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익 찬양하는 애니가 아니라는 건 이해함. 이에 대한 반박이 논점 X


 


 


 


그러면 뭐가 반박 논점이냐? 에렌이 글에서 말하는 대로 "꼴리는 대로", 즉 자신의 자유 를 충족하기 위해서, 혹은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서 인류를 학살한 게 아니다. 즉 비극적 인물이다.에 대한 반박을 하고 싶음.


 


 


 


반박 요소는 다음과 같음.


 


 


 


강제의 정의: 강제는 물리적 강제가 있을 수 있고, 등등이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자신의 의지에 반하는 일을 외력에 의해서 하게 되는 일을 칭함.


 


 


 


에렌이 그 일을 하는 것이 '내키지 않았을 수 있다', 마레에 갔을 때 에렌이 이민자 아이를 붙잡고 "미안하다"라고 말한 것에 대한 일종의 심리적 상태를 칭할 수는 있음.


 


 


 


그러나 '내키지 않음'이 그 행위가 강제됨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어떤 행위가 내키지 않았다고 해서, 강제된 것은 아니라는 거임. 가령, 체중감량을 하지 않으면 질병이 악화되어 다이어트를 해야만 하는 사람이 맛있는 음식이 자기 앞에 있을 때, 음식을 먹지 않는 행위가 '내키지 않을' 수 있지만, 음식을 먹지 않는 이유는 체중감량을 하지 않으면 자신이 빠른 시일 내에 죽게 될 것이란 더 큰 행위의 동기가 있기 때문에 음식을 먹지 않는 거임.


 


 


 


즉, 에렌이 땅울림을 통해 인류 학살을 시행한 것 자체는 (이런 표현이 허용된다면)자신이 자유로운 의지에 따라 결정한, 혹은 (조금 더 소극적으로 말하자면) 자신의 욕구에 맞는 그런 행위이기 때문에 시행한 행위라는 것. -> 에렌의 행위는 강제되지 않았다.


 


 


 


그러면, 에렌은 왜 자신을 제외한 다른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왜 자신을 막도록 내버려 두었을까?


 


 


 


가령 에렌은 땅울림을 막으러 가는 자기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함. 나도 자유고, 너도 자유다. 내가 땅울림을 시행하는 거도 자유고, 니들이 날 막는 거도 자유다. 이건 사실, 해석의 여지가 있다고 보임. 즉, 에렌은 완벽히 미래를 보고, 이미 자신이 미카사에게 죽음을 당하는 미래까지 다 본 거임. 그래도 그들에게 '자유'다 라고 말한 건, 하나의 가능성 밖에 없음. 즉, 그들이 진짜 '자유'가 아니라, 그들에게 너희는 자유다라고 말함으로써, 너희가 하는 행동의 동기가 너희에게서 나온 것이고, 이후 나를 죽여 영웅이 된 너희들은 외력에 의해 그렇게 노예처럼 행동한 게 아닌 자유를 통해 나를 죽였으므로, 그 행위의 도덕적 동기가 너희에게서 비롯된 것이니, 너희가 영웅으로써 마땅히 칭송받을 자격이 있다는 걸 암시하고자 한 거다. 즉, 에렌은 그걸 알고 있기에, 이 말을 통해 친구들에게 영웅이 될 수 있는 일종의 자격부여를 해준 거라는 거임.


 


 


 


그럼 친구들은 진짜 자유가 아닌가? 라는 의문이 제기되는데, 자유라고 단정하긴 어려움. 이미 에렌이 일어날 미래를 알고 있다면, 즉, 완벽하게 알고 있다면, 그 친구들의 행위도 과거로부터 이어지는 일련의 인과의 사슬 속에서 벌어진 행위들일 거고, 그래서 그들이 진짜 자유라고 일컫기는 어렵다는 거임. 저번에 내가 말한 대안 가능성의 측면에서 이것도 고찰해야 한다고 보여진다. 정도로 말할 수 있겠음.


 


 


 


또한, 에렌은 시조 유미르를 해방시키는 게 주 목적은 아니었다고 봄.


 


 


 


에렌의 목적은 시조의 힘을 찬탈하여 인류를 학살하는 자신을 막아 토벌한 자신들의 친구들이 '엘디아인'임에도 불구하고 인류의 영웅이 되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미래를 원했던 거라고 보임.


 


 


 


에렌은 작중 줄곧 계속해서 자신의 친구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였음(이건 뭐 진격거 본 사람들은 다 알거임. 마차에서 얼굴 붉히면서 너희들에게 시조의 계승을 맡기지 않겠다, 히스토리아를 희생시키지 않겠다)


 


 


 


또 다른 에렌의 동기를 말하자면, 에렌은 자유를 갈망했다는 거임. 반사실적 가정문을 두고 이걸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보이는데, 가령 에렌이 '태어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거지만, 에렌 스스로 말하기를 시조의 힘을 통해 자신이 땅울림을 시행하는 이유를 지크에게 말할 때, 자신이 세계에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음. 태어난 순간, 자신의 자유의지대로 행동할 권리가 있다고 본 거임. 특히 자신들을 '악마'라고 칭하며, 새장 속에 갇히게 한 이들, 즉 세계를 자신의 자유를 구속하는 대상들로 보아 그들을 구축하려 한 것.


 


 


 


그래서 결론적으로 에렌이 시조의 힘을 통해 하고자 한 게 사적인 목적이 깃들어 있음을 부인할 수 없고, 결론적으로는 자기 꼴리는대로(이 표현은 좀 강하고, 좀 천박하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혹은 좀더 순화해서 표현하자면 자신의 사익을 위해 땅울림을 실현해서 살육자가 된 거다. 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음.


 


 


 


라이너에게 레벨리오 습격 당시 나도 너랑 똑같아. 라는 말의 의미를 되새기면, 더 쉽게 이해가 가능할 거임. 라이너도 자기 집안의 행복을 위해,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전사가 되었고, 갑옷을 계승 받은 이후에도, 갤리어드가 유미르에게 먹혀서 작전이 물거품이 된 걸 알면서도, 시간시나구 습격을 시행한 건 결국 자신의 가족들이 고통스럽게 죽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런 거임.


 


 


 


에렌도 라이너와 같다는 거임. 결국.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대학살을 저지른 거라는 것.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임.


 


 


 


그래서 에렌이 예거 가문의 비극(왜 예거가문의 비극인지 모르겠음 사실. 예거가문이 진격의 거인의 연속된 계승자도 아니었고(처음 예거가문이 진격의 거인을 계승받은 건 크루거한테서였음), 사실 그리샤가 다이나랑 결혼하기 이전에는 아무런 관련 없었음)을 끝내기 위해서 그 짓을 했다. 에렌과 그 친구들 역시 피해자다? 이 논리는 성립하기 어렵다는 거임.


 


 


 


위에 기술한 이유들을 근거로 아르민이나 한지 단장, 브라우스가 취했던 성숙한 태도들은 인정할 수 있지만, 에렌을 옹호하는 것은 어렵다고 보임.


 


 


 


개인적으로 진격의 거인이 명작이라고 생각되는 이유는 극단적 민족주의가 아님. 그리고 마지막에 진격의 거인이 결국 적과 동지의 구분을 흐리게 만듦으로써 졸작이라고 평가된 거로 아는데, 나는 그거랑 정반대 생각임.


 


 


 


진격의 거인이 명작이 된 이유는 바로 이 점 때문이다.


 


 


 


자신이 미쳐있는 목표에 따라 누구든 적이 될 수 있고, 누구든 동지가 될 수 있다는 거.


  


케니 아커만이 마지막 죽음 이전에 다들 무언가에 미쳐있지 않으면 버틸 수 없었던 거라고 했는데 이 말이 진격의 거인을 관통하는 주제라고 본다.


 




그래서 진격거가 명작인거임. 우익이고 뭐고를 떠나 미친 정치철학적 작품이다. 대충 난 이렇게 이해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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