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누전되는 마력의 도시]
하늘은 거대한 구리 합금 돔에 갇힌 듯 탁한 납빛이었다. 굴뚝에서는 정제된 마나 잔여물이 섞인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왔고, 거리의 가로등은 불안정하게 깜빡이며 지직거리는 소음을 냈다. 이 세계에서 마나(Mana)는 공기이자 물이었으며, 동시에 가장 위험한 연료였다.
모든 인류는 태어날 때부터 체내에 마나 회로를 품고 태어난다. 하지만 그 회로를 다루는 '격'은 철저히 국가 공인 자격에 의해 통제되었다.
마법사의 계급 (The Arcane Hierarchy)
이 세계에서 마법사는 단순한 현자가 아닌, 국가 시스템을 유지하는 기술 관료였다.
| 등급 | 명칭 | 역할 및 권한 |
|---|---|---|
| 1단계 | 기능사 (Craftsman) | 기초 마나 배선 및 단순 마법 도구 수리. 현장의 손발. |
| 2단계 | 산업기사 (Industrialist) | 공장 설비 운영 및 중간 규모 마나 엔진 관리. |
| 3단계 | 기사 (Engineer) | 설계 및 감리. 복합 마나 회로 구축. 중급 공격 마법 허가. |
| 4단계 | 기능장 (Master) | 마법 공정의 정점. 전설적인 마도구 제작 및 실무 총괄. |
| 5단계 | 기술사 (Consultant) | 국가 전략급 마법 설계. 물리 법칙을 재정의하는 고위 마도사. |
[주인공: 전선 위의 마법사]
주인공 **'한시우'**는 낡은 가죽 가슴 장구에 펜치 대신 전도율 99.9%의 미스릴 와이어 절단기를 꽂은 채, 웅웅거리는 변전소 꼭대기에 서 있었다. 그의 가슴팍에 박힌 은색 배지에는 세 개의 줄무늬가 선명했다. [전기기사 (Electric Mage Engineer)].
"또 과부하군. 제길, 산업기사 놈들은 도대체 뭘 배운 거야?"
그가 장갑을 벗고 거대한 구리 코일에 손을 얹었다. 시우의 체내 마나 회로가 요동치며 외부의 전류와 동기화되기 시작했다.
그의 머릿속에 복잡한 수식이 스쳤다. 단순한 영창이 아니었다. 전류의 흐름과 마나의 밀도를 계산하여 최적의 경로를 찾아내는 **'계산 마법'**이었다. 손끝에서 푸른 불꽃이 튀었고, 폭주하던 마나 엔진이 낮은 저음의 구동음을 내며 안정을 찾았다.
"기사님, 아래층 마나 펌프가 또 터졌습니다! 기능사 애들 마나로는 압력을 못 버텨요!"
무전기 너머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시우는 혀를 차며 고글을 내려 썼다.
"비켜봐. 기사가 왜 '현장의 지배자'인지 보여줄 테니까."
[세계관의 갈등: 기술사들의 음모]
이 세계의 평화는 위태로웠다. 정점에 선 **기술사(Professional Engineer)**들은 더 이상 인간을 위해 마법을 설계하지 않았다. 그들은 마나의 근원인 '에테르 심장'을 독점하여 스스로 신이 되려 했고, 그 과정에서 하위 계급인 기사와 산업기사들을 부품처럼 소모하고 있었다.
시우는 우연히 변전소 지하에서 금지된 설계도 하나를 발견한다. 그것은 도시 전체의 마나를 역류시켜 거대한 제물을 바치려는 기술사들의 '국가 연성진' 도면이었다.
"전기 좀 만진다고 세상이 변하냐고? 아니, 전기가 끊기면 니들 마법도 고철일 뿐이야."
시우는 자신의 공구함에 든 테스터기를 꽉 쥐었다. 마법 지팡이 대신 절연 장갑을 낀 이 남자의 반격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고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