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아래 편곡에 대한 글이 있어서 댓글로 쓰다가 글이 길어져 여기다 쓴다.

한참 쓰다보니 뭐가 뒷북이 된 거 같은데 지금까지 쓴 게 아까워서 그냥 올린다.

난 우선 홍줌이라는 걸 말해두고 시작함. 그리고 전문적인 식견 없는 그냥 내 생각이고 싱어게인3 경연 곡들만을 듣고 정리한 것이다.


소와 홍 둘 다 편곡을 잘 하지만 스타일은 전혀 다르다.

소수빈이 멜로디를 해체해서 자기 걸로 재구성해서 부르는 편곡을 주로 한다면,

홍이삭은 가사를 자기식으로 해석해서 감정 진행에 맞게 곡 구성을 아예 바꿔버리는 편곡을 하는 게 차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소는 곡 진행 자체가 부드럽게 이어지고 멜로디가 화려하게 살이 붙은 느낌을 준다.

목소리와 멜로디가 무기이기 때문에 한 곡 안에서 노래를 쉬는 부분이 많이 없었던 것 같다.(이건 추측)

기타 연주도 필요한 부분에서는 굉장히 화려하게 한다.

대신 음악적인 요소 자체가 좋은 것이기 때문에 꼭 그 노래, 꼭 그 가사가 아니어도 동일하게 좋을 것이라고 난 생각한다.

가사 대신 라라라만 해도 충분히 좋을 것 같다.

그게 어떤 사람에게는 기술적으로 잘하는 건 인정하는데 감정이 잘 안 느껴지는 노래로 생각될 수도 있다. 


홍은 우리가 알고 있는 곡 진행이 아니기 때문에 듣다가 살짝 멈칫 할 수도 있는데 난 개인적으로 그 부분이 곡에 집중하게 만드는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구성을 가사의 감정 변화를 중심에 놓고 바꾼 것이라 감정선을 잘 따라가면 그 효과가 극대화 돼서 다이나믹하고 스케일이 커 보인다.

여기에 더해 악기 구성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고 가창 외적인 부분들도 굉장히 공을 들인다.

그렇다고 해서 악기 연주 스킬이 화려한 건 아니다. 대체로 정박에서 기본적인 것들을 조화롭게 중첩시켜 표현한다.

그렇기 때문에 노래를 할 때도 가사와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당연히 중점을 두어야 한다.

만약 설득력을 다 갖추지 못하거나 초반에 감정을 확 끌어당길만큼 청자를 몰입시키지 못하면 난해하다 정신없다 혹은 가다 말았다 같은 생각을 들게 할 수 있다.

가창 기술로만 보면 심드렁하게 보일 수도 있다.


내 경험에 의하면 

소의 음악은 살짝 머리를 써야하는 일을 할 때도 무한반복으로 틀어놓고 흥얼거리며 즐겁게 일하기 좋은 음악이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음원, 영상 다 반응이 좋은 것 같다.

반면 홍의 음악은 단순노동하며 듣기에는 머리속에서 여러 회로를 돌릴 수 있어 재미있는데 머리쓰는 일을 할 때는 일에 집중할 수가 없어 꺼둔다.

감정을 따라가며 듣다보면 꽤 에너지 소모가 돼서 계속 듣기는 좀 힘이 들 때도 있었다. 여기 갤을 보니까 이런 것들을 시끄럽다고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는 듯하다.


최대한 개인적인 감정은 배제하고 쓰려고 노력했는데 

이렇게 써놓고 보니까 내가 왜 홍의 음악을 좋아하는지 좀 더 알 것도 같다.

그의 음악이라고 다 이런 구성을 따르는 건 아니지만.


각설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보던 사람들을 이제 한동안 못 본다니 좀 아쉬운 마음이 크다. 홍줌이라 더욱 더 아쉽다.

이젠 두 사람 다 자기 음악으로 많이 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