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날이다. 그렇지만 번역은 해야 한다.
메릴좌는 오늘 워딩을 보면 추가 코멘트를 하지 않을 것 같으니, 나도 오늘 번역에는 많은 사견을 덧붙여 뉘앙스를 해설해보겠다
"더 많은 LK99 관련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입니다. 좋은 소식은 더 많은 결과가 보고되었다는 것입니다.
나쁜 소식은 정확히 같습니다. NTU(*국립 타이완 대학교), 수 년간 CMTC(*메릴랜드)에 박사 과정 학생과 포닥들을 보내 온 훌륭한 대학교가 온도가 내려갈 때마다 insulating resistivity (*저항)이 증가하는 걸 보고해왔습니다.
그리고..."
-
트윗의 절반이 NTU를 올려치는 내용이다. 'CMTC에 수년간 많은 인력을 보내오고 있는' 끝내주는 대학교. 올려치는 것마저 스스로를 인용하지 못하면 죽고 못 사는 자기애의 화신다운 내용이다.
하지만 굳이 NTU를 올려치는 데에는 아마 개인 감정도 들어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저 and...로 끝나는 어미는 보통 뒤 트윗의 기대감을 올려줄 때 사용하는 방법이다.
'자기 애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여주기 직전'의 마음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문법 상으로는 단순히 '온도가 낮을 때 저항이 증가하는 것과...' 로 드라이하게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나는 메릴좌가 LK-99를 존나 싫어하는 걸 알고 있고 내 생각에는 기대감 올리려고 이 단어 쓴 거 같으니 그렇다고 하겠다.)
"약간의 반자성을 보고했습니다. 그리고, 인도 최고의 국립 연구소인 NPL (*인도박사의 랩)에서, 최근의 아카이브 게시글에 초전도성의 부재와약간의 반자성을 보고했습니다.
이제 이석배 교수 외 저자들의 원 논문을 일단 믿어주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
'일단 믿어주기'의 원문 표현은 benefit of doubt이다. 이미 이 표현 자체가 '상대방이 아무리 의심스러워도 믿어주려는 마음가짐'이다.
논문을 대놓고 의심하고 있다. 여기서부터 이미 과학자의 워딩이라고 보기에는 어폐가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밤, 중국 최고의 연구 센터 (그리고 CMTC 출신 사람들도 스태프에 있는) ICQM [*북경대] 로부터의 중요한 프리프린트에서도,
LK-99의 작은 조각 안에서 초전도성의 부재와, 작은 양의 강자성 (반자성이 아닙니다)를 찾았습니다. 3개의 보고서에서 초전도성이 전혀 없습니다."
-
대학교를 또 올려치고 있다. 올려칠 때마다 그 연구소들이 CMTC로 사람을 보내거나 CMTC 출신들이 가 있다고 홍보를 때려댄다. 논문에는 강자성과 반자성을 모두 찾았다고 되었으나 굳이 괄호까지 할애하면서 반자성이 아니라고 하는 걸 보면
아마 논문 제대로 안 읽고 기뻐하면서 트위터부터 쓴 게 아닐까? 난 잘 모르겠다. 참고로 초전도성이 '전혀' (not at all)로 쓴 건 당연히 강조 표현이다.
전혀 없다는 것에 정말 신이 나셨다.
전문 용어라서 다는 번역 안 하겠다. 대만과 북경대, 그리고 인도의 연구 결과를 인용하면서 저항이 온도가 내려갈 때마다 높아진다고 강조하는 모양이다.
'상온에서의 저항'이 구리의 10억배라면서 안티-초전도체라고 뒤에 느낌표까지 쳤다.
'상온에서의' 저항을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을 뿐더러, Anti-SC!에서는 기쁨의 감정이 트위터 너머로 전해져오기까지 한다.
보통 이렇게 감정적인 트윗 쓰기 쉽지 않은데 이 양반은 문과적 재능도 있는 모양이다.
탐구적인 사람이라면 "반자성이 흥미롭지 않을지"에 대해 알고 싶겠지만, 대답은 아닙니다. 반자성은 흥미롭지 않습니다.
수많은 물질들 (LK-99에 들어가는 납, 구리, 인같이)는 반자성입니다. 이건 평범한 특성입니다. (더 많은 결과가 있지만, CMTC는 아직 비밀을 폭로할 생각이 없습니다.)
-
영미권에서 대문자로 쓰는 것은 보통 강조 표현이다. (all caps라고 한다.) 이렇게 ALL CAPS로만 적힌 문장을 보면 어떤 사람들은 "글이 왜 이리 시끄럽냐"고 코멘트도 하는데, 쉽게 말해서 그 부분을 '크게 말한다'고 보면 된다.
아마 여기서 수많은 영어 화자들이 메릴좌의 감정적인 트윗에 긁혔을 것이다. 반자성이 흥미롭다는 얘기는 몇 번 나왔는데 이 사람은 지금 그걸 '굳이'
'대문자로' 흥미 없다고 하고 있다. the answer is NO, 하고 diamagnetism is NOT interesting. 부정 표현만 두 번 강조했다.
이렇게 말하면 퓌러 교수나 네이틀슨 교수같이 반자성에 흥미를 보인 교수들마저 까는 것이 된다. (니들이 흥미롭다고 했지만 사실은 절대!!!!!!! 안 흥미로워!!!!!!!!)
너무도 슬픈 일입니다. 우리는 이제 게임 끝이라고 믿어요.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고, 상온 (혹은 매우 낮은 온도)에서도 그럴 리 없습니다. 그것은 굉장히 저항이 강한 저품질의 물질입니다. 끝. 진실과 싸우는 의미는 없습니다. 데이터가 말했습니다.
-
너무도 슬픈 일입니다는 내가 의역한다면 아마 비꼬듯이 번역했거나 반어법으로 했을 것이다. 문장의 감정이 대충 그 정도로 느껴진다.
LK-99는 (아까 위에서 말한) 대문자 표현으로 NOT superconductor라고 박아 놨고, 일부러 상온까지 언급하면서 엿을 두 번 먹였다.
그 아래의 저품질 어쩌고는 굳이 뉘앙스 번역 안해도 상관 없을 것이다. (그 정도로 지 감정을 안 숨겨놨다)
*
보기만 해도 내가 다 기분 나빠지는 트윗을 하신다
뭐 본인은 자신이 있어서 그러겠지만 사람은 만에 하나라는 게 있는 법인데
난 개인적인 감정으로라도 (내가 반쯤은 초슬람이어서 그런것도 있겠지만) 이 양반 나중에 초전도체로 밝혀졌을 때 트윗은 보고 싶다
개인적인 흥미다.
아카이브 :
http://archive.today/8a5Z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