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뇌를 제어한다? SF 영화에서나 볼 법했던 일이 이제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외부기기를 통해서 뇌를 제어하는 이 기술은 카이스트와 연세대가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인데요. 뇌에 이식된 장치를 통해 신경세포에 빛을 전달해서 뇌를 제어하게 됩니다."



빛으로 약물중독을 치료한다?

보통 약물중독은 뇌의 보상회로가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되는 뇌 질환입니다. 분노조절장애를 일으켜 폭력적으로 변하기도 하고 극도의 우울감을 느끼게 해서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기도 하죠. 그동안은 마약에 중독되면 끊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파괴된 뇌세포를 되살릴 수는 없어도 나머지 뇌세포들을 자극한다면 회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조금씩 확인되고 있었어요. 연구진은 코카인에 중독된 쥐의 두피의 뇌 특정 부위에 빛을 전달하는 기기를 이식해서 코카인에 의한 행동 변화를 억제하는 데 성공했어요. 그런데 사실 우리나라에는 코카인에 중독된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관심이 없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해당 실험에서 코카인에 의한 행동 제어에 성공한 것이고 앞으로 기술이 발전한다면 중독과 같은 정신질환과 더불어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뇌 질환을 치료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에 앞으로의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광유전학적 방법론

광유전학은 빛과 유전학을 결합한 용어예요. 유전학적 기법을 이용해 목표 세포에 빛 감지 센서를 발현시킨 후 빛으로 세포를 제어하는 것이죠. 2002년, 빛을 쪼이면 전기를 만드는 채널로톱신이라는 광 반응성 단백질이 발견되었는데, 이게 바로 빛을 통해 신경세포를 제어하는 감지 센서가 되었어요. 2005년, 이를 동물 신경세포에 적용해 동물의 행동을 제어하면서 빛과 유전공학 기술을 이용해서 뇌 신경세포의 활동을 실제 생물에 적용하는 연구가 활발해졌어요. 그동안 신경세포를 활성화하는 데 활용돼 온 전기 자극과 약물은 목표 세포뿐 아니라 주위의 다른 세포들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한계가 있었어요. 이제 과학자들은 빛을 이용하는 광유전학 기술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원하는 신경세포만을 빠르고 정확하게 그리고 안전하게 제어할 수 있게 된 거죠.



신의 리모컨: 광유전학

여러 연구를 통해 심장 세포나 줄기세포에서도 이런 광유전학이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죠. 그래서 광유전학을 ‘신의 리모컨’이라 부르기도 해요. 신의 리모컨이라 불릴 정도로 기대가 되는 기술이지만 모든 기술이 그렇듯 아직 한계점이 있죠. 신경세포에 빛을 쪼이기 위해서는 외과적 수술을 통해 특정 부위를 절제해서 기기를 이식해야 한다는 점이 하나의 단점이 되겠습니다. 또한 정확히 어느 부분에 어느 정도 빛을 쬐어야 하는지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해요. 그래서 우리의 두뇌를 세포 단위로 들여다보고 그 기능을 밝히는 미래 뇌지도를 만드는 것도 큰 과제이죠.

더불어 외부와 연결된 광섬유를 통해서 빛을 전달하다 보니 행동에 제약이 생긴다는 점도 큰 단점입니다. 앞선 연구에서는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선으로 연결되지 않고도 제어가 가능한 무선회로를 적용해서 개발했어요. 무게도 1.4g 정도로 가볍게 만들어졌고, 거기에 더해서 생체 이식 이후에 기기에 의해 주변 조직이 손상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도록 기기를 아주 부드러운 생체적 합성 소재로 감싸서 안전성을 높였다고 합니다. 이외에 다른 한 가지 단점으로는 배터리를 사용하다 보니 외과수술을 통해서 주기적으로 배터리를 교체해 줘야 한다는 점이 있었죠. 하지만 새로운 무선충전기술을 활용해서 외과수술 없이도 배터리 충전이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해요.



광유전학으로 그리는 미래.

사실 우리 뇌를 제어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기도 하고 위험한 일이기도 해요. 하지만 이런 기술이 그런 위험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구되어야 하는 이유가 있어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약물중독이나 파킨슨병 같은 뇌 질환을 치료하는 데 사용될 수 있고, 더 나아가서는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데도 사용될 수 있답니다.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에 기술이 개발되는 것을 막는 것보다는 기술이 좋은 방향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개발하고, 부작용이 우려되는 부분에 있어서는 그것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우리가 사회적 합의점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사실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에서는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어요. 처음에는 초파리나 꼬마선충 같은 하등동물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되었는데, 최근에는 실험용 쥐들을 대상으로 하죠. 파킨슨병에 걸린 쥐의 상태를 호전시키기도 하고 불안장애나 심지어 장님 생쥐의 시력을 회복한 연구도 있어요. 하지만 아직 사람을 상대로 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요. 특히 광센서 유전자를 생체 이식하여야 하는데, 이에 대한 안전성 연구가 충분치 못한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진은 멈추지 않고 늘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며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연구진을 향한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