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b0d121e09c28a8699fe8b115ef0468e4ace8b86a




본인은 신안에서 염전 굴리고 있는 집안에서 태어났는데


동네에 약간 모자란 삼촌이 있어서


우리 가족이 거두어주고 밥 먹여주고 그랬단 말임


그 대가로 우리 아버지가 염전하는거 도와주고 그랬음 


집도 창고 하나 마련해줘서 재워주고 그럼


그래서 아 우리 부모님은 참 착한 사람이구나 했고


경찰 아저씨랑 이웃들도 다 호평함




근데 뉴스에서 섬노예 얘기가 막 나오는거임


우리가 사실 오갈데 없는 불쌍한 사람 도와준건데


무슨 장애인을 섬노예로 부리고 있다면서 막 뭐라 하는거




그래서 억울해서 서울에서 오신 중학교 선생님한테 말했음


이 사람은 외지에서 온 사람이라서 신안군의 고통을 털어놓고 싶었음


근데 끄덕끄덕 들어주더니 갑자기 다음 날에 전근 가셨다는거


자기 제자랑 말 한마디 없이 사라지는게 이게 말이 되냐?




아버지한테 화내면서 말하니까


외지놈들은 믿을 수 없으니 절대 상종 하지 말라고 하더라


우리는 오갈데 없는 삼촌도 정으로 보살피는데 서울놈들은 진짜 뼛속까지 차갑구나 싶더라  


근데 갑자기 삼촌도 안 보이는거임 


알고보니까 이제 혼자 살때가 된 것 같아서 육지로 돌려보냈다고 함 


계속 가족처럼 지냈던 삼촌도 가버렸다니까 슬퍼서 막 울었음


아버지가 막 달래주면서 우리 아들이랑 이 염전을 위해서라면


자신은 무슨 짓이든 다 할수 있으니 힘들면 말하라고 하니까 


이 세상에 믿을건 같은 핏줄밖에 없구나 이게 진짜 남자고 아버지구나 싶어서 감동먹음 




그리고 대학에 갔는데 신안군에서 왔다니까 애들이 염전 드립치는거


진짜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우리 집은 그런 집 아니라고


불쌍한 사람들 도와주고 있다니까 갑자기 분위기 싸해지고 아무도 말 안 거는거


우린 잘못한게 없는데 왜 착한 일만 했는데 이런 고통을 받아야 하는지 너무 좆같았음




그래서 신안군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바로잡아주려고


애들을 신안군에 직접 초대하기로 했음


처음에는 애들이 편견이 심해서 광주 터미널까지 가자고 했는데


터미널에 도착한 순간 아버지 친구분들이 나오셔서 직접 데려가주심

 

애들이 배를 처음 타보는거 같아서 다들 표정 굳어있길래


걱정하지 말라고 배멀미 안 심하다고 다들 배에 태워서 신안군으로 보냄 




아버지는 전부 알아서 하시겠다고, 너는 공부에만 집중하라고 해서 다시 대학으로 돌아감


걔네들 신입생이였는데 우리 동네가 생각보다 살기 너무 좋았는지 내가 대학 졸업할때까지 안 나오고 있음


아예 거기서 취직 하고 일하고 있다고 하더라


30살쯤 되면 밀렸던 월급 다 목돈으로 한꺼번에 주고 


여자애들은 동네 좋은 총각들이랑 눈 맞아서 결혼 할거라고 하더라


몇몇은 벌써 속도위반까지 했다고 함   




진짜 이렇게 좋은 섬이 또 어딨는지 모르겠음 


이번에 지붕도 보라색으로 깔맞춤 했는데 이렇게 단합 잘 되는 공동체가 요새 또 있나 싶음


점점 개인주의만 퍼져나가고 내 또래 애들이 의지할데가 없는데


이렇게 마음 둘 든든한 곳도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