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휘아재 신곡은 가수의 의도대로 정말로 위로가 돼주는 노래더라.

지난 한 달 동안 좀 체력과 정신력을 쏟아야 할 일이 있었는데, 밤에 이 노래 틀고서 스피커 끌어안고 징징 짜다가 다시 일하고 그랬다 ㅋㅋ

마음을 어지럽히는 기운을 가라앉혀준 회복의 노래랄까.

덕분인지 목표했던 일은 일단 클리어했고, 갤에 들어와보니 준휘아재 얘기가 별로 없어서 글 써봄.


준휘아재의 신곡은 장점이 많은 노래인 것 같아.

맑고 아름다운 멜로디, 전달하고자 한 정서와 메세지가 부담스럽지 않게 적절히 표현된 가사,

그리고 의도와 곡의 분위기에 맞춰서 섬세하게 감정을 전달하는 가수의 능력까지 더해져 완성된 썩 괜찮은 힐링송.

보편적인 인생을 살고 있는 누구나 품고 있을 듯한 이야기를 비장하거나 심각하지 않게 건드리면서 괜찮다 말해주는 느낌.

매일 몇 번씩 듣고 있는데 아직까지 질리지도 않더라.


여기까지가 '오늘처럼 아름답다'에 대한 나의 공식적인 감상평.





그리고 이제 덕후답게 비공식적인 얘기도 해볼까... 원래 비공이 꿀잼 ㅋ

노래가 주는 맑은 위로도 물론 좋지만, 내게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은 노래에 양면성이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는 점이었어.

홀리한 빛의 세계와 대비되는 어둡고 불길하고 조금 사악하기까지 한 어떤 분위기가 느껴지는 블랙홀 같은 한순간.

부활절이라서 미사 드리고 있을 우리 신앙심 깊은 강아지똥의 노래를 두고 이런 사악한 생각을 하고 또 말해도 되는 걸까 싶기도 하지만...

뭐 안 될 건 없지 싶음, 어차피 나 꼴리는 대로 듣는 게 덕후인데 ㅋㅋ


노래를 듣다보면 3분 09초에서 3분 39초까지의 구간에서 감정이 서서히 고조되어가는 게 들려,

'크게 소리치는'부터 '오늘처럼'까지.

그리고 '아름답다'에서 뭐랄까 반지의 제왕에서 간달프의 몸이 갑자기 훅 커져 위협적으로 보일 때 있잖아.

그런 장면의 느낌과 흡사하게 모든 것이 정돈된 아름다운 세계 속에 내가 서 있었는데,

일순간 발밑에서 작게 존재하던 내 그림자가 이제까지 구현한 아름답고 단정한 세계를 다 집어삼킬 듯이 훅 커지는 한순간을 본 듯한?

내가 알지 못하고 제어할 수 없는 나의 어둠, 너무 많은 감정들이 담겨 휘몰아치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분화조차 안 된 그 이름 없는 세계가

거칠거칠한 목소리를 타고서 살짝 나왔다가 들어갔다는 느낌.


나는 이 부분이 매우 관능적이라고 느꼈어. 매우매우 취향저격.

이 부분을 노래할 때 준휘아재는 성대의 다른 부분을 쓰는 것처럼 목소리가 달라지는데, 그 불안한 소리가 왜 그리 섹시한지 ㅋ

만약 멋진 고음으로 소리가 쫙 올라갔다면, 절대 이렇게 내 귀를 저격하지 못했을 듯.


이 부분에서 생각난 노래가 있었는데, bjork의 pagan poetry가 딱 떠오르더라.

그 불길하고 주술적이고 관능적인 노래.

공교롭게도 이 노래의 화자가 막달라마리아라는 설이 있어서 더 재밌었다 ㅋㅋ





암튼 준휘아재 캐릭터에도 모순미, 반전미가 있어서 좋은데 내 귀에는 노래도 그래.

홀리한 강아지똥에게는 자기를 배반하고 배반하는 양파 같은 부분이 있고 그 부분에서 중독성이 쩔음.




너무 길게 써버렸네. 사실 내가 느끼는 부분을 아직 딱 명확한 언어로 설명하지 못하겠어서 좀 주절주절 길어져버렸다.

이제 부활절 기도하러 가야겠닼

아멘.



p.s

메로나 못 사왔다, 각자 집에 있는 민트 치약 한 숟가락씩 짜서 먹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