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일본은 못가봤고 캐스케이드(북미 서부)랑 록키산맥 몇군데 원정 다녀봤습니다.


처음 원정 갔다오고나서 뭔가 스키인생 2막이 열린듯한 느낌이었죠. 강원도에서 아름다운 카빙과 숏턴의 극한을 추구하는 환경에 있다가, 캐스케이드를 가니 사람들이 뭔가 "다르게" 즐기는거에요. 사람들 장비도 강원도랑은 다른 올마운틴 프리스키가 대부분이었고, 비정설 슬로프에서 범프랑 트리런을 즐기더라고요.

환경과 문화가 다르다보니 사람들 품새도 다르더라고요. 강원도는 정말 아름답게 카빙하거나 반대로 몸턴 스키어들이 보이지만, 캐스케이드/록키는 몸턴이 잘 안보이는 대신 강원도처럼 칼같은 라인을 그리는 사람도 찾기 힘들었어요. 품새에 있어선 전반적으로 상향평준화 되어있지만 그렇다고 품새 고수들 비중이 강원도만큼 높진 않았던 느낌을 받았죠.


개인적으로는 첫 원정 이후로 품새에 대한 강박을 내려놓을 수 있었어요.

품새가 완벽하진 않아도 적절한 스피드와 턴으로 내려올 수 있으면 스키장을 즐기는데 큰 무리가 없더라고요. 아래 영상 보면 뭔가 완벽한 품새는 아니지만 충분히 주변풍경을 즐기면서 내려오는거 같잖아요? 이정도면 충분하게 스키 타는거 아닐까요?



그런데... 처음에 원정갔다가 비정설 슬로프에 처참하게 당한 이후론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나도 나무사이랑 저 범프들 신나게 내려가고 싶은데... 하면서 말이죠. 그리고 파우더 가르는것도 생각보다 힘들더라고요. 나름대로의 테크닉이 필요했어요. 그렇게 다음시즌부터 열심히 눈 내리는 날이랑 오후에 형성되는 범프만 찾아다녔습니다. 지금도 누가 찍어준 영상 보면 품새는 완벽하진 않지만 즐기기엔 부족함 없는 실력이라 생각해요 + 비정설 슬로프 내려가는법을 익히고 나니 접근할 수 있는 슬로프들이 훨씬 많아지더라고요.



비정설 슬로프 이야기로 좀 샜는데, 캐스케이드/록키의 잘 알려진 스키장들을 관광하는데에 있어선 정설슬로프만 다녀도 큰 무리는 없을거에요. 스키장의 주요 중요한 지점들은 정설슬로프로 연결해두더라고요. 다만 용평 레드..정도는 탈 줄 알아야 정설슬로프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겠더라고요. 그리고 정말 아름다워요. 가끔은 눈보라에 갇혀서 고생했던 에피소드도 있었지만, 맑은날 아는사람 따라 다니면 그렇게 발이랑 눈이 즐거울수가 없더라고요.





난 강원도 스키어들 수준 높다고 생각해요. 특히 레이싱 스키에 있어선 말이죠. 하지만 조금 더 다양한 스키를 즐겼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요. 최근에 들은 이야기인데 누군가는 휘팍에서 (사설여부는 모르겠지만) 파우더 보드강습 받았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고 용평스키스쿨엔 파우더 스킹 과정도 개설되었더라고요. 그리고 파크랑 모글슬로프가 하나하나 도입되었듯이 비정설 슬로프도 이제는 좀 도입되면 좋겠어요.

코로나로 스키어 인구가 급 늘어난거 같아요. 이번 기회를 통해 스키산업이 좀 번창했으면 좋겠고, 다양한 방법으로 스키를 즐기는 문화도 생겼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