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어 사이비似而非 라는 말은 유학의 맹자 편에서 나온 말로, 옳은 척 하지만 실은 옳지가 않다는 뜻에서 나온 것임. 그러므로 사이비 종교라고 하면, 그것은 옳은 종교를 가장한 종교 단체라는 것이지.
그렇다면 우리는 사이비를 정의하기 위해서는 옳은 종교를 먼저 정의해야 함. 그래야 옳지 않은 - 사이비 종교를 정의할 수 있기 때문임. 그런데 옳은 종교를 뭘로 정의하지? 까놓고 말해 리처드 도킨스 같은 부류에게는 옳은 종교란 건 거의 없거나 아예 없을 것임. "신 따위 망상을 실제라고 믿는 놈들" 이라고 보는 게 도킨스니까, 도킨스의 입장에선 종교라는 거 자체가 사이비의 동의어일 것임.
로버트 팩스턴의 <파시즘>에서는 '파시즘은 그저 욕일 뿐이다' 라는 의견이 지나가듯 소개됨. 파시즘은 실체가 없고 그저 자시가 싫어하는 대상을 욕하기 위한 표현에 불과하다는 것임. 로버트 팩스턴의 의견은 이게 아니지만, 까고 말해 사이비 종교라는 표현도 어찌 보면 대충 소수파를 모독하기 위한 수사에 불과하다고 볼 수도 있음. 가령 한국 개신교의 빤쓰 전씨 같은 분도 수많은 물의를 빚었음에도 불구하고, 개신교를 사이비 종교라 보는 사람은 없음. 여기 회의론갤 보면 남침례교 내부에서 엄청난 성범죄가 은폐되었단 글이 있는데 그것에도 불구하고 남침례교를 사이비 종파라 하는 사람은 없음. 까고 말해 옴진리교 수준 정도가 아니면 어지간하면 "악행의 총량" 차원에선 주류 기성 종파의 악행이 군소 종파에 비하면 훨씬 큼. 똑같이 코로나 대폭증을 유발했다 쳐도 신천지는 사이비고, 미국 남부 무식한 복음주의자는 사이비 소리는 안 들음.
애초에 우리가 동의하고 있는 세속주의 이념 자체가 참 종교라는 정의 자체를 무의미한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것임. 나무위키에서 일부 패러디 종교 문서에서 "정식 종교로 등록되었다"는 식의 서술을 하는데, 그건 단지 어떤 사람들이 모여서 그러한 이름의 종파를 법인으로 만들었다는 것이지, 국가에서 그 종교의 진실성을 인정한 것은 아님. 애초에 종교의 자유란 것 자체가 남들 안 믿는 신 혼자만 믿어도 자유고, 혼자서 야훼랑 알라가 결혼했다 믿어도 자유란 것임. 그런 수많은 믿음들 중에서 뭐가 참이고 가짜인지 더 이상 판단하지 않겠다는 것이니까. 따라서 순수하게 뭘 믿는지의 차원에서는 아사하라 쇼코가 최종 해탈자리고 믿든, 이만희가 살아서 승리의 영을 입든 말든 아무것도 아님. 현대 국가에서 이들에게 제재를 가한 것은 이 집단이 행한 어떤 사회적 위해 때문에 그 행위를 제재한 것이지 그들이 아시하라 쇼코나 이만희를 뭘로 믿었는지는 상관도 없고 판단하지도 않음. 그리고 사회적으로 위해를 가해서 제재받는 건 소위 비-사이비 주류 종파에서도 흔한 일임.
결론만 말하자면 난 사이비 종파 구분이 무의미하다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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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 내가 댓글에 적은 사이비 종교는 종교 같지만 종교가 아닌것을 뜻함 일반적으로 사이비종교 사이비과학이라하면 그런의미니까. 종교라는 카테고리 범위 지정은 충분히 할 수 있음
동의한다. 그런데 '악행의 총량' 이야기를 주류 종교와 사이비 종교의 이야기에 끌고 오는 것은 꽤 재미있네. 생각해 보지 않았던 건데.
내가 (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skepti&no=8999&page=1)
이글에서 너 대신 답한꼴이 되었는데 제대로 답했는지 한번 보길 바람. 정정할 사항이 있으면 글 새로 파는게 좋을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