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횡로상청년입니다. 가비카사히어로(최애 캐릭터인 가비 + 미카사 + 히어로)라는 이름으로 진갤에서 활동하게 되었는데요. 113화에서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원호탕한 리바이와 지크 간의 액션과 대립이 매우 속도감 있게 나와서 전투 부분에 필력을 최대한 할애했습니다. 장문을 싫어하시는 분들의 마음과 입장은 잘 이해해 드릴 수는 있지만 굳이 싫어하신다면 안 보셔도 됩니다. 단, 욕설이나 인신공격은 이유불문 안 됩니다.
오늘도 오늘도 내일도 내일이다! 진격의 거인 제103화 《 103화: 포악(暴悪) 》! 어제와 동등한 그리운 느낌만을 분출하고 난사하던 일월전(一月前)만 해도 1,000여 명의 분들이 내나가 쓴 글을 읽고 간 추억들이 되살아나는데 이번에도 필력이 제 희망에 샛줄차게 부응해 줄지가 수수께끼입니다. 필력이 달필을 완성하기까지의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참아 주셨으면 하는 사람들은 인내심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리바이는 고뇌보다도 피할 수 없는 거인들의 습격에 대응해야만 하는 극한에 맞닥뜨렸다.
"와인이라고!?"
지크 예거는 부하들을 거인화시키기 직전 그토록 마시고 싶었던 와인이 다 떨어졌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리바이는 마시지는 않았지만 부하병들이 너무나 먹고 싶어 해서 힘든 경로를 통해 구해 낸 최고로 담백한 희귀음료를 보고서도 리바이는 음미하고자 하는 욕구보다도 임무에 집중하는 데에도 어울리지 않은 음료에 거부감을 느꼈다.
"임무 중에 와인이라고? 지금은 술을 마실 정도로 시간이 한가하지도 않잖아?"
한 달 전에 물자 공급원을 맡은 부하들이 짐수레차로 운반해 온 화려한 와인들. 부하들은 리바이와 다르게 반색으로 통일된 표정이었다. 부하들 중 대량의 와인들을 박스에 넣고 가져 온 한 부하는 까탈스러운 상관이 자칫 반대라도 하는 것이 두려워서 최대한의 설득력이랍시고 가치를 이야기했다.
"병장님! 이건 그냥 와인인 게 아니라 헌병단 놈들만 입구멍을 채울 수 있는 희소한 마레산 와인이란 말이라구요!"
"맞쇼, 맞쇼! 이렇게 파릇파릇한 조사병들이 힘들게 손을 써서 구해 낸 와인인데 세계 유일의 희소 가치를 쉽게 포기할 수야 있으세요? 그래도 조금은 맛을 봐야...."
대륙에서 직접 발을 붙이고 건너 온 와인을 향한 호기심에 들떠 있던 병사들이었지만 리바이가 생각하는 가장 효율적인 기호 식품이라면 따로 있었다.
"와인을 대체할 거리라면 리브스 상회가 제공한 홍차(紅茶)가 있잖아?"
조사병사장:홍차파 VS 휘하병단: 마레산 와인파(........)
"아..... 참 병장니이이이임!"
"제발요..... 앞으로수개월은 숲 속에서 지내야 할 판국인데요....."라고 사소한 항의를 벌이는 병사들은 겨우 획득한 기회에 아쉬워 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일행진의 절망적인 표정을 그냥 방관하기가 꺼림칙했던 리바이가 체념이 깃든 한 숨을 내쉬며 심정을 바꾸었기 때문에 항의는 성공으로 끝났다. 부하들은 모두 와인을 선택한 리바이에게 환호했다. 한 달 전에는, 1개월째인 이후인 지금까지만. 와인의 담백한 향기와 취기 속에서 낙을 즐기던 병사들의 환호소리는 어느 틈엔가 인육에 미쳐 버려 있었다. 리바이는 저주 받을 선택이 일으킨 인과에, 분노에, 또 다시 자신이 내몰고 만 죽음에 고뇌에 이를 악물었다. 돌이킬 수 없는 결과는 더할 나위 없이 잔인했고 끔찍했지만 그 결과를 초래한 것이 결국 자신의 선택이라는 것을 리바이는 또 다시 직면해야 했다. 죄책하는 신음소리만이 고뇌에 잠겨진 모든 것을 알렸다.
"이런.... 젠장!!!!!!!!!!!"
여태까지 냉철한 눈동자와 판단력, 직립사고하는 인간처럼 냉정한 활약으로만 초지일관해 온 병사장이 이런 정도로 감정이 격렬해질 수 있는지 나는 정말 혼이 날뛰기 시작했다. 이제 생명을 걸고서라도 일편단심 혈혈단신 섬겨야 하는 주군이 사라지면서 주군의 의지를 계승으로 실천하겠다는 마음만 잔존한 채로 현실과 고독의 균형을 맞추어 가던 리바이가 자신의 부하들마저 잃어 상실감에 인간혼마저 잃어 버렸을 정도로 몰려 있다. 게다가 104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조사병단과 105기 ~ 108기 조사병들은 일제히 에렌을 광신하면서 예거파의 새로운 일각으로서 세대 개편이 되었고 더 이상 한지의 부하도 리바이의 부하도 아니게 되었는데 이제부터는 거인이 된 부하들만이 아니라 예거파로 흡수된 조사병단의 탈퇴 인원들과도 싸울 수 있는 처지가 되었다.리바이는 있는 전장마다 동료들을 이끌고 적과의 치열한 싸움 속에서도 자신의 힘으로도 동료들을 살리고 싶지만 스스로가 내리는 선택지들은 하나 같이 바라던 방향 대로 이루어지는 일은 거의 없었다.
쿠헬 아커만(Kuchel Ackerman)과 함께 매음굴에서 불치의 주림 속에서 허덕인 끝에 살다가 삼촌이자 쿠헬의 형제인 한낱 불량한 건달량아처럼 근근이 살아가던 지하도시부터 에르빈 스미스와 만나서 지금 병사장이 되고병사장으로서 자신을 존경하는 수많은 부하들을 이끌게 되고부터. 삼촌이자 스승이면서 또한 제거해야 하는 적으로 만나게 된 케니와 만나면서까지. 결과는 한결같았다. 쿠헬은 극빈한 형편으로는 치료할 수 없는 불치병에 넘어져 쓸쓸한 죽음을 맞았고, 이자벨 마그놀리아(Isabel Magnolia)와 파를런 처치(Farlan Church)는 돌진해 오는 엘디아의 동포 거인들에 잡아 먹혔다. 이자벨과 파를런 이래 새로운 동료들이 되어 준 리바이 반 병사들은 모두 죽었으며 케니는 수정동굴에서 거인으로 변신해 버린 로드 라이스로 무너져 내리는 동굴 암석의 열기를 버티지 못한 채 참혹하게 세상을 떠나고,
거인으로 변이한 부하들은 이제까지 상대해 온 무지성 거인들하고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재빠른 속력으로 나무 위를 기어올랐다.
투쟁 중인 인간으로서는 표현을 위한 표현을 하자면 그 거인들도 입체기동장치에 빙의당해 있었던 것이다. 빙의일 수도 있고 일체화되었을 수도 있지. 지크가 일부러 치밀한 강수를 두어 인간으로서의 시절 동안 훈련하고 익혀 둔 입체기동기술이 거인이 되어서는 거인도 할 수 있는 일체의 본능이 되어 전투 수단이 되었던 것이 바로 현 상황의 강론이라 할 수 있었다.
"와인 속에 지크의 척수액이 있었나!? 언제부터 넣은 거지? 전신이 경직된다는 전조는 모두 거짓말이었나? 심각해. 너무 빨라! 움직임도 차원이 달라! 지크가 강화시킨 건가!?"
제때에 입체기동장치 속의 빙폭석 가스를 분출시켜 공중으로 날아올라왔지만 곧 안심은 차릴 겨를도 없다는 듯 10m짜리 거인이 공중돌진했다. 날렵하고 파고들 만한 기동 리바이도 삼십여 마리의 10m 거인들도 양측 리바이는 조금만 더 긴 후회의 여유도 없이 기습에 걸려질 뻔했다. 참나무의 거다란 줄기통을 향해 거인이 포옹을 빙자한 기습을 했다. 리바이는 조작장치를 눌러 잽싸게 오른쪽으로 회피기동을 했다. 끝내 버리지 못한 동료애마저 리바이를 몰아세울 수는 없었다. 지금 소유에 쥐고 있는 뇌창(雷槍, Thunderspear)이라면 단숨에 해치울 수도 있었겠다. 리바이는 회피 후부터 칼집에서 쇠죽검을 꺼내 거칠게 날아드는 거인의 왼손가락을 토막냈다. 1초도 아깝지 않게 최후의 회전 절단된 사지를 회복할 가능성마저 원천 차단시킬 위기를 순식간에 돌파했지만 거리를 좁히고 보니 리바이는 용인될 수 없는 감정을 겪었다. 그 얼굴은 동고동락해 온 상관이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부하의 얼굴은 거인이 된 후에도 이목구비가 선명했다. 간신히 승리한 만신창이의 모습으로 에렌이 9개월 만에 파라디 섬으로 돌아오고 처벌을 받을 때 감시의 역할을 맡고 물자와 정보의 제공을 맡은 병사였다. 소통할 수 없는 존재라도 누군지는, 누구였는지는 알아볼 수 있는다면 일말의 의사소통도 나눌 수 있는 건가? 가능하다는 가능성 없는 희망이 있었을까, 리바이는 들을 수 있으면 대답해 달라는 듯한 목소리로 인간의 이름을 외쳐 보았다.
"바리스....!!"
작아보도록 외치는 리바이의 최소한의 애원조차도 잡아 먹힐 위기로 끝난 것이었고, 바리스는 응답의 가망도 없이 냅다 입을 열어젖혔다. 바리스는 본능도 육체도 이미 인간이라고 할 수 있는 조그마한 조그만한 알맹렬을 쫓아갈 뿐인, 특별히 잡아 먹어야 하는 눈앞의 지크를 먹이지만 않는다면, 그대로 순종하기만 하는 포식동물이나 매한가지였다. 지금조차도 월마탈 전투 때와 마찬가지로 아홉 식인의 여유도 없었다. 바리스뿐만이 아니라 지금 눈앞에 있는 숲 속의 유일한 대림알맹이를 잡아 먹으려는 입들, 알맹이를 잘게도록 부숴버릴 이빨들이 격렬한 공세가 되어 물어뜯으려 하고 있었다. 모든 입들의 한가운데에는 일제히 리바이만을 노리고 돌진하려 들었다. 리바이는 부하들의 공중으로 떠오르는 체념의 소용돌이를 빗겨야만 한다. 더 이상 인간이 아니게 되고 한 명의 프리츠 황족민의 하수물로서 남아 있으라는 명령은 좌표라는 시공간을 아우르는 교차로를 초월해 리바이마저 쓸어 먹으려 한다. 체념, 그 끝에 단단히 새겨 품은 자조와 공허함과 함께 눈을 질긋이 감았다.
(제가 쓴 오리지널 독백입니다.)"그래.... 다들 입만 열고 있을 뿐이고 어떤 말도 하지 않아.... 돌아올 수 없는 길로 내몰리고 말았지. 언제까지 후회하지 않고 나아갈 수 있을까.... 복잡하다.... 하지만 너희들을 편안하게 쉬게 해야 해. 내가 죽는 날이 보이는 그 날까지.... 난 너희들을 내 손으로 잠들게 해야 하고 저 추악한 쓰레기부터 살려 두지 않으면"
그런 말들이 머리 위를 달리면서 칼날갯짓은 그렇게 피들이 분수가 터질 듯한 용솟음을 치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슬픔은 깊이를 알수록 피투성이가 되는 방법도 알고 있었다. 부하들이 남기고 간 피와 살을 도륙하는 것으로 자신이 짊어진 후회를 뒤집어 썼다. 고뇌하는 와중, 망설임이 심연 밑으로 파고들어 괴롭힘을 가하는 와중에도, 이것은 영원히 기억될 업보였다.한 쪽이 해결할 수밖에 없는 리바이와 지크의 분투를 보면서 나도 처음부터 이러고 싶지는 않았다는 뉘앙스로 바라봅니다. 리비 리바이의 소중한 가족이나 다름 없는 부하들을 거인화시켰는데도 되려
"이런 끔찍한 일만큼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어..... 이렇게까지 할 수밖에 없었던 거 정말 미안해"
라고 말하는 듯이 그 동안 정체를 알 수 없는 음흉한 가면을 연기해 온 지크의 속내가 일순이나마 보여지는 기념바적인 첫 장면이라고 할 수 있죠. "미안해.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 같은 동료들끼리 싸워야 한다는 것만큼의 슬픔은 없지. 이건 전쟁도 전투도 아니야.(これは戦争も戦闘もない。)"
지크는 리바이와 스물 일곱 명의 거인들만을 남겨 둔 채 이제 에렌에게 향하기 위해 나머지 세 마리의 거인들을 불러들입니다. 그리고 전쟁도 전투라는 열쇳말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지크는 자기 나름 대로의 방식으로 전쟁을 막고픈 민족 해방주의자이며 땅 고르기도 잔인해서가 아니라 실전에 투입하지 않으면 나라를 보존할 수 없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었고 수단의 사용이 시급한 최우선무이기 때문이죠. 주인을 모셔 가기 위해 부하들이 특별히 내려 준 손바닥은 올라타기도 전에 뜨거웠다. 이러니 지크가 "앗 뜨거!" 그러고서 리바이와 자신이 마지막끝까지 이해할 수 없었던 이유가 "너와 우리가 바라본 세계는 너무나 다르니까 가능치 않은 이해도 무리는 아니지.""너희 병단과 이 곳의 섬사람들은 레벨리오 급습 작전을 성공으로 착각하고 있는 모양이지만 곧 있으면 세계 연합군의 전력이 파라디 섬으로 총집결될 거야. 레벨리오 전투는 단지 "전쟁"의 전초전일 뿐이야. 그게 어느 정도로 무서운 규모인지 너흰 전혀 모르고 있어."언젠가 수개월, 아니 어림잡아 1 ~4개월이 지나면 파라디 섬은 세계 연합군과의 사생전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전쟁이 마침내 개전되면 공포는 곧 만인의 체감으로 직결되는 목숨이다. 치열한 군비 경쟁으로 축적한 군사 과학 기술과 대 거인 함포까지 무장한 수백여 척의 연합 함대가 모든 것이 불타버릴 낙원도를 향해 진격해 올 것이다. 파라디 섬은 대등한 조건 하에 싸울 군사력도 없었다. 대신 세계의 7할을 절멸로 선도할 초고대형 거인들이 없는 한 육군과 해군 동맹으로 강화한 연합군을 상대로는 존망에 이르는 무력한 패배, 패배감만이 그들의 최후가 될 것이다. 지크는 20여 년을 전사장으로서의 위장과 조사에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부었고 최근에 참전한 가장 마지막 전쟁인 마레 vs 중동 연합 전쟁만 봐도 타국과의 마레의 전쟁, 신문을 통해 확인한 엘디아 민족의 세계인들의 여론이 "이미르 프리츠와 대지의 악마의 후예 엘디아 민족은 멸망해야 한다!"는 여론에 집중되었을 정도로 극심히 최악이라는 것을 절실히 알고 '땅 고르기' 만한 해결의 수단이 없다는 걸 알기에 비책의 실행을 자발적으로 앞당기려고까지 하는 겁니다. 반면 리바이와 병단 측은 최근에 문호를 개방했다고 한들 의용병단과 히즈루국 빼고는 타국과의 외교 경험이 1도 없는 불리한 조건도 겹쳐서 앞으로 시작될 전쟁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제대로 체감하지도 못하고 계속해서 시간을 지체시키기만 하는 병단과 대립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에렌이 예전과 반대로 문경지교를 같이 한 죽마고우들인 미카사와 아르민까지 다른 동료들의 이해를 받지 못한 것도 본질적으로 지크의 한 마디와 비슷하죠. 에렌도 10개월 간 외다리 부상병으로 위장하면서 전쟁을 직접 체험해 본 당사자로서 현실 속의 전쟁이 일으키는 위험성 + 엘디아 인에 대한 전 세계의 공통 여론 + 마레와 세계의 정치계의 이야기들 + 전쟁이 끝난 이후 맨손바닥접촉으로 본 수많은 진실과 기억들을 알아 내었고 그 과정에서 진실을 알 리도 없고 자신을 이해할 수도 없는 동료들과 사이도 싸늘해졌죠. 비단 그들만이 아니라 레벨리오 수용구에서 파라디 섬을 적대하라고 교육 받아 에렌을 죽이겠다고 섬까지 찾아 온 무지만큼 자유와 동떨어진 것만큼은 없다고 하는 에렌의 한 마디도 이 경험을 토대로 하기 때문에 다음 화에까지 그 의미의 전달력도 깊어질 수 있는 거죠.. 100여 년 넘게 실권을 쥐고 마레를 흑막통치해 온 실권가 측인 타이버 가문와 전 세계 대다수국들이 먼저 선전포고를 한 것도 전쟁의 원인도 크지만 "진격의 거인" 에렌의 기습으로 타국의 외교관들과 명문가의 거물들, 마레의 시민들과 엘디아 동포들이 학살을 당하면서 마레인들과 레벨리오 - 엘디아 인들, 타국 측은 거인의 공포를 실감하면서 엘디아는 완벽하게 없어져야 한다는 말에 만장일치로 동의하기까지에 영향을 끼쳤죠. 레벨리오 수용구의 기습전 작전으로 어떻게든 전퇴의 거인을 탈취해 내고 실권을 쥔 집권 체제의 핵심 세력인 타이버 가문도 무너뜨리고 해군과 육군을 거의 섬멸시켜 총공격하기까지의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지만 지연이 곧 안심할 틈도 주지 않습니댜. 세계인들은 레벨리오 수용구에 당한 일생일대의 굴욕, 그 굴욕을 설욕할 다짐을 품은 채 파라디 섬을 역심판하려고 할 테죠.
서로가 서로를 향해 심판의 날을 부르짖는 날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땅 고르기'는 필연적인 수단이었다는 강조가 강화되는 패널."우리에게는 힘이 있다. 시간이 있다. 선택지이 있다. 그렇게 착각한 게 바로 리바이, 너의 실책이고 네가 마주한 세계의 한계야.""내 진의(真意)를 이야기해 줘 봤자 너희는 이해 하나도 하지 못할 테지. 진의를 알면서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두 명, 너와 나, 우리 둘밖에 누가 있겠어. 너라면 동감하겠지, 에렌? 조금만 기다려. 이제 이 숲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너와 만나는 일도 머지않았어. 우리가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과 장소만 제대로 지킨다면."지크와 에렌 형제의 긴밀한 협약과 수수께끼의 권모술수 끝에 실행의 막을 올린 레벨리오 전투 이래 이 정도로 지크의 심리 묘사가 이루어졌는데요. 자신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자기 자신 이외의 유일무이한 희망이자 조력자가 되어 줄 이해자는 친형제인 에렌 한 사람뿐이라는 강한 신념과 형제에 대한 믿음을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에렌과 사전에 만나기로 한 시간과 장소까지 정해 두었다고 하는 걸 보면 두 사람은 자신들의 계획을 방해할 병단이라는 장애물에 대비해 만남 약속을 치밀하게 짰다는 것이 드러난다. 예전에 지크는 에렌과 처음으로 대면하고 말들을 주고 받았을 때 "난 너의 유일한 이해자야. 너는 네 아버지로부터 세뇌당한 상태야. 언젠가 반드시 만나면 널 구해 주겠다고 약속할게." 라고 했다. 지크는 레벨리오 혹은 그 이전의 다른 전장에서 에렌과 재회하고 윗대사처럼 나름의 방식으로 에렌을 "무언가의 주박으로부터 구제해 내고" 진실을 알려 주면서 에렌의 신념을 사는 데에 성공하고 한 팀이 되었다고도 할 수 있는데 그 과정이 상호 간의 대등한 협력인지 혹은 다리우스 작클리 총통의 추측 대로 일방적인 세뇌인지 아는 것이 답이겠네요.여기서부터 짤막한 생각. 둘이 만나기로 한 약속 장소는 "시작의 땅" 시간시나 구가 아닐까? 시간시나 구라면 지크가 있는 거대 나무의 숲으로부터 남쪽으로 향하면 위치가 명확히 보인다.
그런데 시간과 장소를 정해 두었는데도 에렌은 굳이 약속을 지키기보다 지크가 있는 구류지로 전진하려고 하고 있다. 왜지? 답을 하나로 치자면 에렌은 지크는 리바이의 감시망에서 못 벗어나고 옛날의 자신처럼 고통스럽게 교육을 당하며 시달릴 것을 예상해 직접 마중 나가러 가려는 듯하다. 즉, 지크가 전략적으로는 치밀하기는 해도 입체기동을 활용한 전술에 있어서는 리바이가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이것을 잘 꿰뚫고 리바이와의 접전에서는 지크를 신뢰할 수 없었던 모양. 를루슈 랑프루주처럼 미리 판도를 뒤집는 반전적인 술수로 따돌리는 작전에 성공한 지크는 지적인 생물의 감정으로 말하자면 무언가 슬픔에 잠긴 듯이 눈을 감으며 마중 나가러 가는 거인의 손바닥에 대기해 도망친다. 남자의 외형을 띠고 있는 거인이 측면에서 둘의 도망을 호위했다. 리바이에게 있어서는 비열하고 엘디아 인명(人命)에도 동정할지언정 두 번 다시 뒤돌아보지도 않는 비정한 흑략가(黒略家)였고 그 흑략가가 선택한 만행이었지만 그조차도 가능하다면 절대로 동원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기어이 거짓된 충성으로 연기한 마레군과 탈출하고 머릿속에 이십년 씩이나 만전을 쏟아 부어 준비해 둔 해방의 그림을 펼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사정이라고 자기합리화만을 숲 속 전장에 놔 둔 채 출구가 있는 숲 밖으로 두 거인들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안심할 만큼 그는 뒤를 돌아보지도 않았던 건가?"
오른쪽, 정확히 지크가 앉은 손바닥 뒤에,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무언가가 시야에 들어왔다. 이미 눈앞에서 스쳐 지나가는 것만으로 불안은 불을 지피웠다. "뭐지?" 지크로서는 아쉽게도 목격할 틈도 없었다. 오른쪽 뒤로 바라본 시야 너머는 이미 그 자체를 보인 것만으로 한 발 늦었다. 날아들어오는 칼날의 참격에 못 이겨 거인은 땅바닥으로 비틀어진 채 쓰러져 갔으며 와이어의 밧줄은 어깨를 돌리기도 전에 앞을 달려 나갔다. 주의에 힘을 기울일 줄 몰랐던 지크는 눈앞을 가로막는 것을 보고야 말았다. 리바이. 다시금 떠올리는 무서운 공포가 피칠갑이라는 무자비한 화신이 되어 맹공하려 하고 있었다.몸 밖으로 튕겨지는 핏바람을 뒤집어 쓰고 삼십 명의 거인들을 넘어섰다. 침묵을 지키는 분노의 칼부림은 새검붉은 피칠갑이 되어 맹습하고 있었다. 왼손의 팔꿈치. 그 부위에는 단지 쇠죽커터칼만 있는 게 아니라 네 발짜리 가느다란 뇌창들도 있었다.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트라우마가 예고도 없이 찾아 오자 뒷걸음칠 듯한 표정으로 다짜고짜 소리 지른다. 공포심에 사로잡혀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왼쪽 뒤에서 쫓아오는 거인을 내세우는 것.
"돌격!(行け!/Attack!)"
거인은 세찬 포효를 지르며 맨몸으로 돌진해 왔지만 그것조차 치명적인 헛수고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무력했다. 하나, 둘, 세 번의 회전기동만으로 오른팔을 두동강내 버리고 목덜미선과 바로 두부 전체를 잘라 내었다. 입체기동장치의 회전질주 앞에서는 이제는 무지성 거인들마저 무의미해졌다. 조작장치로부터 뿜어 나온 갈고리는 다음 타자가 된 마지막 거인의 목덜미에 걸려 들었다. 사명이 있어 살아 있는 게 몹시 중요했던 지크는 절망적이었지만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 악물 기세로 거인의 손 안에서 뛰어 나와 최후의 수단을 물어뜯었다.
"대체 왜 또 실패하냐고오오오오!!!!!?"
이빨과 오른손의 거친 유혈충돌을 시작으로 거대한 누런색 광구(光球)가 숲 한가운데로 튀어나왔다. 구형으로 형성된 빛을 시작으로 주변에 풍압이 일어나자 리바이는 얼른 물러나 앵커를 떼고 나무 위로 날아올랐다. 짐승 거인의 몸이 나타나는 와중에 지크를 운반하던 거인은 풍압에 눌린 채 넘어져 버렸고 다시 재기할 새도 없이 짐승 거인에게 머리를 사로잡혔다. 짐승 거인, 목덜미 속에서 조종하는 지크는 다급해진 동작으로 출혈을 일으킬 기세로 목과 상체부터 시작해서 몸통을 분할했다. 분할된 육편들을 돌의 대용품으로서 이용할 심산이었고 공방 수단으로 준비해 두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리바이! 어디에 숨은 거지!?"
외침이 끝나기도 무섭게 목덜미 바로 위로 산산조각난 나뭇가지들이 떨어졌고 지크의 시야로 리바이가 날아갔다. 그의 마지막 발악조차 조롱하고 비웃는 숲 한가운데의 독불장군처럼. "칫..... 거기 있었군!"지크는 직각으로 된 가느다란 팔로 거인의 두체를 토마토처럼 쥐어 짜듯이 인정사정없는 압력으로 부수고 육편째로 공중을 향해 힘껏 던졌다. 거인화된 조사병의 눈알과 코, 정교하게 구성된 치아들, 그 안에 있는 기관들까지 모두 산산이 구겨진 종이처럼 반죽으로 변해 날아갔다. 어떤 육편들은 나뭇가지들을 두 쪽으로 잘라 버리거나 드럼통 만한 참나무에 부딪혀 그대로 증발해 버렸다. 최후에 남은 동료마저 어떻게 이용당하고 죽여 왔는지 리바이는 똑똑히 바라봤다.전장의 그 어떤 공포도 따라올 수 없는 강자란... 아커만 일족 출신의 표적은 어디에 있는 거야? 이전처럼 빈틈도 방심도 보여서도 안 된다. 위치 확인이 절실해 지크는 짐승의 굵직한 저음으로 도발했다. 하지만 여유만만할 듯하게 들리는 도발마저도 절반의 동요와 반 이상의 당황이 한 자리에 모여 있었다. "이봐, 들려!? 네가 가장 사랑하는 귀염둥이 부하들은 어디로 가 버렸냐!? 어? 설마 죽인 건가!? 참 가엾기도 해라!"'이시.... 부하들을 죽일 리도 없잖아... 다른 거인들은 어떻게 된 거지?.'이 말을 듣고 있는 유일무이한 병사는 난타당한 부하들을 떠올렸다. 수건처럼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거나 얌전히 거인들. 부하들은 이미 상관과의 싸움이 피치 못할 싸움이 되지 않을 정도로 편안하게 죽음길로 내보냈다. 이미 사라져 버린 자아는 육체와 뼈와 함께 대기에 증발되어 안식을 맞을 수 있을 것이다. 리바이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을 감시하리라는 것만 빼고는 아무 것도 느끼지 못했다. 갑자기 어딘가에서 가볍게 부딪히는 소리가 울리자 민감해진 지크는 거긴가 하고 또 다시 육편을 던졌지만 리바이는 없었다. 나뭇가지 조각들이 없는 리바이를 대신할 뿐이었다. 하지만 리바이가 일부러 육편을 여기로 던지도록 주변의 가지를 잘라 유도했다는 흔적이 잘 보였다. 이것은 적을 혼란시키기 위한 교란 작전에 대한 포석이었다. 리바이는 흔들림이 없는 강경하면서도 퀭한 말소리로 이 나무 저 나무로 이동하면서 가지를 잘라 두 개의 손이 된 가지들을 합장시켰다. 놈을 유도할 함정이 될 가짓조각들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 가면서. 짐승 거인을 심리적으로 적당한 위기에 몰아붙였다면 이제 내가 도발할 차례였다. "필사적이군. 털북숭이. 넌 얌전히 독서에나 신경 써야 했어.....""왜 착각했지? 나한테서 도망칠 수 있을 거라고.... 동료들을 거인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내가 동료를 못 죽일 거라고 생각한 거냐?" 좌우와 선후, 위에서 아래로 끝쪽에 나뭇잎들이 포진해 있는 채 나뭇잎들이 일제히 리바이의 검무에 맞추어 하나 둘씩 정교함도 잃지 않고 교란의 안무를 추며 밑으로 떨어졌다. 브로콜리처럼 생긴 나뭇가지들이. 지크는 위를 올려다보았다. 곧 아래로 거꾸로 뒤집힌 채 낙하하는 그림자를 보고 기겁을 금치 못했다. 마치 강림하는 악마를 보는 듯한 끔찍한 전조나 다름 없었기 때문이다. "난 지금 시체의 산 위에 올라와 있다." 주군이 말한 대로 우리는 시체의 산 위에 있지 않았었나? 이미 진실을 밝혀 내는 과정 한가운데에 있으면서 저 높은 적들에게 가까워지고자 산적해 있는 시체들을 산으로 삼아서 올라왔었다. 왕정 쿠데타에서 손을 더럽힐 것을 각오하고 위협해 오는 적들을 인정사정없이 죽여 왔다. 스쳐 지나가도 슬픔으로밖에 남지 않은 동료들의 죽음 "우리가 얼마나 많은 동료들을 죽여 왔는지.... 모르겠지!" 에르빈을 따라 조사병단으로 올라온 이래 엘디아 인류의 자유와 존속을 위해 이제껏 더 큰 해방의 그림을 써 나가려고 수많은 전우들이 목숨을 걸고 죽어 나갔다. 이것을 당연시하면서도 결코 잊어 버리려 하지 않음으로써 리바이는 계속해서 그 이상의 보답을 가져다 주려고 나름 대로 노력해 왔다. 설령 그것이 또 한 사람들의 비극이라 할 수 있을지라도. 짐승 거인의 목덜미를 쥘 수 있는 한에는 그가 겪어 온 자조와 분노, 동료들의 죽음은 이제야 한풀이를 얻고 뒤로 할 수 있었다. 리바이, 그는 짐승을 향해 질주낙하한다. 머리와 발끝은 위 아래로 뒤집혀도 균형을 잃지 않고 목표를 겨냥했다. 지크는 X자로 다리를 교차해서 육편들을 난사했지만, 폭발한 별에서 쏟아진 조각들은 기관총이 될 수 없었다. 리바이는 부하의 마지막 육신으로 만들어진 창들을 뛰어 넘어 조작 장치를, 이번에는 왼팔에 단 네 발 뇌창을 발사했다. 뇌창투척작전은 처음으로 시연하는 일격인 것인가, 순식간에 발사한 뇌창의 창끝은 일제히 짐승 거인의 육피를 뚫어 내려 지크를 포위해 버렸다. 안쪽으로 파고든 뇌창들은 패배의 증거가 되기에도 충분한 것이, 지크는 모든 것이 끝장났다는 듯이 비명을 고래 질렀다. 뇌창 속, 폭심지를 붙잡는 심관이 터지는 그 짤막한 순간, 지크는 싸움의 최후를 맞이한다.
"으아아아아아아!!!!!!!!!!!!!!!!!!"
터질 듯이 쏟아져 나오는 비명과 함께 목덜미 밖으로 뇌창의 황누런 번갯불이 터져 나왔다. 목덜미의 육편들도 조각째로 분산되어 흩어졌다. 짐승 거인은 그 자신의 육신 속에서 마지막으로 주인이 지은 표정과 일치하게 원뿔처럼 끝이 날카로운 이빨들을 띤 입을 연 채 조용히 땅바닥에 넘어졌다. 누가 누구를 제압한 것을 기준으로 하자면 리바이의 판정승으로 끝난 상황이었다. 4연속이나 요격한 뇌창은 거인 안에 있는 알맹인간을 즉사시키지는 못했지만 살아 있지도 못하고 죽어 가는 한 명의 망자처럼 끔찍한 고통을 주기에는 치명도가 어마어마했다. 자, 뇌창난타 끝에 추격전이 막을 내렸다면 털북숭이부터 데려가야 할 차례겠지? 소멸의 첫 단계를 밟기 시작한 거인의 오른쪽 어깨 위에 착지한 후 리바이는 뇌창으로 뚫린 구멍 속에서 사람의 형체로 보이는 만신창이를 금발 머리카락째로 끌어당겼다. 아니 평범한 육신이라고 하기에는 그 형상은 묘사하자면, 이보다 더 불행한 최후의 말로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만큼 추악하고 끔찍할 수 있었다. 처음으로 시연해 보는 뇌창의 위력, 대상자를 살아 있지도 못하고, 죽지도 못하는 어중간한 중간상태로 몰아 넣는 사신의 위력에 리바이는 온 감각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 마치 초대형 거인의 안면 살갗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인간의 맨살을 이루는 외피 부분은 모조리 뜯겨 나갔으며 아랫이빨은 통째로 날아가버렸다. 두 발, 여덟 개의 발가락, 지탱하는 역할을 떠받치는 두 다리까지 하체를 이루는 모든 것은 괜찮았으며 정신 상태만 온전하다면 직립보행이라면 몰라도 손팔에 의지해 다리를 끌어 당기면 문제 없었다. 하반신보다도 가장 많은 피해를 입고 아수라장이 된 것은 상반신이었다. 가슴 속에 달린 심장이나 폐 등을 제외하면 소장과 대장, 췌장 등의 내장은 파손되어 말랑말랑한 고기육처럼 쏟아져 나왔으며 폐를 이루는 뼈가 훤히 드러나 보였다. 적어도 상황을 서술하는 관찰자의 눈으로서는 그렇게 묘사한다. 본능적으로 피하고 싶을 더러운 광경도 모자라서 코를 가리고 싶을 정도로 지독한 악취가 썩어 드러져 가는 내장 속에서 뿜어져 나와 후각을 흐렸다. 다른 사람보다도 유독 강한 결벽증에 또 다시 걸렸는지 리바이는 패배를 끌어당긴 공헌자임에도 몰골과 참상에 본능적인 역겨움을 느꼈다. 냉소적으로 바라보면서도 꼭 이렇게까지 꼴 더러운 결말이어야 했냐는 듯 구역질 나는 눈빛으로 감상했다. 어지간하면 벌써부터 콧구멍 두 개를 가리고 싶을 지경이었을지도 모른다. 예전에는 이 털북숭이의 동생이 다시 돌아왔을 때 마치 세상사에 초연해진 거지처럼 복장이 누추해지고 머리 관리도 부실해졌을 때도 역겨워 했다. 예거 형제라는 제어 대상들은 하나 같이 보잘것없었다. 앞으로도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간에 늘 만사와 직결되어 있는 예거 형제를 감시해야 할 터였다. 지크는 세 번씩이나 겪고 싶지 않았지만 또 다시 이렇게 끔찍한 고통으로 끝나야 했음에 무엇을 느끼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괴로워 하고 있는 걸까. 그는 아무 말도 남기지 않은 채 고통도 느끼지 못하는 표정으로 잠들어 있었다. 석양이 수평선 아래로 일몰하는 동안에는 깨어날 수 있었다.
"하.... 꼴이 이게 뭐야..... 털북숭이..... 증기 나는 땀내도 모자라 악취덩어리도 아니고, 흉물스럽기 짝이 없군..... 뭐...." "안심하라고. 당장은 죽이지는 않을 거니까....."
그래. 당장 죽이지 않는다는 건 곧 너는 일찌감치 사망할 예정이라는, 지크에게 있어서는 정말 터무니 없을 최후였다. 고독밖에 남지 않은 단 한 명의 병사장과 반죽은몸이 된 전사장은 침묵의 무대에서 조용히 퇴장했다. 퇴장하는 무대에서 털북숭이 거대 유인원의 육신은 증기에 이대로 지크는 히스토리아 프리츠가 잡아 먹든지 예거파를 협박하기 위한 인질로 이용될지 리바이가 옆에서 살벌한 눈빛을 띄우고 있으니까 그의 용도는 운명과 함께 다양해질 예정이다. 모두의 열의를 들썩이게 했던 리바이 아커만 vs 지크 예거(Inside. 짐승 거인)의 그랜드 매치는 잠시 어딘가로 사라진다. 그리고 이어지는 이야기는 미카사와 아르민의 고향인 시간시나 구. 845년에 마레 군부가 파견한 RAB 삼인방의 격습을 받아 월 마리아의 시간시나 구(월 마리아 말고도 세 구역의 구들이 있지만 시간시나 구가 한 번 함락당한 이상 다른 거인들이 그 구간으로 침범할 테니 함락은 맞다.)는 순식간에 마레 제국이 점거해 가서 그곳의 주민들은 이제 살아갈 터전을 잃었다. 끔찍한 잃음을 겪으면서 월 로제의 개척지에서 굶주림과 가난, 또 다시 거인에 의한 2차 침공 피해를 받으리라는 두려움과 불안감을 떨었다. 그러나 비극으로부터 5년 후가 지난 854년, 인류를 거인의 먹이로 만들려고자 했던 로드 레이스를 위시로 한 프리츠 왕가의 실정에 반기하는 왕정 쿠데타로 카를 프리츠로부터 이어지는 부전의 악순환을 끊어 내고, 그 여세를 몰아서 개발한 신기술들과 수백명의 희생도 각오한 혈투 끝의 혈투로 성공적으로 월 마리아 탈환전에서 마레의 전사들 갑옷 거인과 초대형 거인, 짐승 거인을 차례로 이길 수 있었다. 월 마리아를 기어코 엘디아 인들의 영지로 되돌려 놓았다는 조사병단의 승전보를 들었을 때야말로 사람들은 좋게 변화하는 세계 위로 비상하는 순간이었다. 승리를 토대로 섬 안의 또 다른 거인들을 구축시킬 수 있었던 무렵이면서 첫 눈이 내리기 시작한 겨울의 초엽, 한때 향수의 고향이었던 월 마리아로 이동한 시민들은 로제와 마리아 사이에 포장된 길을 넘어오면서(그 전에 조사병단 측이 지크의 투석 전술에 피해를 입은 조사병들과 에르빈 스미스 단장의 시신을 수습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시 한 번 고향의 모습을 마주볼 수 있었다. 돌아왔을 때에는 황폐로 가득한 만신창이 참상이었고 시간시나 구의 이곳저곳에는 짐승 거인의 투석으로 인해 집째로 무너지거나 참혹할 정도로 뜯겨 떨어진 지붕을 이루는 나무판들을 보고서 주민들을 절실하게 깨달았을 것이다. 아무리 세월에 의해 황폐화되었지만 역전의 용사들인 조사병단이 엘디아 인류의 수호와 발전, 비상에 간신히 도약하기 위해 험난한 곳에서 피와 살을 깎고 노력해 왔다는 증거였다. 조사병단과 가장 밀접한 후원 관계에 있는 리브스 상회의 회장 플레겔 리브스가 회원들을 이끌고 월 마리아가 이전과 같은 번창과 활기에 이를 수 있도록 적극적인 사업을 한 덕분에 854년의 오늘날은 850년의 '그 날' 이전으로 돌아갔지만 의용병들이 제공한 마레의 통신 및 전자 기술들로 한층 발전된 생활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들의 삶이 다시금 퓽요로워질 수 있었던 것은 결정적으로 조사병단과 조사병단을 총지휘한 주축들이었지만 어떤 사람들은 거인의 힘을 가진 에렌 예거야말로 풍요의 근거라고 보기도 했다. 특히 시간시나 구의 생존자 주민들은 고향의 영웅이 된 에렌을 고향의 자랑이자 명물, 나아가 엘디아 인류의 영웅이자 새로운 황제감으로 점치고 있었다. 그러나 너무 지나친 광신이라고 우려될 수 있는 존경이라고 할 수 있었다. 다음과 같이 일어날 사건을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시간시나 구, 에렌 예거파가 향해 가고 있는 주요한 장소이자 훗날 공간적으로 결말에 이르는 과정에서는 가장 중차대한 핵심역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되는, 누군가가 말하기를, "시작의 땅(始まりの地/Hajimari no chi)". 월 마리아가 또 다시 낙원도의 엘디아 인류의 곁으로 돌아왔을 때 시민들의 입주도 허가되고 리브스 상회를 시작으로 다른 상회들과 후원자들의 협력에 따라 재건 사업을 한 지 4년 만에 주민들이 마음 놓고 생활을 누릴 수 있는 도시가 되었다. 시간시나 구의 한 구석에는 유난히 두드러질 정도로 파여진 구멍이 솟아나 있었는데 그건 베르톨트 후버가 전사로서의 결의를 다잡고 초대형 거인으로 변했을 때 형성된 구조물이었다. 사전 조사를 통해서 사람들은 그 구멍이 초대형 거인의 폭발의 여파로 발생한 결과물이라는 걸 알고 있을 터인데 엘디아의 역사에 가장 길이 남을 가치로 빛나는 가장 격렬하고, 웅장했던 전투가 얼마나 치열하고 험난했는지를 말해 주는 만큼 제법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을 것이다. 한 편, 시간시나 구가 재건됨에 따라서 임시적으로 최남단 구역의 새로운 역할을 전담했던 트로스트 구의 훈련병단 남부 사단도 도로 있어야 할 곳인 시간시나 구로 이전했다.
시간시나 구의 구장이 총임하는 구청 앞에 있는 새로운 남부 훈련소로 추정되는 건물의 옥상에서, 월 마리아 탈환전 승리의 주인공들인 104기 조사병단, 본의 아니게 적국에서 온 재외 엘디아계 동포면서 이중첩자들인 아니와 라이너, 베르톨트를 아군들을 대표할 미래의 인재로서 배출시킨 공적으로 교육자로서도 성공적인 빛을 일깨운 교육자이나 다름 없는 키스 샤디스 훈련병단 남부 사단장은 오늘도 군기를 강경하게 채 잡는 기세로 새로운 시대의 거름이 될 청소년들은 훈육한다. 그는 스스로를 "다세대의 아이들을 올바른 지휘로 이끌어야 할 뿐인, 역사의 방관자"로 취급하고 있다. 그래서 훈련병들에 대한 혹독한 훈련 교습을 제외하고는 파라디 섬에 발생하는 내정이 심각하게 눈에 띌 만큼 눈요깃거리로 작용해도 교관으로서의 임무에만 몰중했다. 심지어 한때 감탄을 베푼 제자이자 어엿한 병사로 승승장구하는 줄만 알았던 에렌이 병단을 탈영하고 하룻밤 사이에 적국으로 단독 출국해서 국가적인 비상 사태를 일으켜서 탈옥했다는 대대적인 헤드라인을 목격해도 놀랄지언정 개입할 이유는 없었다. 탈옥에 잇따라 병단이 대대적으로 테러리스트로 선전한 "반 병단 테러 공작 조직" 예거파의 출현, 그들의 출현으로 엘디아 국 군부의 총통이자 우두머리 다리우스 작클리(Darius Zackly) 총통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만큼은 경각심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샤디스는 훈련병들을 여느 때보다도 평상시 대로, 보다 엄격하게 훈련했다."제군들, 알다시피.... 작클리 총통이 살해당한 지금 병단과 벽 안은 지금 불안정한 정세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이 시국은 너희 훈련병들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109기 훈련병단은 예정 대로 거인 습격 시의 시간시나 구 방위 훈련을 실시하도록 하겠다. 알겠나!?""ㅇ,ㅕ 예!" 바로 맨눈 앞에 있는 훈련병이 놀라서 말더듬이할 것만 같은 땀범벅이 얼굴로 즉답했다. 하지만 109기수의 훈련병단의 얼굴 면면은 샤디스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만 했고, 오히려 총통의 죽음 따위가 아닌 샤디스 자체가 문제라고 뒷담화한다. 샤디스 교관은 이미 새로운 시대에게 버림 받은 가장 답답하고 불만스러울 퇴물이었다. 뭐하러 우리들은 이 따위 쓸모 있을 수 없는 교관의 비위를 일일이 맞추어 주어야 하는 것인가? 당장이라도 동기를 확실하게 부여 받으면 훈련병들은 반기를 들고팠다. 추측컨대 이러한 반 샤디스 성향은 에렌 예거를 옹호하고 어려서부터 영웅처럼 우상화해 온 시간시나 구 출신 혹은 거주하는 병사들 사이에서도 눈에 잘 띄는 듯하다.
"저 교관 말인데, 정세가 불안하다는 주제에 새삼스럽게 뭐 하러 거인의 목덜미를 베는 훈련을 하자는 거지? 이제 거인이라면 조사병단이 모두 구축했으니까 죽일 필요도 없잖아?"
"내 말이 그 말이야. 이제부터는 거인이 아니라 인간을 상대로 싸워야 할 판국인데 아직도 저런 황소고집을 부리고 있어. "
"아버지가 언젠가 나한테 이렇게 말씀하시더라. 이제 입체기동장치를 실전 병기로 하는 훈련은 접고, 신식 총화기를 도입해서 파라디 섬의 군부 체제를 "엘디아군(the Eldian Army)"으로 개편시켜야 한다고."
"시대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는 샤디스는 이제 뒤쳐진 퇴물밖에 뭐가 되겠어?"
성심껏 정직해 보이는 "예, 샤디스 교관."도 어디까지나 비위 맞추기에나 어울릴 법했다. 일동의 불만을 대표하는 건지, 안경을 끼고 있는 한 남자 병사가 끼어들듯이 말했다."불안해지는 엘디아 국을 이끌어 갈 희망이라면 따로 있어. 예거파가 우리나라의 실권을 쥐는 거지."앞에 있는 세 명의 훈련병들은 그 말에 대놓고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냉큼 주의를 주며 땀을 흘렸다. 안 그래도 예거파는 병단에게 있어서 내부의 적이자 공공의 적으로 낙인을 찍히고 수배당하고 있는 와중인데 자칫하면 스스로의 신변을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야, 슬루마! 너 말 조심해. 거기까지 다 들리면 책임을 어떻게 지려고!? 위험분자로서 감옥에 들어가고 싶어?"스루마는 꺼리낌이 없었다. 그의 한 마디가 파라디 섬의 국민들의 여론을 얘기한다.
"그래도 다들 그렇게 생각하잖아?""대부분의 국민들은 에렌 예거가 엘디아의 황제가 되어야 한다고 여기고 있어."
스루마가 주의하지도 않아도 되는 게 키스는 저 멀리서 훈련병들의 불만스러운, 반발의 목소리를 선명하게 귀 기울임을 가한다. 이미 다 듣고 있는 것만으로 위험분자의 씨앗이 될 사람을 경계하고 있었음에도 무능하다는 건 옳다는 체념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은근히 수군거리는 일동을 두고 키스는 위축되었다. 정말이지, 키스는 성별과 나이(여남노소)를 가리지 않고 능력이 의지에 미치지 못하는 인간상이라서 저런 길을 따라나서는 거라면 상관으로서 최대한 견제해야 할 판이 아닐까? 비판의 형태가 뒷담화라고 해도 감각이 현저히 민감한 상관이 듣는다면 더더욱 입단속이 필요할 수도 있으니까. 그럴 수 있었던 그 때, 누군가가 훈련병단 남부 지부로 찾아 왔다. 하지만 안심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키스 샤디스에게 있어서는 이제 껄끄러울 옛 제자들이 예거파의 이름으로 남부 병단 지부를 손수 점거한 것이다.샤디스는 손님 있는 뒤를 돌아보더니 가장 익숙한 얼굴들과 재회했다. 손목이 밧줄에 묶인 한지 조에 조사병단 단장과 104기와 105기 ~ 108기를 졸업한 병사들이 소총을 등에 맨 무장병들로써 오고 있었다. 필자의 생각이지만 아마도 왕정 쿠데타가 끝난 직후 그리샤 예거의 벽 내 인생의 시작과 끝을 전부 목격한 지인으로서 알고 있는 모든 비밀들을 말해 줄 때 이후로는 만나지 못한 것 같다. "누구냐!?.... 아니, 한지?"한지는 여유가 없어 인질로 잡혀 있어 인사할 수가 없었다. 플로흐가 대신 인사했다. 하지만 그 인사는 상관이자 교관을 향한 최소한 예의와 존중이 담겨져 있기보다는 거슬린다는 듯이 조롱하는 어투였다."오랜만입니다. 샤디스 교관님. 갑자기 들이닥쳐서 놀랄 거라는 건 충분히 알겠지만 이제부터 시간시나 구의 병단 지부는 저희가 점거해 가겠습니다... 병단과 언론에서는 저흴 예거파?라고 부르던데... 이제 이 구역은 저희들의 관할이라는 것이죠."샤디스는 분수도 모르고 하극상을 펼치는 플로흐의 행동에 모욕감을 느꼈을 거다. 거기다가 병정권 전체를 적으로 돌려 시국을 혼란스럽게 만들어 마음 놓고 신뢰할 수 없는 위험분자들이라 . 그리고, 얌전히 플로흐의 강압이고 협박이고 넘어가지 않았다.
"개소리 집어쳐라, 플로흐. 총구라도 들이대지 않는 한 너희 같은 찔찔이들은 아무도 상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면 그게 정답이다.""탕!"
총음이 터지고, 소총구에서 튀어나온 총탄이 키스 샤디스의 오른다리 밑으로 떨어졌다. 총구를 들이대는 걸 넘어서 총을 쏘고 있습니다. 여러분. 완전히 대화고 협상이고 인정사정없네요. 세계적인 차별과 탄압 속에 시달리며 인권이 최악을 찍는 특정한 종족의 해방을 일으키는 반사회적인 무장단체에다가 무력행사도 서슴지 않고 대화도 안 먹히는 모습은 마치 진격의 거인에 있을 법한 벽오동 나무(あおぎりのき, 아오기리 나무). 때마침 아오기리 나무의 제가 제일 싫어하는 미화 캐릭터인 키리시마 아야똥의 배우도 에렌의 배우와 같습니다. 자신들을 차별하고 억압하려는 자들에게 생각이 강경하고 호전적이며 갑자기 뜻이 안 맞는 동료들을 일방적으로 떠나 놓고서는 112화에 레스토랑(도쿄 구울에는 ANTEIKU 카페)를 점거해서 가족이나 다름 없던 옛 동료 미카사에게 폭언을 날리고 아르민을 모욕하고 구타하고 상관과 동료들을 일방적으로 납치, 감금하는 것(도쿄 구울에서는 키리시마 토우카. 자기 형을 폭행한 개쓰레기 조폭 양아치 같으니. 아무리 회개하고 차별당한 상처가 있다고 해도 내가 아야똥을절대로 용서할 수 없고 죽여야 하는 이유.)도 똑같습니다. 아무튼 자신의 상관을 아무렇지도 않게 잔인하게 폭행하고 쏘려고 했는데도 플록은 반성 없이 오히려 맞았어야 했다는 듯이 아쉬워 한다. 살인까지는 아니었지만 분명한 상해미수였고 훈련병들은 긴장된 기류에 하나 같이 겁을 먹을지 모른다. 근데 스루마처럼 존경하는 이라면....
"빗맞혀서 아깝다.... 총탄을 다리 밑에다가 박아 놓았으면 말을 듣게 하는 건데..... "어린 병사들의 반 병단 행위에 샤디스는 위험한 상황임을 인지하고 얼른 진정시키려 한다.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거지!?"
"간략하게 말씀드리자면, 이제 당신 같은 퇴물이 끼어들 일 없는 얘기입니다. 이제부터는 고집스럽기만 하고 구시대에만 처박혀 있는 꼬장꼬장한 노인네는 필요 없는 시대."
샤디스는 뒷담화를 노골적인 모욕으로 바꿔 풀은 말을 그대로 들이받은 격.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무기로 협박당한 것 때문에 듣고도 화를 내거나 반발을 안 하네요. 플로흐는 샤디스 같은 건 신경 쓰지도 않고 연설자의 마이크를 가로채는 것처럼 후배들인 훈련병들에게 일장연설을 한다."제군들이여! 이제 너희의 시대가 왔다!""우리 예거파는 현재 멸망의 위기에 직면한 엘디아를 구하기 위해 심장을 바치고 맹세했다! 그건 구질구질한 병단 조직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 섬 안에 있는 민간인들을 위해! 시대에 뒤쳐진 퇴물병단에 종속되기만 해서는 아무 것도 못하고 섬 바깥의 적들에게 유린당할 뿐이다!""묻겠다! 너희는 어느 쪽이지!? 우리 엘디아의 구세주, 영도자 에렌 예거와 함께 미래를 이끌어 갈 자들인가? 아니면 이 구태의연한 키스 샤디스하고 함께 케케묵은 악습과 함께 영영 매장될 것인가!?루이제나 빔, 홀거 등은 대강 105기 ~ 108기 훈련병단 출신이라는 거네. 플로흐는 파울 요제프 괴벨스처럼 109기 훈련병단의 현 체제에 대한 불만을 당당히 선동하고 유혹해 온다. 태평하게 적과의 평화를 추구하다가 막상 전쟁이 오자 방황하는 구세대의 유물인 조사병단도 주둔병단이나 헌병단도 아닌 다른 루트를 타서 예거파로 들어오라는 입단 권유. 적에 대한 원한과 복수심에 절여 협박이든 납치든 감금이든 살인이든 민간인 학살이든 어떤 형태의 폭력도 무력행사도 불사할 수 있고 사상에 반하기라도 하면 예전의 동료라도 쏴 죽일 수 있는 극단적인 민족우월주의자지만 유능한 홍보와 선동가처럼 보인다. 다른 109기 남부생들이 우물쭈물하던 나이 스루마와 그의 친구들로 보이는 훈련병들은 오히려 입단 제의에 기뻐하며
"엘디아의 미래를 위해 심장을 바치겠습니다!"
"절 예거파로 들여보내 주십시오!"
라고 왼쪽 가슴팍에 손을 뻗습니다. 그러자 지켜보기만 했던 훈련병들도 하나 둘씩 편을 정하기 시작한다. "좋다! 그럼 너희의 각오를 우리에게 증명해라! 눈앞에 있는 샤디스 교관이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두들겨 패라!" 스루마를 시작해서 훈련병들은 차례 대로 기가 막혔다. 플록 본인이 아니라 에렌의 명령이라면 나라도 충격을 먹겠다. 교관이 무능불만은 가득했지만 예거파로 들어오기 위한 통과 의례라는 이유로 사람을 죽일 듯이 폭행하라니, 상상 이상의 강요였다. "예?" "샤디쓰레기야말로 우리가 도태해야 할 악습의 총체! 숙정해라! 그러지 못하면 모두 감옥에 집어 넣겠다!"
기가 막힌 한지는 더 이상 입을 다물고 있지는 않았다. 시간시나 구 병단 지부를 장악하려는 것도 모자라 109기만이 아니라 110기, 112기, n기의 훈련병들을 모조리 이런 잔인한 방법으로 선동하고 강요하고 있고, 악순환이 뻗는 걸 방관만 할 수는 없었다.
"플록!, 적당히 해! 멍청한 짓 하지 마!"
하지만 단장의 부하도 아닌 플록이 무슨 이유로 한지의 외침에 귀 기울일까. 하지만 키스는 되려 만류하려는 듯이 한지에게 손을 뻗었다.
"괜찮다.... 한지...." "햇병아리들이 몇 명 덤벼 봤자 상대도 안 되니까."
그 말과 함께 최대한 각오를 끌어 모은 표정은 자신을 구타해야 하는 모든 훈련병들을 향한 도발이었다. 그는 수십 개의 주먹들과 발들을 기꺼이 환영하고 받아들였다. 실체는 플록의 협박 대로 하지 않을 경우 감옥으로 연행될 위기에 처한 훈련병들을 구하기 위해 상관이자 교관인 자신이 스스로를 희생했다. 목적을 알았을까 몰랐을까. 결국 훈련병 전원은 일제히 마음을 다잡지만 주저함을 버리지 못한 채 플록이 하라는 대로 샤디스가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두들겨 팼다. 제대로 직립하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게 하려면 코에서 나오는 핏자국이 선명해야 하는 것은 물론, 이빨도 부러지게 해서 처참한 망태로 만들어야 하겠지. 훈련병들을 구하려고 했던 샤디스의 희생과 구타당하는 피해자를 연출시키기 위한 연기력도 한 몫했을 것이다. 샤디스는 만신창이가 되었다. 처참하게 쓰러지고 버려져 버린 그를 훈련병들은 말 없이만 내려다 보았다. 플록은 몹시 기뻐하며 훈련병 전원의 입단을 환영했다. 예거파로 들어가게 생겼지만 감옥에는 들어가지 않게 되었다. 감옥에는 들어가서 인생을 한 순간에 망가뜨릴 수는 없으니까 싫더라도 상관을 억지로 패야만 한다. 결국에는 상관의 도발에 따라 갈등하는 와중에도 폭행을 연타했다.
"잘 했다. 그래야 예거파지! 너희 전원의 입단을 환영한다."
플록은 이제 얌전히 한지에게
"자, 이제 지크가 있는 구류지로 저흴 안내해 주시죠, 한지 씨."
라고 여러 마디를 강조해 놓고는 훈련병들을 향해 이쪽으로 따라오라고 지시했다.신세대의 예거파 일원들을 환영한 플록의 칭찬을 마지막으로 샤디스는 쓰러져 있는 그대로 옥상에 남겨졌다. 한지는 슬퍼졌다. 이건 단지 훈련병들의 통과의례도 아니니까 한지 자신을 겨냥한 무언의 경고이며 협박이기도 했다. 언제 한 번 두 번 다시는 존경할 일이 없을 거라고 다짐했던 샤디스를 보고서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고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대가로 사람들에게 처참하게 버려지고, 비웃음을 당해야 하나. 한지는 이걸로 자신이 가장 싫어하고 매몰차게 비난했던 중앙 헌병단 간부 젤 사네스만이 아니라 샤디스의 처지와 사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자신도 언젠가 무능하다는 이유만으로 부하들로부터 저런 식으로 모두에게 버림 받고 끝날 수 있으니까. 한지 옆에는 언제나 한 팀 한 콤비처럼 붙어 다니던 친구인 오니안코폰마저 행방불명된 상태. 마땅한 계책을 두지 않거나 포기하지 않는 한에는 한지는 지크와 리바이가 있을 장소를 실토해야 할 것이다. 한지는 그래도 불의가 닥칠지라도 10점짜리 지혜를 굽히지 않으니까 최선을 다해 묘안을 세울 것 같다는 예조가 느껴진다..
이제 짤막한 104기 조사병단과 사샤 블라우스의 가족들의 행보를 보자. 이들은 지금 시간시나 구 병단 지부에 있는 영창에 수감되어 있는 상태. 낙원도 파라디 섬 안팎을 뒷몰래 쥐락펴락하고 있었던 지크의 보이지 않는 포효와 손에 거의 근접해질 수 있었지만 뒤늦게도 겨우겨우 세운 성과와 무색하게 예거파에게 납치당해 아무 것도 못한 채로 구금되었다. 사샤 블라우스의 어머니와 아버지, 카야, 그리고 세 아이들은 지금 다 같이 소풍 전용 테이블에 모여 앉아 있다. 104기 조사병단의 모습은 왜인지 멤버 한 명의 일방적인 탈주와 비행을 시작으로 점점 돌이킬 수 없는 분열의 가도를 걷고 있는 록 밴드의 암울한 현실을 보는 것 같다. 키스 샤디스가 플록의 강요로 인해 잔인하게 폭행당한다는 걸 알게 될까? 특히 미카사가 자유의 날개가 그려진 조사병단의 군복을 등에 보이고 홀로 어떤 표정도 보이지 않은 채 서고 있는 모습이 의미심장하다. 미카사의 표정이 안 보여서 그가 어떤 심정인지 정확히 파악할 수 없지만 꿈도 희망도 없는 소리 없는 슬픔이거나 버림 받고 모욕을 받은 충격과 자신의 가치관으로 갈등하며 고뇌하는 표정일 것 같다. 이제 미카사는 자신이 가야 하는 확고한 길을 열어 나가야 한다는 것만이 명확하게 예고되었음을 알 수 있다. 아르민은 저번 112화에 코피를 닦아 얼굴 정리가 깔끔해졌지만 걱정스러운 눈길로 미카사를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이번 사태의 주축이 되는 에렌 예거는 시간시나 구의 병단 지부에서 지금 차분하고 생각에 침잠하는 듯한 눈길로 시간시나 구의 풍경을 내려다 보고 있다. 아니면 샤디스가 구타당하는 정황을 지켜보면서 무슨 생각에 잠겨 있을까? 내가 생각하기에는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한에는 에렌은 파라디 - 엘디아의 자유보다도 특히 자신의 자유를 보다 우선시하고 있으며 이제는 자신이 쓸모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설령 그 사람이 아버지와 친분을 유지했던 샤디스 교관이라 하더라도 인정사정 봐 주지 않고 제거해 버리는 등 주체적인 사상에 미친 독재자로서의 면을 확고히 굳혀 가고 있다고 본다. 에렌은 샤디스로부터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듣고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특별하다는 망상에 잠겨 있으면 위험하다."는 교훈을 얻었지만 "나는 자유야. 내가 무슨 짓을 저지르든 간에 그건 모두 내 순수하고 의심할 여지 없이 확고한 자유가 선택한 일들이지. "라는 뉘앙스가 완전 정 반대인 오만한 말이나 꺼내고 있는 걸 봐서는 이제는 샤디스조차 조롱하게 되었을 정도로 오만해진 게 아닐까. 아니면 에렌이 아니라 그의 뇌를 잠식한 자아(에렌 크루거.)가 내려다보고 있을지 모르지만 나중에야 진실을 알아야 할 것 같다.
2. 그런데 가비 브라운과 팔코 그라이스는 어딨는 걸까!? 감방에서 이들의 모습이 단 한 장면도 나오지 않았잖아!? 혹시 가비는 에렌이 있는 동일한 방에 있는 거 아닌가. 팔코는 지금쯤이면 다른 예거파 병사들에게 간호를 받고 있을 것 같고, 가비는 왜인지 에렌에 의해 따로 불려져서 대화를 나눌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가비와 팔코 두 사람 둥 한 사람이 에렌의 직속 후계자로 발탁된 게 아닌가 하고 추측을 적어 둔다. 1년 전만 해도 '땅 고르기와 세계의 멸망'에 주저감을 품고, 동료들의 안위를 소중히 여기던 에렌이 말한 후계자 떡밥도 해결되지 않을까?나는 최애인 가비 브라운(Gabi Braun/ガビ☆ブラウン)이 에렌의 새로운 후계자로 낙점되었다고 믿어 본다. 가비는 에렌은 자신을 굉장히 닮았으며 행동거지도 사상도 실천 방식도 저돌적이고 목적으로 인식한 바를 실현하기 위해서라면 확고한 각오를 지닌 인재인 가비가 가장 증오하던 원수 놈들을 몰살하겠다는 무모한 심산만으로 비행선 안까지 날아오르려 했고 직접적으로 원수가 된 사샤를 살해하기까지 했다. 캐릭터를 이루는 면면 자체가 "태어나서 자란 고향이 마레로 바뀌었을 뿐인 에렌"이다. 비정한 결단을 내릴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과 멈출 줄 몰라 잔혹한 살육마처럼 보일 수 있는 투쟁 정신은 예거파가 지향하는 인간상, 대부분의 파라디 섬 주민들이 원하는 리더상과도 부합한데, 에렌은 이것을 꿰뚫어 보고 "가비는 나를 닮았다."는 이유로 후계자 교육시키려는 것. 그럼, 굳이 놔 두고 가거나 무시할 수도 있었던 가비를 특별히 데려가려 하는 것도, 가비가 104기 조사병단과 사샤 블라우스 가족들과는 달리 감옥에 없는 것도 에렌이 가비를 선택했기 때문이라는 말이 된다. 다음글에 자세히 보충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이번 화의 시작과 최후를 장식한 진격의 거인 사상 최강의 원수 콤비(.......)인 리바이 아커만과 지크 예거. 일단 2부라고 할 수 있는 마레 편에서는 지크가 에렌이 맡아야 했던 "감시당하고 보호 받으며 영원히 고통 받는 피해자와 피보호자 역할"을 참으로 보기 괴롭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착실히 수행하고 있다. 내일을 맞이하려는 황혼이 푸른 하늘을 누렇게 물들이는 동안에는 두 마리의 말들이 이끄는 짐수레 마차 위. 그 자는 그 마차 위에서 눈을 떴다. 정작 눈을 뜰 때는 분위기와 달리 모든 감각이 불편하기 그지없었지만. "으윽............" 얼마 지나지 않아 주황노랑빛의 누런 노을이 황혼을 이룰 무렵 지크 예거는 희미해진 의식을 딛고 눈을 떴다. 리바이는 지크가 깨어난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고는 툭 던지는 듯한 껄렁한 말투로 물었다.
"이제야 눈을 떴나?"
아아아아..... 전투는 또 다시 실패로 끝나 버리고 나는 다시 인질인 몸이다. 부하 병사들을 마지막 수단으로나마 이용해서 탈출한 것도 끝내 처참한 허사로 돌아와버렸다. 허사의 뒷일은 에렌에게 이를 수 있는 길로부터 멀어져 버렸고 깨어났다고 해도 매의 눈은 바늘을 쏠 준비를 언제든지 하고 있는 만큼 뇌창사만으로는 끝나지 않을 보다 저주 받을 죽음의 징후는 뚜렷해졌다. 지크는 고개를 일으키려 조금씩 제 몸을 꿈틀거렸다. 최후의 최후까지 포기하지 않으려는 발악과도 같을까. 리바이는 손을 들이밀며 경고했다.
오늘도 오늘도 내일도 내일이다! 진격의 거인 제103화 《 103화: 포악(暴悪) 》! 어제와 동등한 그리운 느낌만을 분출하고 난사하던 일월전(一月前)만 해도 1,000여 명의 분들이 내나가 쓴 글을 읽고 간 추억들이 되살아나는데 이번에도 필력이 제 희망에 샛줄차게 부응해 줄지가 수수께끼입니다. 필력이 달필을 완성하기까지의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참아 주셨으면 하는 사람들은 인내심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리바이는 고뇌보다도 피할 수 없는 거인들의 습격에 대응해야만 하는 극한에 맞닥뜨렸다.
"와인이라고!?"
지크 예거는 부하들을 거인화시키기 직전 그토록 마시고 싶었던 와인이 다 떨어졌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리바이는 마시지는 않았지만 부하병들이 너무나 먹고 싶어 해서 힘든 경로를 통해 구해 낸 최고로 담백한 희귀음료를 보고서도 리바이는 음미하고자 하는 욕구보다도 임무에 집중하는 데에도 어울리지 않은 음료에 거부감을 느꼈다.
"임무 중에 와인이라고? 지금은 술을 마실 정도로 시간이 한가하지도 않잖아?"
한 달 전에 물자 공급원을 맡은 부하들이 짐수레차로 운반해 온 화려한 와인들. 부하들은 리바이와 다르게 반색으로 통일된 표정이었다. 부하들 중 대량의 와인들을 박스에 넣고 가져 온 한 부하는 까탈스러운 상관이 자칫 반대라도 하는 것이 두려워서 최대한의 설득력이랍시고 가치를 이야기했다.
"병장님! 이건 그냥 와인인 게 아니라 헌병단 놈들만 입구멍을 채울 수 있는 희소한 마레산 와인이란 말이라구요!"
"맞쇼, 맞쇼! 이렇게 파릇파릇한 조사병들이 힘들게 손을 써서 구해 낸 와인인데 세계 유일의 희소 가치를 쉽게 포기할 수야 있으세요? 그래도 조금은 맛을 봐야...."
대륙에서 직접 발을 붙이고 건너 온 와인을 향한 호기심에 들떠 있던 병사들이었지만 리바이가 생각하는 가장 효율적인 기호 식품이라면 따로 있었다.
"와인을 대체할 거리라면 리브스 상회가 제공한 홍차(紅茶)가 있잖아?"
조사병사장:홍차파 VS 휘하병단: 마레산 와인파(........)
"아..... 참 병장니이이이임!"
"제발요..... 앞으로수개월은 숲 속에서 지내야 할 판국인데요....."라고 사소한 항의를 벌이는 병사들은 겨우 획득한 기회에 아쉬워 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일행진의 절망적인 표정을 그냥 방관하기가 꺼림칙했던 리바이가 체념이 깃든 한 숨을 내쉬며 심정을 바꾸었기 때문에 항의는 성공으로 끝났다. 부하들은 모두 와인을 선택한 리바이에게 환호했다. 한 달 전에는, 1개월째인 이후인 지금까지만. 와인의 담백한 향기와 취기 속에서 낙을 즐기던 병사들의 환호소리는 어느 틈엔가 인육에 미쳐 버려 있었다. 리바이는 저주 받을 선택이 일으킨 인과에, 분노에, 또 다시 자신이 내몰고 만 죽음에 고뇌에 이를 악물었다. 돌이킬 수 없는 결과는 더할 나위 없이 잔인했고 끔찍했지만 그 결과를 초래한 것이 결국 자신의 선택이라는 것을 리바이는 또 다시 직면해야 했다. 죄책하는 신음소리만이 고뇌에 잠겨진 모든 것을 알렸다.
"이런.... 젠장!!!!!!!!!!!"
여태까지 냉철한 눈동자와 판단력, 직립사고하는 인간처럼 냉정한 활약으로만 초지일관해 온 병사장이 이런 정도로 감정이 격렬해질 수 있는지 나는 정말 혼이 날뛰기 시작했다. 이제 생명을 걸고서라도 일편단심 혈혈단신 섬겨야 하는 주군이 사라지면서 주군의 의지를 계승으로 실천하겠다는 마음만 잔존한 채로 현실과 고독의 균형을 맞추어 가던 리바이가 자신의 부하들마저 잃어 상실감에 인간혼마저 잃어 버렸을 정도로 몰려 있다. 게다가 104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조사병단과 105기 ~ 108기 조사병들은 일제히 에렌을 광신하면서 예거파의 새로운 일각으로서 세대 개편이 되었고 더 이상 한지의 부하도 리바이의 부하도 아니게 되었는데 이제부터는 거인이 된 부하들만이 아니라 예거파로 흡수된 조사병단의 탈퇴 인원들과도 싸울 수 있는 처지가 되었다.리바이는 있는 전장마다 동료들을 이끌고 적과의 치열한 싸움 속에서도 자신의 힘으로도 동료들을 살리고 싶지만 스스로가 내리는 선택지들은 하나 같이 바라던 방향 대로 이루어지는 일은 거의 없었다.
쿠헬 아커만(Kuchel Ackerman)과 함께 매음굴에서 불치의 주림 속에서 허덕인 끝에 살다가 삼촌이자 쿠헬의 형제인 한낱 불량한 건달량아처럼 근근이 살아가던 지하도시부터 에르빈 스미스와 만나서 지금 병사장이 되고병사장으로서 자신을 존경하는 수많은 부하들을 이끌게 되고부터. 삼촌이자 스승이면서 또한 제거해야 하는 적으로 만나게 된 케니와 만나면서까지. 결과는 한결같았다. 쿠헬은 극빈한 형편으로는 치료할 수 없는 불치병에 넘어져 쓸쓸한 죽음을 맞았고, 이자벨 마그놀리아(Isabel Magnolia)와 파를런 처치(Farlan Church)는 돌진해 오는 엘디아의 동포 거인들에 잡아 먹혔다. 이자벨과 파를런 이래 새로운 동료들이 되어 준 리바이 반 병사들은 모두 죽었으며 케니는 수정동굴에서 거인으로 변신해 버린 로드 라이스로 무너져 내리는 동굴 암석의 열기를 버티지 못한 채 참혹하게 세상을 떠나고,
거인으로 변이한 부하들은 이제까지 상대해 온 무지성 거인들하고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재빠른 속력으로 나무 위를 기어올랐다.
투쟁 중인 인간으로서는 표현을 위한 표현을 하자면 그 거인들도 입체기동장치에 빙의당해 있었던 것이다. 빙의일 수도 있고 일체화되었을 수도 있지. 지크가 일부러 치밀한 강수를 두어 인간으로서의 시절 동안 훈련하고 익혀 둔 입체기동기술이 거인이 되어서는 거인도 할 수 있는 일체의 본능이 되어 전투 수단이 되었던 것이 바로 현 상황의 강론이라 할 수 있었다.
"와인 속에 지크의 척수액이 있었나!? 언제부터 넣은 거지? 전신이 경직된다는 전조는 모두 거짓말이었나? 심각해. 너무 빨라! 움직임도 차원이 달라! 지크가 강화시킨 건가!?"
제때에 입체기동장치 속의 빙폭석 가스를 분출시켜 공중으로 날아올라왔지만 곧 안심은 차릴 겨를도 없다는 듯 10m짜리 거인이 공중돌진했다. 날렵하고 파고들 만한 기동 리바이도 삼십여 마리의 10m 거인들도 양측 리바이는 조금만 더 긴 후회의 여유도 없이 기습에 걸려질 뻔했다. 참나무의 거다란 줄기통을 향해 거인이 포옹을 빙자한 기습을 했다. 리바이는 조작장치를 눌러 잽싸게 오른쪽으로 회피기동을 했다. 끝내 버리지 못한 동료애마저 리바이를 몰아세울 수는 없었다. 지금 소유에 쥐고 있는 뇌창(雷槍, Thunderspear)이라면 단숨에 해치울 수도 있었겠다. 리바이는 회피 후부터 칼집에서 쇠죽검을 꺼내 거칠게 날아드는 거인의 왼손가락을 토막냈다. 1초도 아깝지 않게 최후의 회전 절단된 사지를 회복할 가능성마저 원천 차단시킬 위기를 순식간에 돌파했지만 거리를 좁히고 보니 리바이는 용인될 수 없는 감정을 겪었다. 그 얼굴은 동고동락해 온 상관이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부하의 얼굴은 거인이 된 후에도 이목구비가 선명했다. 간신히 승리한 만신창이의 모습으로 에렌이 9개월 만에 파라디 섬으로 돌아오고 처벌을 받을 때 감시의 역할을 맡고 물자와 정보의 제공을 맡은 병사였다. 소통할 수 없는 존재라도 누군지는, 누구였는지는 알아볼 수 있는다면 일말의 의사소통도 나눌 수 있는 건가? 가능하다는 가능성 없는 희망이 있었을까, 리바이는 들을 수 있으면 대답해 달라는 듯한 목소리로 인간의 이름을 외쳐 보았다.
"바리스....!!"
작아보도록 외치는 리바이의 최소한의 애원조차도 잡아 먹힐 위기로 끝난 것이었고, 바리스는 응답의 가망도 없이 냅다 입을 열어젖혔다. 바리스는 본능도 육체도 이미 인간이라고 할 수 있는 조그마한 조그만한 알맹렬을 쫓아갈 뿐인, 특별히 잡아 먹어야 하는 눈앞의 지크를 먹이지만 않는다면, 그대로 순종하기만 하는 포식동물이나 매한가지였다. 지금조차도 월마탈 전투 때와 마찬가지로 아홉 식인의 여유도 없었다. 바리스뿐만이 아니라 지금 눈앞에 있는 숲 속의 유일한 대림알맹이를 잡아 먹으려는 입들, 알맹이를 잘게도록 부숴버릴 이빨들이 격렬한 공세가 되어 물어뜯으려 하고 있었다. 모든 입들의 한가운데에는 일제히 리바이만을 노리고 돌진하려 들었다. 리바이는 부하들의 공중으로 떠오르는 체념의 소용돌이를 빗겨야만 한다. 더 이상 인간이 아니게 되고 한 명의 프리츠 황족민의 하수물로서 남아 있으라는 명령은 좌표라는 시공간을 아우르는 교차로를 초월해 리바이마저 쓸어 먹으려 한다. 체념, 그 끝에 단단히 새겨 품은 자조와 공허함과 함께 눈을 질긋이 감았다.
(제가 쓴 오리지널 독백입니다.)"그래.... 다들 입만 열고 있을 뿐이고 어떤 말도 하지 않아.... 돌아올 수 없는 길로 내몰리고 말았지. 언제까지 후회하지 않고 나아갈 수 있을까.... 복잡하다.... 하지만 너희들을 편안하게 쉬게 해야 해. 내가 죽는 날이 보이는 그 날까지.... 난 너희들을 내 손으로 잠들게 해야 하고 저 추악한 쓰레기부터 살려 두지 않으면"
그런 말들이 머리 위를 달리면서 칼날갯짓은 그렇게 피들이 분수가 터질 듯한 용솟음을 치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슬픔은 깊이를 알수록 피투성이가 되는 방법도 알고 있었다. 부하들이 남기고 간 피와 살을 도륙하는 것으로 자신이 짊어진 후회를 뒤집어 썼다. 고뇌하는 와중, 망설임이 심연 밑으로 파고들어 괴롭힘을 가하는 와중에도, 이것은 영원히 기억될 업보였다.한 쪽이 해결할 수밖에 없는 리바이와 지크의 분투를 보면서 나도 처음부터 이러고 싶지는 않았다는 뉘앙스로 바라봅니다. 리비 리바이의 소중한 가족이나 다름 없는 부하들을 거인화시켰는데도 되려
"이런 끔찍한 일만큼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어..... 이렇게까지 할 수밖에 없었던 거 정말 미안해"
라고 말하는 듯이 그 동안 정체를 알 수 없는 음흉한 가면을 연기해 온 지크의 속내가 일순이나마 보여지는 기념바적인 첫 장면이라고 할 수 있죠. "미안해.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 같은 동료들끼리 싸워야 한다는 것만큼의 슬픔은 없지. 이건 전쟁도 전투도 아니야.(これは戦争も戦闘もない。)"
지크는 리바이와 스물 일곱 명의 거인들만을 남겨 둔 채 이제 에렌에게 향하기 위해 나머지 세 마리의 거인들을 불러들입니다. 그리고 전쟁도 전투라는 열쇳말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지크는 자기 나름 대로의 방식으로 전쟁을 막고픈 민족 해방주의자이며 땅 고르기도 잔인해서가 아니라 실전에 투입하지 않으면 나라를 보존할 수 없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었고 수단의 사용이 시급한 최우선무이기 때문이죠. 주인을 모셔 가기 위해 부하들이 특별히 내려 준 손바닥은 올라타기도 전에 뜨거웠다. 이러니 지크가 "앗 뜨거!" 그러고서 리바이와 자신이 마지막끝까지 이해할 수 없었던 이유가 "너와 우리가 바라본 세계는 너무나 다르니까 가능치 않은 이해도 무리는 아니지.""너희 병단과 이 곳의 섬사람들은 레벨리오 급습 작전을 성공으로 착각하고 있는 모양이지만 곧 있으면 세계 연합군의 전력이 파라디 섬으로 총집결될 거야. 레벨리오 전투는 단지 "전쟁"의 전초전일 뿐이야. 그게 어느 정도로 무서운 규모인지 너흰 전혀 모르고 있어."언젠가 수개월, 아니 어림잡아 1 ~4개월이 지나면 파라디 섬은 세계 연합군과의 사생전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전쟁이 마침내 개전되면 공포는 곧 만인의 체감으로 직결되는 목숨이다. 치열한 군비 경쟁으로 축적한 군사 과학 기술과 대 거인 함포까지 무장한 수백여 척의 연합 함대가 모든 것이 불타버릴 낙원도를 향해 진격해 올 것이다. 파라디 섬은 대등한 조건 하에 싸울 군사력도 없었다. 대신 세계의 7할을 절멸로 선도할 초고대형 거인들이 없는 한 육군과 해군 동맹으로 강화한 연합군을 상대로는 존망에 이르는 무력한 패배, 패배감만이 그들의 최후가 될 것이다. 지크는 20여 년을 전사장으로서의 위장과 조사에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부었고 최근에 참전한 가장 마지막 전쟁인 마레 vs 중동 연합 전쟁만 봐도 타국과의 마레의 전쟁, 신문을 통해 확인한 엘디아 민족의 세계인들의 여론이 "이미르 프리츠와 대지의 악마의 후예 엘디아 민족은 멸망해야 한다!"는 여론에 집중되었을 정도로 극심히 최악이라는 것을 절실히 알고 '땅 고르기' 만한 해결의 수단이 없다는 걸 알기에 비책의 실행을 자발적으로 앞당기려고까지 하는 겁니다. 반면 리바이와 병단 측은 최근에 문호를 개방했다고 한들 의용병단과 히즈루국 빼고는 타국과의 외교 경험이 1도 없는 불리한 조건도 겹쳐서 앞으로 시작될 전쟁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제대로 체감하지도 못하고 계속해서 시간을 지체시키기만 하는 병단과 대립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에렌이 예전과 반대로 문경지교를 같이 한 죽마고우들인 미카사와 아르민까지 다른 동료들의 이해를 받지 못한 것도 본질적으로 지크의 한 마디와 비슷하죠. 에렌도 10개월 간 외다리 부상병으로 위장하면서 전쟁을 직접 체험해 본 당사자로서 현실 속의 전쟁이 일으키는 위험성 + 엘디아 인에 대한 전 세계의 공통 여론 + 마레와 세계의 정치계의 이야기들 + 전쟁이 끝난 이후 맨손바닥접촉으로 본 수많은 진실과 기억들을 알아 내었고 그 과정에서 진실을 알 리도 없고 자신을 이해할 수도 없는 동료들과 사이도 싸늘해졌죠. 비단 그들만이 아니라 레벨리오 수용구에서 파라디 섬을 적대하라고 교육 받아 에렌을 죽이겠다고 섬까지 찾아 온 무지만큼 자유와 동떨어진 것만큼은 없다고 하는 에렌의 한 마디도 이 경험을 토대로 하기 때문에 다음 화에까지 그 의미의 전달력도 깊어질 수 있는 거죠.. 100여 년 넘게 실권을 쥐고 마레를 흑막통치해 온 실권가 측인 타이버 가문와 전 세계 대다수국들이 먼저 선전포고를 한 것도 전쟁의 원인도 크지만 "진격의 거인" 에렌의 기습으로 타국의 외교관들과 명문가의 거물들, 마레의 시민들과 엘디아 동포들이 학살을 당하면서 마레인들과 레벨리오 - 엘디아 인들, 타국 측은 거인의 공포를 실감하면서 엘디아는 완벽하게 없어져야 한다는 말에 만장일치로 동의하기까지에 영향을 끼쳤죠. 레벨리오 수용구의 기습전 작전으로 어떻게든 전퇴의 거인을 탈취해 내고 실권을 쥔 집권 체제의 핵심 세력인 타이버 가문도 무너뜨리고 해군과 육군을 거의 섬멸시켜 총공격하기까지의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지만 지연이 곧 안심할 틈도 주지 않습니댜. 세계인들은 레벨리오 수용구에 당한 일생일대의 굴욕, 그 굴욕을 설욕할 다짐을 품은 채 파라디 섬을 역심판하려고 할 테죠.
서로가 서로를 향해 심판의 날을 부르짖는 날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땅 고르기'는 필연적인 수단이었다는 강조가 강화되는 패널."우리에게는 힘이 있다. 시간이 있다. 선택지이 있다. 그렇게 착각한 게 바로 리바이, 너의 실책이고 네가 마주한 세계의 한계야.""내 진의(真意)를 이야기해 줘 봤자 너희는 이해 하나도 하지 못할 테지. 진의를 알면서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두 명, 너와 나, 우리 둘밖에 누가 있겠어. 너라면 동감하겠지, 에렌? 조금만 기다려. 이제 이 숲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너와 만나는 일도 머지않았어. 우리가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과 장소만 제대로 지킨다면."지크와 에렌 형제의 긴밀한 협약과 수수께끼의 권모술수 끝에 실행의 막을 올린 레벨리오 전투 이래 이 정도로 지크의 심리 묘사가 이루어졌는데요. 자신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자기 자신 이외의 유일무이한 희망이자 조력자가 되어 줄 이해자는 친형제인 에렌 한 사람뿐이라는 강한 신념과 형제에 대한 믿음을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에렌과 사전에 만나기로 한 시간과 장소까지 정해 두었다고 하는 걸 보면 두 사람은 자신들의 계획을 방해할 병단이라는 장애물에 대비해 만남 약속을 치밀하게 짰다는 것이 드러난다. 예전에 지크는 에렌과 처음으로 대면하고 말들을 주고 받았을 때 "난 너의 유일한 이해자야. 너는 네 아버지로부터 세뇌당한 상태야. 언젠가 반드시 만나면 널 구해 주겠다고 약속할게." 라고 했다. 지크는 레벨리오 혹은 그 이전의 다른 전장에서 에렌과 재회하고 윗대사처럼 나름의 방식으로 에렌을 "무언가의 주박으로부터 구제해 내고" 진실을 알려 주면서 에렌의 신념을 사는 데에 성공하고 한 팀이 되었다고도 할 수 있는데 그 과정이 상호 간의 대등한 협력인지 혹은 다리우스 작클리 총통의 추측 대로 일방적인 세뇌인지 아는 것이 답이겠네요.여기서부터 짤막한 생각. 둘이 만나기로 한 약속 장소는 "시작의 땅" 시간시나 구가 아닐까? 시간시나 구라면 지크가 있는 거대 나무의 숲으로부터 남쪽으로 향하면 위치가 명확히 보인다.
그런데 시간과 장소를 정해 두었는데도 에렌은 굳이 약속을 지키기보다 지크가 있는 구류지로 전진하려고 하고 있다. 왜지? 답을 하나로 치자면 에렌은 지크는 리바이의 감시망에서 못 벗어나고 옛날의 자신처럼 고통스럽게 교육을 당하며 시달릴 것을 예상해 직접 마중 나가러 가려는 듯하다. 즉, 지크가 전략적으로는 치밀하기는 해도 입체기동을 활용한 전술에 있어서는 리바이가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이것을 잘 꿰뚫고 리바이와의 접전에서는 지크를 신뢰할 수 없었던 모양. 를루슈 랑프루주처럼 미리 판도를 뒤집는 반전적인 술수로 따돌리는 작전에 성공한 지크는 지적인 생물의 감정으로 말하자면 무언가 슬픔에 잠긴 듯이 눈을 감으며 마중 나가러 가는 거인의 손바닥에 대기해 도망친다. 남자의 외형을 띠고 있는 거인이 측면에서 둘의 도망을 호위했다. 리바이에게 있어서는 비열하고 엘디아 인명(人命)에도 동정할지언정 두 번 다시 뒤돌아보지도 않는 비정한 흑략가(黒略家)였고 그 흑략가가 선택한 만행이었지만 그조차도 가능하다면 절대로 동원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기어이 거짓된 충성으로 연기한 마레군과 탈출하고 머릿속에 이십년 씩이나 만전을 쏟아 부어 준비해 둔 해방의 그림을 펼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사정이라고 자기합리화만을 숲 속 전장에 놔 둔 채 출구가 있는 숲 밖으로 두 거인들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안심할 만큼 그는 뒤를 돌아보지도 않았던 건가?"
오른쪽, 정확히 지크가 앉은 손바닥 뒤에,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무언가가 시야에 들어왔다. 이미 눈앞에서 스쳐 지나가는 것만으로 불안은 불을 지피웠다. "뭐지?" 지크로서는 아쉽게도 목격할 틈도 없었다. 오른쪽 뒤로 바라본 시야 너머는 이미 그 자체를 보인 것만으로 한 발 늦었다. 날아들어오는 칼날의 참격에 못 이겨 거인은 땅바닥으로 비틀어진 채 쓰러져 갔으며 와이어의 밧줄은 어깨를 돌리기도 전에 앞을 달려 나갔다. 주의에 힘을 기울일 줄 몰랐던 지크는 눈앞을 가로막는 것을 보고야 말았다. 리바이. 다시금 떠올리는 무서운 공포가 피칠갑이라는 무자비한 화신이 되어 맹공하려 하고 있었다.몸 밖으로 튕겨지는 핏바람을 뒤집어 쓰고 삼십 명의 거인들을 넘어섰다. 침묵을 지키는 분노의 칼부림은 새검붉은 피칠갑이 되어 맹습하고 있었다. 왼손의 팔꿈치. 그 부위에는 단지 쇠죽커터칼만 있는 게 아니라 네 발짜리 가느다란 뇌창들도 있었다.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트라우마가 예고도 없이 찾아 오자 뒷걸음칠 듯한 표정으로 다짜고짜 소리 지른다. 공포심에 사로잡혀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왼쪽 뒤에서 쫓아오는 거인을 내세우는 것.
"돌격!(行け!/Attack!)"
거인은 세찬 포효를 지르며 맨몸으로 돌진해 왔지만 그것조차 치명적인 헛수고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무력했다. 하나, 둘, 세 번의 회전기동만으로 오른팔을 두동강내 버리고 목덜미선과 바로 두부 전체를 잘라 내었다. 입체기동장치의 회전질주 앞에서는 이제는 무지성 거인들마저 무의미해졌다. 조작장치로부터 뿜어 나온 갈고리는 다음 타자가 된 마지막 거인의 목덜미에 걸려 들었다. 사명이 있어 살아 있는 게 몹시 중요했던 지크는 절망적이었지만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 악물 기세로 거인의 손 안에서 뛰어 나와 최후의 수단을 물어뜯었다.
"대체 왜 또 실패하냐고오오오오!!!!!?"
이빨과 오른손의 거친 유혈충돌을 시작으로 거대한 누런색 광구(光球)가 숲 한가운데로 튀어나왔다. 구형으로 형성된 빛을 시작으로 주변에 풍압이 일어나자 리바이는 얼른 물러나 앵커를 떼고 나무 위로 날아올랐다. 짐승 거인의 몸이 나타나는 와중에 지크를 운반하던 거인은 풍압에 눌린 채 넘어져 버렸고 다시 재기할 새도 없이 짐승 거인에게 머리를 사로잡혔다. 짐승 거인, 목덜미 속에서 조종하는 지크는 다급해진 동작으로 출혈을 일으킬 기세로 목과 상체부터 시작해서 몸통을 분할했다. 분할된 육편들을 돌의 대용품으로서 이용할 심산이었고 공방 수단으로 준비해 두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리바이! 어디에 숨은 거지!?"
외침이 끝나기도 무섭게 목덜미 바로 위로 산산조각난 나뭇가지들이 떨어졌고 지크의 시야로 리바이가 날아갔다. 그의 마지막 발악조차 조롱하고 비웃는 숲 한가운데의 독불장군처럼. "칫..... 거기 있었군!"지크는 직각으로 된 가느다란 팔로 거인의 두체를 토마토처럼 쥐어 짜듯이 인정사정없는 압력으로 부수고 육편째로 공중을 향해 힘껏 던졌다. 거인화된 조사병의 눈알과 코, 정교하게 구성된 치아들, 그 안에 있는 기관들까지 모두 산산이 구겨진 종이처럼 반죽으로 변해 날아갔다. 어떤 육편들은 나뭇가지들을 두 쪽으로 잘라 버리거나 드럼통 만한 참나무에 부딪혀 그대로 증발해 버렸다. 최후에 남은 동료마저 어떻게 이용당하고 죽여 왔는지 리바이는 똑똑히 바라봤다.전장의 그 어떤 공포도 따라올 수 없는 강자란... 아커만 일족 출신의 표적은 어디에 있는 거야? 이전처럼 빈틈도 방심도 보여서도 안 된다. 위치 확인이 절실해 지크는 짐승의 굵직한 저음으로 도발했다. 하지만 여유만만할 듯하게 들리는 도발마저도 절반의 동요와 반 이상의 당황이 한 자리에 모여 있었다. "이봐, 들려!? 네가 가장 사랑하는 귀염둥이 부하들은 어디로 가 버렸냐!? 어? 설마 죽인 건가!? 참 가엾기도 해라!"'이시.... 부하들을 죽일 리도 없잖아... 다른 거인들은 어떻게 된 거지?.'이 말을 듣고 있는 유일무이한 병사는 난타당한 부하들을 떠올렸다. 수건처럼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거나 얌전히 거인들. 부하들은 이미 상관과의 싸움이 피치 못할 싸움이 되지 않을 정도로 편안하게 죽음길로 내보냈다. 이미 사라져 버린 자아는 육체와 뼈와 함께 대기에 증발되어 안식을 맞을 수 있을 것이다. 리바이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을 감시하리라는 것만 빼고는 아무 것도 느끼지 못했다. 갑자기 어딘가에서 가볍게 부딪히는 소리가 울리자 민감해진 지크는 거긴가 하고 또 다시 육편을 던졌지만 리바이는 없었다. 나뭇가지 조각들이 없는 리바이를 대신할 뿐이었다. 하지만 리바이가 일부러 육편을 여기로 던지도록 주변의 가지를 잘라 유도했다는 흔적이 잘 보였다. 이것은 적을 혼란시키기 위한 교란 작전에 대한 포석이었다. 리바이는 흔들림이 없는 강경하면서도 퀭한 말소리로 이 나무 저 나무로 이동하면서 가지를 잘라 두 개의 손이 된 가지들을 합장시켰다. 놈을 유도할 함정이 될 가짓조각들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 가면서. 짐승 거인을 심리적으로 적당한 위기에 몰아붙였다면 이제 내가 도발할 차례였다. "필사적이군. 털북숭이. 넌 얌전히 독서에나 신경 써야 했어.....""왜 착각했지? 나한테서 도망칠 수 있을 거라고.... 동료들을 거인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내가 동료를 못 죽일 거라고 생각한 거냐?" 좌우와 선후, 위에서 아래로 끝쪽에 나뭇잎들이 포진해 있는 채 나뭇잎들이 일제히 리바이의 검무에 맞추어 하나 둘씩 정교함도 잃지 않고 교란의 안무를 추며 밑으로 떨어졌다. 브로콜리처럼 생긴 나뭇가지들이. 지크는 위를 올려다보았다. 곧 아래로 거꾸로 뒤집힌 채 낙하하는 그림자를 보고 기겁을 금치 못했다. 마치 강림하는 악마를 보는 듯한 끔찍한 전조나 다름 없었기 때문이다. "난 지금 시체의 산 위에 올라와 있다." 주군이 말한 대로 우리는 시체의 산 위에 있지 않았었나? 이미 진실을 밝혀 내는 과정 한가운데에 있으면서 저 높은 적들에게 가까워지고자 산적해 있는 시체들을 산으로 삼아서 올라왔었다. 왕정 쿠데타에서 손을 더럽힐 것을 각오하고 위협해 오는 적들을 인정사정없이 죽여 왔다. 스쳐 지나가도 슬픔으로밖에 남지 않은 동료들의 죽음 "우리가 얼마나 많은 동료들을 죽여 왔는지.... 모르겠지!" 에르빈을 따라 조사병단으로 올라온 이래 엘디아 인류의 자유와 존속을 위해 이제껏 더 큰 해방의 그림을 써 나가려고 수많은 전우들이 목숨을 걸고 죽어 나갔다. 이것을 당연시하면서도 결코 잊어 버리려 하지 않음으로써 리바이는 계속해서 그 이상의 보답을 가져다 주려고 나름 대로 노력해 왔다. 설령 그것이 또 한 사람들의 비극이라 할 수 있을지라도. 짐승 거인의 목덜미를 쥘 수 있는 한에는 그가 겪어 온 자조와 분노, 동료들의 죽음은 이제야 한풀이를 얻고 뒤로 할 수 있었다. 리바이, 그는 짐승을 향해 질주낙하한다. 머리와 발끝은 위 아래로 뒤집혀도 균형을 잃지 않고 목표를 겨냥했다. 지크는 X자로 다리를 교차해서 육편들을 난사했지만, 폭발한 별에서 쏟아진 조각들은 기관총이 될 수 없었다. 리바이는 부하의 마지막 육신으로 만들어진 창들을 뛰어 넘어 조작 장치를, 이번에는 왼팔에 단 네 발 뇌창을 발사했다. 뇌창투척작전은 처음으로 시연하는 일격인 것인가, 순식간에 발사한 뇌창의 창끝은 일제히 짐승 거인의 육피를 뚫어 내려 지크를 포위해 버렸다. 안쪽으로 파고든 뇌창들은 패배의 증거가 되기에도 충분한 것이, 지크는 모든 것이 끝장났다는 듯이 비명을 고래 질렀다. 뇌창 속, 폭심지를 붙잡는 심관이 터지는 그 짤막한 순간, 지크는 싸움의 최후를 맞이한다.
"으아아아아아아!!!!!!!!!!!!!!!!!!"
터질 듯이 쏟아져 나오는 비명과 함께 목덜미 밖으로 뇌창의 황누런 번갯불이 터져 나왔다. 목덜미의 육편들도 조각째로 분산되어 흩어졌다. 짐승 거인은 그 자신의 육신 속에서 마지막으로 주인이 지은 표정과 일치하게 원뿔처럼 끝이 날카로운 이빨들을 띤 입을 연 채 조용히 땅바닥에 넘어졌다. 누가 누구를 제압한 것을 기준으로 하자면 리바이의 판정승으로 끝난 상황이었다. 4연속이나 요격한 뇌창은 거인 안에 있는 알맹인간을 즉사시키지는 못했지만 살아 있지도 못하고 죽어 가는 한 명의 망자처럼 끔찍한 고통을 주기에는 치명도가 어마어마했다. 자, 뇌창난타 끝에 추격전이 막을 내렸다면 털북숭이부터 데려가야 할 차례겠지? 소멸의 첫 단계를 밟기 시작한 거인의 오른쪽 어깨 위에 착지한 후 리바이는 뇌창으로 뚫린 구멍 속에서 사람의 형체로 보이는 만신창이를 금발 머리카락째로 끌어당겼다. 아니 평범한 육신이라고 하기에는 그 형상은 묘사하자면, 이보다 더 불행한 최후의 말로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만큼 추악하고 끔찍할 수 있었다. 처음으로 시연해 보는 뇌창의 위력, 대상자를 살아 있지도 못하고, 죽지도 못하는 어중간한 중간상태로 몰아 넣는 사신의 위력에 리바이는 온 감각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 마치 초대형 거인의 안면 살갗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인간의 맨살을 이루는 외피 부분은 모조리 뜯겨 나갔으며 아랫이빨은 통째로 날아가버렸다. 두 발, 여덟 개의 발가락, 지탱하는 역할을 떠받치는 두 다리까지 하체를 이루는 모든 것은 괜찮았으며 정신 상태만 온전하다면 직립보행이라면 몰라도 손팔에 의지해 다리를 끌어 당기면 문제 없었다. 하반신보다도 가장 많은 피해를 입고 아수라장이 된 것은 상반신이었다. 가슴 속에 달린 심장이나 폐 등을 제외하면 소장과 대장, 췌장 등의 내장은 파손되어 말랑말랑한 고기육처럼 쏟아져 나왔으며 폐를 이루는 뼈가 훤히 드러나 보였다. 적어도 상황을 서술하는 관찰자의 눈으로서는 그렇게 묘사한다. 본능적으로 피하고 싶을 더러운 광경도 모자라서 코를 가리고 싶을 정도로 지독한 악취가 썩어 드러져 가는 내장 속에서 뿜어져 나와 후각을 흐렸다. 다른 사람보다도 유독 강한 결벽증에 또 다시 걸렸는지 리바이는 패배를 끌어당긴 공헌자임에도 몰골과 참상에 본능적인 역겨움을 느꼈다. 냉소적으로 바라보면서도 꼭 이렇게까지 꼴 더러운 결말이어야 했냐는 듯 구역질 나는 눈빛으로 감상했다. 어지간하면 벌써부터 콧구멍 두 개를 가리고 싶을 지경이었을지도 모른다. 예전에는 이 털북숭이의 동생이 다시 돌아왔을 때 마치 세상사에 초연해진 거지처럼 복장이 누추해지고 머리 관리도 부실해졌을 때도 역겨워 했다. 예거 형제라는 제어 대상들은 하나 같이 보잘것없었다. 앞으로도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간에 늘 만사와 직결되어 있는 예거 형제를 감시해야 할 터였다. 지크는 세 번씩이나 겪고 싶지 않았지만 또 다시 이렇게 끔찍한 고통으로 끝나야 했음에 무엇을 느끼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괴로워 하고 있는 걸까. 그는 아무 말도 남기지 않은 채 고통도 느끼지 못하는 표정으로 잠들어 있었다. 석양이 수평선 아래로 일몰하는 동안에는 깨어날 수 있었다.
"하.... 꼴이 이게 뭐야..... 털북숭이..... 증기 나는 땀내도 모자라 악취덩어리도 아니고, 흉물스럽기 짝이 없군..... 뭐...." "안심하라고. 당장은 죽이지는 않을 거니까....."
그래. 당장 죽이지 않는다는 건 곧 너는 일찌감치 사망할 예정이라는, 지크에게 있어서는 정말 터무니 없을 최후였다. 고독밖에 남지 않은 단 한 명의 병사장과 반죽은몸이 된 전사장은 침묵의 무대에서 조용히 퇴장했다. 퇴장하는 무대에서 털북숭이 거대 유인원의 육신은 증기에 이대로 지크는 히스토리아 프리츠가 잡아 먹든지 예거파를 협박하기 위한 인질로 이용될지 리바이가 옆에서 살벌한 눈빛을 띄우고 있으니까 그의 용도는 운명과 함께 다양해질 예정이다. 모두의 열의를 들썩이게 했던 리바이 아커만 vs 지크 예거(Inside. 짐승 거인)의 그랜드 매치는 잠시 어딘가로 사라진다. 그리고 이어지는 이야기는 미카사와 아르민의 고향인 시간시나 구. 845년에 마레 군부가 파견한 RAB 삼인방의 격습을 받아 월 마리아의 시간시나 구(월 마리아 말고도 세 구역의 구들이 있지만 시간시나 구가 한 번 함락당한 이상 다른 거인들이 그 구간으로 침범할 테니 함락은 맞다.)는 순식간에 마레 제국이 점거해 가서 그곳의 주민들은 이제 살아갈 터전을 잃었다. 끔찍한 잃음을 겪으면서 월 로제의 개척지에서 굶주림과 가난, 또 다시 거인에 의한 2차 침공 피해를 받으리라는 두려움과 불안감을 떨었다. 그러나 비극으로부터 5년 후가 지난 854년, 인류를 거인의 먹이로 만들려고자 했던 로드 레이스를 위시로 한 프리츠 왕가의 실정에 반기하는 왕정 쿠데타로 카를 프리츠로부터 이어지는 부전의 악순환을 끊어 내고, 그 여세를 몰아서 개발한 신기술들과 수백명의 희생도 각오한 혈투 끝의 혈투로 성공적으로 월 마리아 탈환전에서 마레의 전사들 갑옷 거인과 초대형 거인, 짐승 거인을 차례로 이길 수 있었다. 월 마리아를 기어코 엘디아 인들의 영지로 되돌려 놓았다는 조사병단의 승전보를 들었을 때야말로 사람들은 좋게 변화하는 세계 위로 비상하는 순간이었다. 승리를 토대로 섬 안의 또 다른 거인들을 구축시킬 수 있었던 무렵이면서 첫 눈이 내리기 시작한 겨울의 초엽, 한때 향수의 고향이었던 월 마리아로 이동한 시민들은 로제와 마리아 사이에 포장된 길을 넘어오면서(그 전에 조사병단 측이 지크의 투석 전술에 피해를 입은 조사병들과 에르빈 스미스 단장의 시신을 수습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시 한 번 고향의 모습을 마주볼 수 있었다. 돌아왔을 때에는 황폐로 가득한 만신창이 참상이었고 시간시나 구의 이곳저곳에는 짐승 거인의 투석으로 인해 집째로 무너지거나 참혹할 정도로 뜯겨 떨어진 지붕을 이루는 나무판들을 보고서 주민들을 절실하게 깨달았을 것이다. 아무리 세월에 의해 황폐화되었지만 역전의 용사들인 조사병단이 엘디아 인류의 수호와 발전, 비상에 간신히 도약하기 위해 험난한 곳에서 피와 살을 깎고 노력해 왔다는 증거였다. 조사병단과 가장 밀접한 후원 관계에 있는 리브스 상회의 회장 플레겔 리브스가 회원들을 이끌고 월 마리아가 이전과 같은 번창과 활기에 이를 수 있도록 적극적인 사업을 한 덕분에 854년의 오늘날은 850년의 '그 날' 이전으로 돌아갔지만 의용병들이 제공한 마레의 통신 및 전자 기술들로 한층 발전된 생활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들의 삶이 다시금 퓽요로워질 수 있었던 것은 결정적으로 조사병단과 조사병단을 총지휘한 주축들이었지만 어떤 사람들은 거인의 힘을 가진 에렌 예거야말로 풍요의 근거라고 보기도 했다. 특히 시간시나 구의 생존자 주민들은 고향의 영웅이 된 에렌을 고향의 자랑이자 명물, 나아가 엘디아 인류의 영웅이자 새로운 황제감으로 점치고 있었다. 그러나 너무 지나친 광신이라고 우려될 수 있는 존경이라고 할 수 있었다. 다음과 같이 일어날 사건을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시간시나 구, 에렌 예거파가 향해 가고 있는 주요한 장소이자 훗날 공간적으로 결말에 이르는 과정에서는 가장 중차대한 핵심역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되는, 누군가가 말하기를, "시작의 땅(始まりの地/Hajimari no chi)". 월 마리아가 또 다시 낙원도의 엘디아 인류의 곁으로 돌아왔을 때 시민들의 입주도 허가되고 리브스 상회를 시작으로 다른 상회들과 후원자들의 협력에 따라 재건 사업을 한 지 4년 만에 주민들이 마음 놓고 생활을 누릴 수 있는 도시가 되었다. 시간시나 구의 한 구석에는 유난히 두드러질 정도로 파여진 구멍이 솟아나 있었는데 그건 베르톨트 후버가 전사로서의 결의를 다잡고 초대형 거인으로 변했을 때 형성된 구조물이었다. 사전 조사를 통해서 사람들은 그 구멍이 초대형 거인의 폭발의 여파로 발생한 결과물이라는 걸 알고 있을 터인데 엘디아의 역사에 가장 길이 남을 가치로 빛나는 가장 격렬하고, 웅장했던 전투가 얼마나 치열하고 험난했는지를 말해 주는 만큼 제법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을 것이다. 한 편, 시간시나 구가 재건됨에 따라서 임시적으로 최남단 구역의 새로운 역할을 전담했던 트로스트 구의 훈련병단 남부 사단도 도로 있어야 할 곳인 시간시나 구로 이전했다.
시간시나 구의 구장이 총임하는 구청 앞에 있는 새로운 남부 훈련소로 추정되는 건물의 옥상에서, 월 마리아 탈환전 승리의 주인공들인 104기 조사병단, 본의 아니게 적국에서 온 재외 엘디아계 동포면서 이중첩자들인 아니와 라이너, 베르톨트를 아군들을 대표할 미래의 인재로서 배출시킨 공적으로 교육자로서도 성공적인 빛을 일깨운 교육자이나 다름 없는 키스 샤디스 훈련병단 남부 사단장은 오늘도 군기를 강경하게 채 잡는 기세로 새로운 시대의 거름이 될 청소년들은 훈육한다. 그는 스스로를 "다세대의 아이들을 올바른 지휘로 이끌어야 할 뿐인, 역사의 방관자"로 취급하고 있다. 그래서 훈련병들에 대한 혹독한 훈련 교습을 제외하고는 파라디 섬에 발생하는 내정이 심각하게 눈에 띌 만큼 눈요깃거리로 작용해도 교관으로서의 임무에만 몰중했다. 심지어 한때 감탄을 베푼 제자이자 어엿한 병사로 승승장구하는 줄만 알았던 에렌이 병단을 탈영하고 하룻밤 사이에 적국으로 단독 출국해서 국가적인 비상 사태를 일으켜서 탈옥했다는 대대적인 헤드라인을 목격해도 놀랄지언정 개입할 이유는 없었다. 탈옥에 잇따라 병단이 대대적으로 테러리스트로 선전한 "반 병단 테러 공작 조직" 예거파의 출현, 그들의 출현으로 엘디아 국 군부의 총통이자 우두머리 다리우스 작클리(Darius Zackly) 총통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만큼은 경각심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샤디스는 훈련병들을 여느 때보다도 평상시 대로, 보다 엄격하게 훈련했다."제군들, 알다시피.... 작클리 총통이 살해당한 지금 병단과 벽 안은 지금 불안정한 정세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이 시국은 너희 훈련병들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109기 훈련병단은 예정 대로 거인 습격 시의 시간시나 구 방위 훈련을 실시하도록 하겠다. 알겠나!?""ㅇ,ㅕ 예!" 바로 맨눈 앞에 있는 훈련병이 놀라서 말더듬이할 것만 같은 땀범벅이 얼굴로 즉답했다. 하지만 109기수의 훈련병단의 얼굴 면면은 샤디스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만 했고, 오히려 총통의 죽음 따위가 아닌 샤디스 자체가 문제라고 뒷담화한다. 샤디스 교관은 이미 새로운 시대에게 버림 받은 가장 답답하고 불만스러울 퇴물이었다. 뭐하러 우리들은 이 따위 쓸모 있을 수 없는 교관의 비위를 일일이 맞추어 주어야 하는 것인가? 당장이라도 동기를 확실하게 부여 받으면 훈련병들은 반기를 들고팠다. 추측컨대 이러한 반 샤디스 성향은 에렌 예거를 옹호하고 어려서부터 영웅처럼 우상화해 온 시간시나 구 출신 혹은 거주하는 병사들 사이에서도 눈에 잘 띄는 듯하다.
"저 교관 말인데, 정세가 불안하다는 주제에 새삼스럽게 뭐 하러 거인의 목덜미를 베는 훈련을 하자는 거지? 이제 거인이라면 조사병단이 모두 구축했으니까 죽일 필요도 없잖아?"
"내 말이 그 말이야. 이제부터는 거인이 아니라 인간을 상대로 싸워야 할 판국인데 아직도 저런 황소고집을 부리고 있어. "
"아버지가 언젠가 나한테 이렇게 말씀하시더라. 이제 입체기동장치를 실전 병기로 하는 훈련은 접고, 신식 총화기를 도입해서 파라디 섬의 군부 체제를 "엘디아군(the Eldian Army)"으로 개편시켜야 한다고."
"시대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는 샤디스는 이제 뒤쳐진 퇴물밖에 뭐가 되겠어?"
성심껏 정직해 보이는 "예, 샤디스 교관."도 어디까지나 비위 맞추기에나 어울릴 법했다. 일동의 불만을 대표하는 건지, 안경을 끼고 있는 한 남자 병사가 끼어들듯이 말했다."불안해지는 엘디아 국을 이끌어 갈 희망이라면 따로 있어. 예거파가 우리나라의 실권을 쥐는 거지."앞에 있는 세 명의 훈련병들은 그 말에 대놓고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냉큼 주의를 주며 땀을 흘렸다. 안 그래도 예거파는 병단에게 있어서 내부의 적이자 공공의 적으로 낙인을 찍히고 수배당하고 있는 와중인데 자칫하면 스스로의 신변을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야, 슬루마! 너 말 조심해. 거기까지 다 들리면 책임을 어떻게 지려고!? 위험분자로서 감옥에 들어가고 싶어?"스루마는 꺼리낌이 없었다. 그의 한 마디가 파라디 섬의 국민들의 여론을 얘기한다.
"그래도 다들 그렇게 생각하잖아?""대부분의 국민들은 에렌 예거가 엘디아의 황제가 되어야 한다고 여기고 있어."
스루마가 주의하지도 않아도 되는 게 키스는 저 멀리서 훈련병들의 불만스러운, 반발의 목소리를 선명하게 귀 기울임을 가한다. 이미 다 듣고 있는 것만으로 위험분자의 씨앗이 될 사람을 경계하고 있었음에도 무능하다는 건 옳다는 체념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은근히 수군거리는 일동을 두고 키스는 위축되었다. 정말이지, 키스는 성별과 나이(여남노소)를 가리지 않고 능력이 의지에 미치지 못하는 인간상이라서 저런 길을 따라나서는 거라면 상관으로서 최대한 견제해야 할 판이 아닐까? 비판의 형태가 뒷담화라고 해도 감각이 현저히 민감한 상관이 듣는다면 더더욱 입단속이 필요할 수도 있으니까. 그럴 수 있었던 그 때, 누군가가 훈련병단 남부 지부로 찾아 왔다. 하지만 안심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키스 샤디스에게 있어서는 이제 껄끄러울 옛 제자들이 예거파의 이름으로 남부 병단 지부를 손수 점거한 것이다.샤디스는 손님 있는 뒤를 돌아보더니 가장 익숙한 얼굴들과 재회했다. 손목이 밧줄에 묶인 한지 조에 조사병단 단장과 104기와 105기 ~ 108기를 졸업한 병사들이 소총을 등에 맨 무장병들로써 오고 있었다. 필자의 생각이지만 아마도 왕정 쿠데타가 끝난 직후 그리샤 예거의 벽 내 인생의 시작과 끝을 전부 목격한 지인으로서 알고 있는 모든 비밀들을 말해 줄 때 이후로는 만나지 못한 것 같다. "누구냐!?.... 아니, 한지?"한지는 여유가 없어 인질로 잡혀 있어 인사할 수가 없었다. 플로흐가 대신 인사했다. 하지만 그 인사는 상관이자 교관을 향한 최소한 예의와 존중이 담겨져 있기보다는 거슬린다는 듯이 조롱하는 어투였다."오랜만입니다. 샤디스 교관님. 갑자기 들이닥쳐서 놀랄 거라는 건 충분히 알겠지만 이제부터 시간시나 구의 병단 지부는 저희가 점거해 가겠습니다... 병단과 언론에서는 저흴 예거파?라고 부르던데... 이제 이 구역은 저희들의 관할이라는 것이죠."샤디스는 분수도 모르고 하극상을 펼치는 플로흐의 행동에 모욕감을 느꼈을 거다. 거기다가 병정권 전체를 적으로 돌려 시국을 혼란스럽게 만들어 마음 놓고 신뢰할 수 없는 위험분자들이라 . 그리고, 얌전히 플로흐의 강압이고 협박이고 넘어가지 않았다.
"개소리 집어쳐라, 플로흐. 총구라도 들이대지 않는 한 너희 같은 찔찔이들은 아무도 상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면 그게 정답이다.""탕!"
총음이 터지고, 소총구에서 튀어나온 총탄이 키스 샤디스의 오른다리 밑으로 떨어졌다. 총구를 들이대는 걸 넘어서 총을 쏘고 있습니다. 여러분. 완전히 대화고 협상이고 인정사정없네요. 세계적인 차별과 탄압 속에 시달리며 인권이 최악을 찍는 특정한 종족의 해방을 일으키는 반사회적인 무장단체에다가 무력행사도 서슴지 않고 대화도 안 먹히는 모습은 마치 진격의 거인에 있을 법한 벽오동 나무(あおぎりのき, 아오기리 나무). 때마침 아오기리 나무의 제가 제일 싫어하는 미화 캐릭터인 키리시마 아야똥의 배우도 에렌의 배우와 같습니다. 자신들을 차별하고 억압하려는 자들에게 생각이 강경하고 호전적이며 갑자기 뜻이 안 맞는 동료들을 일방적으로 떠나 놓고서는 112화에 레스토랑(도쿄 구울에는 ANTEIKU 카페)를 점거해서 가족이나 다름 없던 옛 동료 미카사에게 폭언을 날리고 아르민을 모욕하고 구타하고 상관과 동료들을 일방적으로 납치, 감금하는 것(도쿄 구울에서는 키리시마 토우카. 자기 형을 폭행한 개쓰레기 조폭 양아치 같으니. 아무리 회개하고 차별당한 상처가 있다고 해도 내가 아야똥을절대로 용서할 수 없고 죽여야 하는 이유.)도 똑같습니다. 아무튼 자신의 상관을 아무렇지도 않게 잔인하게 폭행하고 쏘려고 했는데도 플록은 반성 없이 오히려 맞았어야 했다는 듯이 아쉬워 한다. 살인까지는 아니었지만 분명한 상해미수였고 훈련병들은 긴장된 기류에 하나 같이 겁을 먹을지 모른다. 근데 스루마처럼 존경하는 이라면....
"빗맞혀서 아깝다.... 총탄을 다리 밑에다가 박아 놓았으면 말을 듣게 하는 건데..... "어린 병사들의 반 병단 행위에 샤디스는 위험한 상황임을 인지하고 얼른 진정시키려 한다.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거지!?"
"간략하게 말씀드리자면, 이제 당신 같은 퇴물이 끼어들 일 없는 얘기입니다. 이제부터는 고집스럽기만 하고 구시대에만 처박혀 있는 꼬장꼬장한 노인네는 필요 없는 시대."
샤디스는 뒷담화를 노골적인 모욕으로 바꿔 풀은 말을 그대로 들이받은 격.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무기로 협박당한 것 때문에 듣고도 화를 내거나 반발을 안 하네요. 플로흐는 샤디스 같은 건 신경 쓰지도 않고 연설자의 마이크를 가로채는 것처럼 후배들인 훈련병들에게 일장연설을 한다."제군들이여! 이제 너희의 시대가 왔다!""우리 예거파는 현재 멸망의 위기에 직면한 엘디아를 구하기 위해 심장을 바치고 맹세했다! 그건 구질구질한 병단 조직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 섬 안에 있는 민간인들을 위해! 시대에 뒤쳐진 퇴물병단에 종속되기만 해서는 아무 것도 못하고 섬 바깥의 적들에게 유린당할 뿐이다!""묻겠다! 너희는 어느 쪽이지!? 우리 엘디아의 구세주, 영도자 에렌 예거와 함께 미래를 이끌어 갈 자들인가? 아니면 이 구태의연한 키스 샤디스하고 함께 케케묵은 악습과 함께 영영 매장될 것인가!?루이제나 빔, 홀거 등은 대강 105기 ~ 108기 훈련병단 출신이라는 거네. 플로흐는 파울 요제프 괴벨스처럼 109기 훈련병단의 현 체제에 대한 불만을 당당히 선동하고 유혹해 온다. 태평하게 적과의 평화를 추구하다가 막상 전쟁이 오자 방황하는 구세대의 유물인 조사병단도 주둔병단이나 헌병단도 아닌 다른 루트를 타서 예거파로 들어오라는 입단 권유. 적에 대한 원한과 복수심에 절여 협박이든 납치든 감금이든 살인이든 민간인 학살이든 어떤 형태의 폭력도 무력행사도 불사할 수 있고 사상에 반하기라도 하면 예전의 동료라도 쏴 죽일 수 있는 극단적인 민족우월주의자지만 유능한 홍보와 선동가처럼 보인다. 다른 109기 남부생들이 우물쭈물하던 나이 스루마와 그의 친구들로 보이는 훈련병들은 오히려 입단 제의에 기뻐하며
"엘디아의 미래를 위해 심장을 바치겠습니다!"
"절 예거파로 들여보내 주십시오!"
라고 왼쪽 가슴팍에 손을 뻗습니다. 그러자 지켜보기만 했던 훈련병들도 하나 둘씩 편을 정하기 시작한다. "좋다! 그럼 너희의 각오를 우리에게 증명해라! 눈앞에 있는 샤디스 교관이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두들겨 패라!" 스루마를 시작해서 훈련병들은 차례 대로 기가 막혔다. 플록 본인이 아니라 에렌의 명령이라면 나라도 충격을 먹겠다. 교관이 무능불만은 가득했지만 예거파로 들어오기 위한 통과 의례라는 이유로 사람을 죽일 듯이 폭행하라니, 상상 이상의 강요였다. "예?" "샤디쓰레기야말로 우리가 도태해야 할 악습의 총체! 숙정해라! 그러지 못하면 모두 감옥에 집어 넣겠다!"
기가 막힌 한지는 더 이상 입을 다물고 있지는 않았다. 시간시나 구 병단 지부를 장악하려는 것도 모자라 109기만이 아니라 110기, 112기, n기의 훈련병들을 모조리 이런 잔인한 방법으로 선동하고 강요하고 있고, 악순환이 뻗는 걸 방관만 할 수는 없었다.
"플록!, 적당히 해! 멍청한 짓 하지 마!"
하지만 단장의 부하도 아닌 플록이 무슨 이유로 한지의 외침에 귀 기울일까. 하지만 키스는 되려 만류하려는 듯이 한지에게 손을 뻗었다.
"괜찮다.... 한지...." "햇병아리들이 몇 명 덤벼 봤자 상대도 안 되니까."
그 말과 함께 최대한 각오를 끌어 모은 표정은 자신을 구타해야 하는 모든 훈련병들을 향한 도발이었다. 그는 수십 개의 주먹들과 발들을 기꺼이 환영하고 받아들였다. 실체는 플록의 협박 대로 하지 않을 경우 감옥으로 연행될 위기에 처한 훈련병들을 구하기 위해 상관이자 교관인 자신이 스스로를 희생했다. 목적을 알았을까 몰랐을까. 결국 훈련병 전원은 일제히 마음을 다잡지만 주저함을 버리지 못한 채 플록이 하라는 대로 샤디스가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두들겨 팼다. 제대로 직립하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게 하려면 코에서 나오는 핏자국이 선명해야 하는 것은 물론, 이빨도 부러지게 해서 처참한 망태로 만들어야 하겠지. 훈련병들을 구하려고 했던 샤디스의 희생과 구타당하는 피해자를 연출시키기 위한 연기력도 한 몫했을 것이다. 샤디스는 만신창이가 되었다. 처참하게 쓰러지고 버려져 버린 그를 훈련병들은 말 없이만 내려다 보았다. 플록은 몹시 기뻐하며 훈련병 전원의 입단을 환영했다. 예거파로 들어가게 생겼지만 감옥에는 들어가지 않게 되었다. 감옥에는 들어가서 인생을 한 순간에 망가뜨릴 수는 없으니까 싫더라도 상관을 억지로 패야만 한다. 결국에는 상관의 도발에 따라 갈등하는 와중에도 폭행을 연타했다.
"잘 했다. 그래야 예거파지! 너희 전원의 입단을 환영한다."
플록은 이제 얌전히 한지에게
"자, 이제 지크가 있는 구류지로 저흴 안내해 주시죠, 한지 씨."
라고 여러 마디를 강조해 놓고는 훈련병들을 향해 이쪽으로 따라오라고 지시했다.신세대의 예거파 일원들을 환영한 플록의 칭찬을 마지막으로 샤디스는 쓰러져 있는 그대로 옥상에 남겨졌다. 한지는 슬퍼졌다. 이건 단지 훈련병들의 통과의례도 아니니까 한지 자신을 겨냥한 무언의 경고이며 협박이기도 했다. 언제 한 번 두 번 다시는 존경할 일이 없을 거라고 다짐했던 샤디스를 보고서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고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대가로 사람들에게 처참하게 버려지고, 비웃음을 당해야 하나. 한지는 이걸로 자신이 가장 싫어하고 매몰차게 비난했던 중앙 헌병단 간부 젤 사네스만이 아니라 샤디스의 처지와 사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자신도 언젠가 무능하다는 이유만으로 부하들로부터 저런 식으로 모두에게 버림 받고 끝날 수 있으니까. 한지 옆에는 언제나 한 팀 한 콤비처럼 붙어 다니던 친구인 오니안코폰마저 행방불명된 상태. 마땅한 계책을 두지 않거나 포기하지 않는 한에는 한지는 지크와 리바이가 있을 장소를 실토해야 할 것이다. 한지는 그래도 불의가 닥칠지라도 10점짜리 지혜를 굽히지 않으니까 최선을 다해 묘안을 세울 것 같다는 예조가 느껴진다..
이제 짤막한 104기 조사병단과 사샤 블라우스의 가족들의 행보를 보자. 이들은 지금 시간시나 구 병단 지부에 있는 영창에 수감되어 있는 상태. 낙원도 파라디 섬 안팎을 뒷몰래 쥐락펴락하고 있었던 지크의 보이지 않는 포효와 손에 거의 근접해질 수 있었지만 뒤늦게도 겨우겨우 세운 성과와 무색하게 예거파에게 납치당해 아무 것도 못한 채로 구금되었다. 사샤 블라우스의 어머니와 아버지, 카야, 그리고 세 아이들은 지금 다 같이 소풍 전용 테이블에 모여 앉아 있다. 104기 조사병단의 모습은 왜인지 멤버 한 명의 일방적인 탈주와 비행을 시작으로 점점 돌이킬 수 없는 분열의 가도를 걷고 있는 록 밴드의 암울한 현실을 보는 것 같다. 키스 샤디스가 플록의 강요로 인해 잔인하게 폭행당한다는 걸 알게 될까? 특히 미카사가 자유의 날개가 그려진 조사병단의 군복을 등에 보이고 홀로 어떤 표정도 보이지 않은 채 서고 있는 모습이 의미심장하다. 미카사의 표정이 안 보여서 그가 어떤 심정인지 정확히 파악할 수 없지만 꿈도 희망도 없는 소리 없는 슬픔이거나 버림 받고 모욕을 받은 충격과 자신의 가치관으로 갈등하며 고뇌하는 표정일 것 같다. 이제 미카사는 자신이 가야 하는 확고한 길을 열어 나가야 한다는 것만이 명확하게 예고되었음을 알 수 있다. 아르민은 저번 112화에 코피를 닦아 얼굴 정리가 깔끔해졌지만 걱정스러운 눈길로 미카사를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이번 사태의 주축이 되는 에렌 예거는 시간시나 구의 병단 지부에서 지금 차분하고 생각에 침잠하는 듯한 눈길로 시간시나 구의 풍경을 내려다 보고 있다. 아니면 샤디스가 구타당하는 정황을 지켜보면서 무슨 생각에 잠겨 있을까? 내가 생각하기에는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한에는 에렌은 파라디 - 엘디아의 자유보다도 특히 자신의 자유를 보다 우선시하고 있으며 이제는 자신이 쓸모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설령 그 사람이 아버지와 친분을 유지했던 샤디스 교관이라 하더라도 인정사정 봐 주지 않고 제거해 버리는 등 주체적인 사상에 미친 독재자로서의 면을 확고히 굳혀 가고 있다고 본다. 에렌은 샤디스로부터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듣고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특별하다는 망상에 잠겨 있으면 위험하다."는 교훈을 얻었지만 "나는 자유야. 내가 무슨 짓을 저지르든 간에 그건 모두 내 순수하고 의심할 여지 없이 확고한 자유가 선택한 일들이지. "라는 뉘앙스가 완전 정 반대인 오만한 말이나 꺼내고 있는 걸 봐서는 이제는 샤디스조차 조롱하게 되었을 정도로 오만해진 게 아닐까. 아니면 에렌이 아니라 그의 뇌를 잠식한 자아(에렌 크루거.)가 내려다보고 있을지 모르지만 나중에야 진실을 알아야 할 것 같다.
2. 그런데 가비 브라운과 팔코 그라이스는 어딨는 걸까!? 감방에서 이들의 모습이 단 한 장면도 나오지 않았잖아!? 혹시 가비는 에렌이 있는 동일한 방에 있는 거 아닌가. 팔코는 지금쯤이면 다른 예거파 병사들에게 간호를 받고 있을 것 같고, 가비는 왜인지 에렌에 의해 따로 불려져서 대화를 나눌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가비와 팔코 두 사람 둥 한 사람이 에렌의 직속 후계자로 발탁된 게 아닌가 하고 추측을 적어 둔다. 1년 전만 해도 '땅 고르기와 세계의 멸망'에 주저감을 품고, 동료들의 안위를 소중히 여기던 에렌이 말한 후계자 떡밥도 해결되지 않을까?나는 최애인 가비 브라운(Gabi Braun/ガビ☆ブラウン)이 에렌의 새로운 후계자로 낙점되었다고 믿어 본다. 가비는 에렌은 자신을 굉장히 닮았으며 행동거지도 사상도 실천 방식도 저돌적이고 목적으로 인식한 바를 실현하기 위해서라면 확고한 각오를 지닌 인재인 가비가 가장 증오하던 원수 놈들을 몰살하겠다는 무모한 심산만으로 비행선 안까지 날아오르려 했고 직접적으로 원수가 된 사샤를 살해하기까지 했다. 캐릭터를 이루는 면면 자체가 "태어나서 자란 고향이 마레로 바뀌었을 뿐인 에렌"이다. 비정한 결단을 내릴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과 멈출 줄 몰라 잔혹한 살육마처럼 보일 수 있는 투쟁 정신은 예거파가 지향하는 인간상, 대부분의 파라디 섬 주민들이 원하는 리더상과도 부합한데, 에렌은 이것을 꿰뚫어 보고 "가비는 나를 닮았다."는 이유로 후계자 교육시키려는 것. 그럼, 굳이 놔 두고 가거나 무시할 수도 있었던 가비를 특별히 데려가려 하는 것도, 가비가 104기 조사병단과 사샤 블라우스 가족들과는 달리 감옥에 없는 것도 에렌이 가비를 선택했기 때문이라는 말이 된다. 다음글에 자세히 보충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이번 화의 시작과 최후를 장식한 진격의 거인 사상 최강의 원수 콤비(.......)인 리바이 아커만과 지크 예거. 일단 2부라고 할 수 있는 마레 편에서는 지크가 에렌이 맡아야 했던 "감시당하고 보호 받으며 영원히 고통 받는 피해자와 피보호자 역할"을 참으로 보기 괴롭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착실히 수행하고 있다. 내일을 맞이하려는 황혼이 푸른 하늘을 누렇게 물들이는 동안에는 두 마리의 말들이 이끄는 짐수레 마차 위. 그 자는 그 마차 위에서 눈을 떴다. 정작 눈을 뜰 때는 분위기와 달리 모든 감각이 불편하기 그지없었지만. "으윽............" 얼마 지나지 않아 주황노랑빛의 누런 노을이 황혼을 이룰 무렵 지크 예거는 희미해진 의식을 딛고 눈을 떴다. 리바이는 지크가 깨어난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고는 툭 던지는 듯한 껄렁한 말투로 물었다.
"이제야 눈을 떴나?"
아아아아..... 전투는 또 다시 실패로 끝나 버리고 나는 다시 인질인 몸이다. 부하 병사들을 마지막 수단으로나마 이용해서 탈출한 것도 끝내 처참한 허사로 돌아와버렸다. 허사의 뒷일은 에렌에게 이를 수 있는 길로부터 멀어져 버렸고 깨어났다고 해도 매의 눈은 바늘을 쏠 준비를 언제든지 하고 있는 만큼 뇌창사만으로는 끝나지 않을 보다 저주 받을 죽음의 징후는 뚜렷해졌다. 지크는 고개를 일으키려 조금씩 제 몸을 꿈틀거렸다. 최후의 최후까지 포기하지 않으려는 발악과도 같을까. 리바이는 손을 들이밀며 경고했다.
그 에서 끊긴 이유는요
https://youtu.be/Eq3_plTL550 - 귀여운 강아지 채널 구독 ㄱ
복붙글 자제좀
닉넴 자주 바뀌시네요
섬국에서 나온 공식 번역한거임??
아니, 내가 소설로 각색한 버전의 진격의 거인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