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들이 지나가는 지하주차장에는 거미줄로 가득차있습니다.

나는 아무걱정도 없이 정화조 속에 똥들을 다 헤일 듯 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둘 새겨지는 작업들을

이제 다 못헤는 것은 쉬이 다음 당직기사가 오는 까닭이요,

내일 있을 소방정밀작동점검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이력서 하나에 추억과
이력서 하나에 교통비와
이력서 하나에 허무함과
이럭서 하나에 기대감과
이력서 하나에 분노와

이력서 하나에 자격증 자격증

자격증, 나는 자격증 하나에 생각나는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국민학교 때 뺨을 맞으며 머리채를 휘어잡히며 책상을 구르게 했던 586
선생들 이름, 벌써 어머니가 된 계집애들의 싸이월드미니홈피와,
어릴적 문방구를 지나다 먹던 불량식품 이름들 아폴로, 쫀드기, 논두렁
그리고 중고등학교 때 어울리던 단짝 친구들, 게임친구들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시설에서 탈출하기 불가능하듯이.

자격증, 그리고 당신은 멀리 다음 회차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자격증이 적힌 이력서 위에
내 이름자를 써보고
파쇄해버리었습니다

자격증 따는 밤을 새워 우는 시설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경력에도 봄이 오면

무수기들을 뒤로하고 무제한이 풀리듯이

내 이름자 적힌 이력서 위에도

자랑처럼 선임을 걸 수 있을 거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