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워질 즈음 한 물류센터 방재실


한 팀장님이 날 흡연장으로 불렀다

당시 내 마지막 야간 근무였다


(한 대 펴)

라며 자신의 담배를 꺼내서 내게 준다


(아ㅅㅂ또 나가서 뭐할거냐 좀만 더 있어라

이미 다른 팀장들한테 들었는데 또 듣겠네)

난 말없이 담배를 받고 불을 붙였다


(OOO 너 여기 얼마나했지?)

(9개월 했습니다)


한숨과 함께 담배연기를 내뿜더니

내 왼쪽 어깨를 토닥거리며 말한다


(내가 20대 후반에 기아차 영업직 시작해서 5년하고 그만뒀고

전기자격증따서 전기노가다 6년했고...

이 회사와서 지금 거의 12년 했을거다.

지금 사람이 없어서 아쉽긴해. 근데 잘한 결정이다.

꼭 이번엔 전기기사따고... 전기노가다는 가지마라.

거긴 연줄없으면 시다만 할거야

좋은 회사 찾기도 힘들고 들어가기도 힘들어.

그리고 여기도... 에이ㅆㅂ 솔직히 오지마라.

일은 일대로 부리고 돈은 쥐꼬리만해.

알잖아?! 팀장이나 돼서 이런말하긴 뭐한데

나 기술이고 뭐고 ㅈ도 없어

그냥 처자식있는데 자격증 몇개로 한 곳에 버틴거뿐이야

너도 곧 아이 생기겠지만 자격증 정말 중요해

또 전기만 따지말고... 너 알아서 잘하겠지만

자격증 갖추면 이런 덴 오지마

고생많았다)


시갤에선 볼 수 없던 따뜻한 조언이었다

전기기사를 딴 지금은 다시 이력서 난사 중...

내 전직장 공고를 보고 당연히 지원안한다ㅋㅋ

하지만 생각나서 그 팀장님한테 전화드려봤다


(해냈네ㅋㅋㅋㅋ잘됐다 놀러나와 입사지원은 하지말고ㅋㅋ)


아무리 각박하고 더러운 세상이지만

저런 분들이 참 직장에 많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