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간혹 주변 분들에게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들려드리곤 합니다.


"숙성을 오래할수록 저숙성의 맛이 나고

숙성을 적게할수록 고숙성의 맛이 나는

향미 생성 메커니즘이 완전히 뒤집힌 가능세계를 상상해보는 거예요.

이 가능세계에서 글렌그랜트 10년이나 아드벡 10년처럼 심플하고 가벼운 맛을 내려면

30년 동안 숙성을 해야하는 겁니다.

그런 세계에서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팔레트가 꽉 들어차있고 향조가 점잖은, 지금의 고숙성과 같은 맛을 선호하게 될까요?

아무래도 알콜냄새가 약하고 향미 정보량이 많이 들어있으니까, 그런 맛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 같긴 한데...

지금처럼 숙성 년수에 감탄하면서 후한 평가를 내릴 것 같진 않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아무리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한다고 해도,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가치와 관련된 정보를 함께 섭취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10년이 주는 날 것의 느낌, 날이 서있는 느낌, 원숙하지 못한 그 느낌을

있는 그대로 즐기는 편입니다.

단점이라는 이름표를 붙여 한 켠으로 밀어두기엔 그 개성들이 너무나 소중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