면서 오가는 허황된 논의
ㄴ 무엇보다 사후세계에 대해 이리저리 떠드는 사람들은 참 안타깝게도 경험자가 없다
ㄴ 경험자가 있다면 그 사람은 죽어서 이 세상 사람이 아닐테니 말이다.
ㄴ 상상력을 동원해서 유체이탈로 저승을 넘어 지옥을 보고 왔다고 구라를 까더라도 문제다.
ㄴ 이유인즉, 그게 가능하다면 한낱 이승에 박힌 몸으로 지옥을 들어갔다 올 만큼 지옥은 생각보다 만만한 곳이라는 소리가 되기 때문이다. 지옥에 출입을 했다가 돌아오는 게 가능한데 그런 지옥이 무서우면 뭐가 얼마나 무섭단 말인가. 일개 무당이 그런 게 가능하다면 도 닦은 도인들은 시공간을 초월했다고 말해야 한다.
ㄴ 결국 이 일련의 이야기는 전래동화다
ㄴ 어디서 전해서 들었거나 고서에 적힌 내용을 사례로 마치 실제한다고 떠벌리고 다닐 뿐이란 소리다

ㄴ 자살은 선택이고, 죽음은 해프닝이다
ㄴ 모두 제명에 살지 못한 이들인데 이상하게도 자살에만 부정적인 의의를 두는 이유를 본인은 이렇게 생각한다

ㄴ 공포마케팅 / 기득권자들의 가스라이팅
ㄴ 그래야 살기 싫은 이승에서의 삶을 억지로라도 살면서
ㄴ 누군가는 무당이나 절 혹은 도인에게 돈을 갖다 바치기 때문이다.
ㄴ 그래서 비판하려고 쓴 고찰이다



한 개인의 선택을 저당 잡고 윽박지르는 것 자체가
악업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협소한 관점에 갇힌
중생들인데 어찌 고운말이 나올 수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