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옛날에 연습삼아 써본 글인데 갑자기 떠올라서 올려봄.


요즘 나오는 원작과는 다른 노선을 타게 되는데, 뭐 그냥 팬픽이니 재미삼아 쓱 보시면 됨.


1인칭 에렌 주인공 시점임.


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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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구나’

 

‘사진’ 에 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붉은 빛을 띄며 내려가는 태양을 보며,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지하실에서 알게 된 모든 진실이 정말로 ‘이 세계’에서 일어난 것이 맞을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의 평화로운 오늘이 너무나도 당연하듯이 끝난다.

 

시선을 정면으로 응시하자, 이제는 시선이 향하기도 전에 머릿속에서 풍경을 이미지 하는 것이 가능해질 정도로 익숙해진 <고아원> 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아무것도 없는 뜰에 허름한 오두막과 울타리 밖에 없는 장소지만, ‘아무것도 없기에’ 따스한 햇살이 이곳에 있는 모든 것들을 따스하게 감싸주며, 서늘한 바람이 이 넓은 공간을 기분좋게 가로지른다.

 

‘몇 번을 와도 좋은 곳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자기 자신에게 자각시키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주문을 걸 듯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내일도 또 오자.’

 

영원히 꺼질 것 같지 않던 활활 타오르던 불꽃이 꺼진 뒤에 남은 그저 ‘공허함’ 이라는 감각이, 이곳에 오면 조금씩이나마 메워지는 기분이 든다.

 

“손! 테니! 그만 들어와!”


아침부터 뛰어다님에도 여전히 지친 기색 없이 뛰어다니는 아이들과, 곧 어두워질테니 그만 놀고 들어오라고 소리치는 금발의 소녀가 이 아름다운 세계의 주민으로써 등장한다.

‘히스토리아’

신경질적으로 소리지르고 있는 그녀였지만, 행복해보이는 그녀의 표정은 웃고 있는 채였다.

 

‘엄마와 아이들 같구나.’

나도 모르게, 엄마에게 일찍 들어오라는 소리를 듣던 어릴 적의 자신을 겹쳐본다. 한번 펼쳐진 기억은 전개도는 펼치기를 멈추지 않고 다음 기억을 이어나간다.


같이 밥을 먹고, 같이 놀기도 했다. 미카사랑 비교하며 잔소리를 하기도 하고, 야단을 치기도 했다.

그리고 그 어떤 때에도, 엄마의 애정을 느낄 수 없는 순간은 없었다.

엄마가 거인에게 먹혀 죽을 때 까지도.

 

이어나간 기억은 기어이 바로 내 눈앞에서 엄마가 죽은, 내 가슴을 파고들어간 채 영원히 빠지지 않을 가시가 된, 그 순간까지 이어졌다.

그 가시는, 하나의 점이 되었다.

그 기억 후, 나를 움직이는 것은 오직 증오심뿐이었다. 아침밥을 먹는 것도, 동기들과 시덥잖은 이야기를 하는 것도, 고된 훈련을 한 것도, 조사병단에 들어가서 몇 번이고 목숨을 건 전투를 한 것도. 이 무수의 ‘선’ 들의 시작은, 결국 하나의 ‘점’ 에 불과했다.

 

거인이 너무나도 미웠다.

그래서 나는 멈추지 않을 수 있었다. 아무리 고된 훈련이라도 견딜 수 있었고, 몸을 만드는 것도 단 하루도 빼먹지 않을 수 있었으며, 그리고 그 어떤 때라도 삶을 포기 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그럴 수 없다.

거인은 결국 <병기> 의 불과한 것이었으며, 그들은 애초에 생물 따위가 아니었다. 무기라는 것의 마음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듯, 그저 병기에 지나지 않았던 거인들은 결코 엄마를 ‘먹으려 해서 먹은 것’ 이 아니었다.

총이 총알을 쏘듯, 칼이 사람을 베듯, 그저 그들에게 있어서 그것이 ‘당연한 것’ 이었기에, 엄마는 죽었다. 그것엔 어떠한 의지도, 의도도 들어있지 않다. 오늘의 해가 져 내일의 해가 뜨는 것과 같이, ‘바다’ 의 소금이 녹아있어 짠 것과 같이, 그저 ‘당연한 것’이었다.

그것에 원망할 구체적인 대상 따위가 있을 리가 없다.

내 모든 것의 시작이었던 ‘점’은, 더 이상의 선을 이을 수 없게 되버렸다.

 

그러면, 나는 이제부터 무엇을 위해 싸워야 하는가.

에렌은 이제는 그 역할을 다한 열쇠를 쥔 손을 주먹지으며, 다시한번 눈앞의 아름다움과 마주했다.

 

아름답다.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세계’ 가, 너무나도 아름답다.

거인은 없다. 지금 눈앞에 펼쳐져 있는 이 세계에선 아무도 입체기동장치를 착용할 필요가 없으며, 그 누구도 피를 흘릴 필요가 없고, 가족,동료를 잃어 슬퍼하는 사람도 없다. 다시한번 생각하고 만다. 목숨을 몇 번이고 걸고 싸웠던 전투가 벌어졌던 것도, 아버지의 책에 적혀있었던 <마레>와 <엘디아>의 추잡스러운 역사가 있었던 것도, 이 세계의 일이 정말로 맞는걸까.

 

왜 그런 쓸데 없는 일들이 벌어져야 했던건가.

왜 인간은 계속 싸워야 했는가.

'자유'를 위해서?

 

“미안, 에렌, 기다렸지?”



히스토리아의 목소리다. 원래 예쁘다는 건 알 고 있었지만, 이 아름다운 세계의 주민이 된 그녀의 미는 내 어휘력으로 표현할 수준이 아니다, 라고 생각했다.

 

“아, 응. 괜찮아.”


자연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답하고, 나도 모르게 시선을 살짝 돌려버린다. 최근 들어 히스토리아의 얼굴을 잘 볼 수 없게 되버렸다. 이유는 모르겠다.

 

“미안. 아이들이 여간해선 얌전히 안있어서.”

“정말로 열심히 하는구나, 너.”


얼마 전만 해도 여왕의 옷을 입고 있었던 그녀였다. 벽 안 인류의 상징이라 해야 할 그녀가, 고작 이 자그마한 고아원의 보모라니.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결코 맞지 않아야 할 그 두 가지의 모습이, 히스토리아에게는 너무나도 어울린다.

저번에도 이런 얘기를 했던 것 같은데.


‘넌 정말 좋은 녀석이야.’


였었던가.

 

히스토리아는 세상 모든 것을 포근하게 감싸줄것만 같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 뿐이야.”


‘할 수 있는 것을 한다.’ 라.

깔끔한 대답이다.

 

내가 앞으로도 싸워야 하는 이유도, 결국에 그것인걸까.

나에겐 <시조의 거인> 과 <진격의 거인>,2개의 거인의 힘을 가지고 있다. 나는 이 벽 안 인류의 무기가 된다. 그게 싸워야 하는 이유인건가.

...납득할 수 없다.

 

“그래?”
“그리고...”

 

히스토리아는 일부로 뜸을 들여, 부끄러운 듯이 말했다.


“여기가 좋거든.”


머리보다 먼저 입이 반응하고 있었다.


“나도.”


그만큼 나 역시, ‘이 세계’ 가 좋았다.

 

아이들의 뛰어다니는 활기찬 모습을 보고, 히스토리아의 고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이곳이 좋다.

죽음의 공포에 떨지 않아도 되며, 그 어떤 이도 희생당하지 않아도 되는 이곳이 좋다.

마음이 진정되고, 세계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이곳이 좋다.

 

‘자유’ 같은 것은 필요 없다.

그 딴건 이 세상의 본질을 몰랐던 어린아이였기에 꿈꿀수 있는 이상에 불과하다.

자유를 손에 넣는 다는 것은, 다른 누군가의 자유를 빼앗는다는 것이니까-

 

히스토리아는, 이 곳이 좋아서 행동하고 있다.

나 역시 이 곳이 좋다.

그거면 된다.

그래, 그거면 된다.

싸워야 하는 이유는 그거면 충분하다.

자유를 빼앗기 위해서 싸워야 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나를 지탱해주었던, 자그마한 ‘점’ 은 이제 없다. 거인을 원망하는 것은 이제 불가능하다. 그렇다 해서, 바다 너머의 인류를 거인과 같은 심정으로 원망할 수도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싸워야 한다.

 

이 곳과, 이 곳의 주민들을 지켜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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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저 너머에 있는 것들 전부 죽여버리면, 자유로워질수 있는걸까...?' 중얼거리는 거 보고 안타까워서 적었던 것 같음.


앞으로 좆렌이 라이너애들을 어떤 식으로 대할지는 모르겠다만.


눈치챌 사람은 챘겠지만 여기서 에렌은 이미 히스한테 반해있고 고아원 오는것도 히스보러 오는건데


당연히 좆렌은 눈치 못챘는지라 그냥 '이 장소가 좋다.' 라는 걸로 얼버무리고 있는 거임.


진격 팬픽 또 쓸일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ㅂㅇ


담엔 그냥 야한거나 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