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오늘날 자유의지와 영혼의 존재에 대해서 가장 열정적으로 변호하는 사람들은, 그것에 강력한 종교적 동기를 가지고 있는 종교인들이겠지. 까놓고 말하자면, 아마 종교인들에게 있어서 진실이나 철학적 논의는 중요하지 않아. 자신의 종교의 가르침을 옹호하는 것이 중요할 뿐이지. 내가 이런 말을 한다면 종교인들이 불편해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럴 필요는 없어. 신실한 종교인들에게 있어서 의심없는 신앙은 미덕이잖아. 그렇지 않아? 진실 혹은 진리에 대해서 논하려면 종교를 믿는 게 아니라 철학을 했겠지. 물론 이런 말이 추가적인 도발이 될 지도 모르고, 그런 의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감정적인 도발이 아니라 사고와 고찰에의 도발이라고 생각해 줘.,
아무튼 종교 교리의 자유의지 얘기는 이제 됐고, 이제 자유의지에 대해서 좀 더 도그마나 선입견 없이 논해 보자. 정확히는, 자유의지가 없을 때의 결과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해 보자.
우선 한가지 확실히 해 두자. 자유의지가 없다면 개인이 자신의 삶의 통제권을 잃어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거나, 인간의 행위의 책임에 기반한 질서를 통해서 작동하는 우리 사회가 혼란해 지거나, 하여간 그런 좋지 못한 결과가 따르기 때문에 자유의지가 존재한다는 따위의 단순한 생각은 일단 그만 두자. 아마 실용주의적인 시각에서라면 그 정도로 충분할지 모르지만, 사실이나 진실은 우리의 손익과 무관해. 헉슬리가 말했듯이, ‘아름다운 이론이 추악한 진실에 의해서 찌부러졌다’를 우리의 기본 정신으로 삼자. 그렇게 되면 더 좋기 때문에 그게 사실이다, 그렇게 되면 더 나쁘기 때문에 그건 사실이 아니다, 이런 편의적인 사고방식은 적어도 철학적 논의를 할 때에는 접어 두자는 거야.
여기까지 말하고 이제 정말로 본론으로 들어갈 텐데, 막상 이야기는 그렇게 길지 않아. 그래. 자유의지가 없다는 우리의 믿음이 사실이면 어떻게 되느냐? 아마 사회가 혼란해 지나? 당장 범죄자의 행위의 책임에 기반한 법적 처벌을 모두 없애야 하나? 자유의지 없이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을 처벌하는 것은 ‘무고한 희생자’를 만드는 일이기 때문에?
아니면, 자유의지가 없다는 건 개인의 믿음의 영역이고, 자유의지가 있다는 건 사회적 합의의 영역으로, 둘은 서로 다른 별개의 독립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나?
하지만, 위에서 말했지. 여기서 우리는 진실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이라고. 그리고 진실, 혹은 사실이란 해석에 의존하는 것이어서는 안돼. 진실은 하나야. 자유의지가 있거나, 혹은 없거나. 개인일 때에는 자유의지가 없다가, 사회에서 활동할 때에는 자유의지가 있거나, 그런 사고방식은 우리의 일상생활을 영위할 때에는 편리한 것이지만, 우리가 철학을 할 때에는 방해물일 뿐이지. 그리고 지금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은 철학적인 논의야. 따라서, 개인과 사회의 자유의지는 다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사고는 여기서는 정확히 버려야 할 사고야. 우리는 하나의 답을 결정해야 해. 자유의지가 있다는 기반 하에서 작동하는 사회가 틀렸거나, 자유의지가 없다고 생각하는 개인인 나의 생각이 틀렸거나.
일단, 자유의지가 없다는 나의 아마도 철학적인 결론에서 시작해 보자. 자, 그럼 사회는 틀렸어. 따라서, 우리는 사회를 바꿔야만 할까? 우리는 우리가 범죄자라고 부르는 사람들을 처벌하지 말아야만 할까?
내 대답은,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거야. 더 깊은 고찰이 필요하겠지만, 잠깐만 생각해 보면 떠올릴 수 있는 일관성을 잃지 않는 설명이 있거든. 말하자면,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은 우리의 자유의지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거지. 범죄자가 자신의 자유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범죄를 저지른 것처럼(다른 가능성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우리가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 역시 우리의 자유가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순리나 운명에 의해서 정해져 있다는 거지. 우리에게 주어진 다른 가능성은 전혀 없어. 자유의지 없이 범죄자를 처벌할 수밖에. 혹은, 어쩌면 자유의지 없이 범죄자를 처벌하지 않을 수밖에. 그 어떤 결론을 내더라도, 자유의지가 없다는 것은 그 어떤 상황과도 일관되게 설명이 가능한 이론이라는 거지. 따라서, 자유의지가 있는가/없는가 하는 문제는, 최소한 그런 일관성 있는 설명이 하나 이상 존재한다는 의미에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 물론 문제는, 그 설명이 정말로 사실에 대한 설명인가, 다른 더 사실에 가까운 설명들은 무엇인가 하는 것이고, 여기서부턴 더 전문적인 철학의 영역이지.
아무튼, 여기서 포인트는 ‘자유의지가 없으면 범죄자도 처벌하지 말아야 해?’ 라는 의문은 사실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거지. 혹은 최소한 생각보다 덜 중요한 문제라는 것.
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질문이 남아 있지. 애초에, 우리가 자유의지가 없다는 결론에 자유로운 사고를 통해서 도달한 걸까?
우리가 자유의지가 없다는 우리의 결론을 우리의 자유로운 사유로 이끌어 낸 걸까? 아니면 우리는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나? 내가 자유의지에 대한 생각을 하기를 자유롭게 선택하거나, 자유의지에 대한 생각을 그만두기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나?
더 나아가서, 아마 자유의지를 아우르는 더 근원적인 문제가 있어. 내가 존재하는가? 라는 질문이지.
자유란 항상 누군가의 자유를 의미해. 나의 자유, 너의 자유, 그의 자유, 그들의 자유, 등등. 주체가 없는 자유란 있을 수 없지.
하지만, 과연 주체란 존재할까?
데카르트 선생 오열
뭔가 불교적이네
"자유의지"라는 것이 무엇인가부터 사회에 알릴 필요가 있을 듯.
자유의지가 없고 결정론이나 운명에 따라 모든 게 정해진다면, 어떤 사람이 이러한 논변을 거부하거나 무시하고 자유의지가 있다고 간주하는 것, 우리의 사회가 자유의지의 존재를 전제하는 것(법률 등) 또한 이미 정해진 일임. - dc App
그 반대도 정확하게 마찬가지로 유효하지. 지유의지가 있다면 자유의지의 존재를 자유롭게 거부하거나 인정할 수 있고, 우리 사회의 전제는 당연히 문제가 없지. 내 포인트는, 자유의지가 있다고 주장하건 없다고 주장하건 어느 쪽이건 그 문제에 관해서는 귀류법에 의해서 거짓이 되지는 않기 때문에, 혹은 그럴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그러한 종류의 질문이나 문제제기는 사실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거였다.
여기서 말하는 자유의지가 무엇인지 간략하게나마 이야기좀 해줘 솔직히 그 정의가 명확치않는 개념에 대해서 논의해봐야 말장난밖에 더 되나 싶은게 있으니까...
자유의지의 유무를 직접적으로 분석할 때에는 당연히 명료한 정의가 필요하지만, 지금처럼 자유의지의 유무 자체 여부에 따르는 논리적 정합성을 따질 때에는 그럴 필요가 없어. 여기서 논한 건 논리적 구조에 대한 분석이지, 자유의지 자체에 대한 분석이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