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독일어권에서는 보겐과 슈풍이 둘 다 널리 사용된다고 ㄷㄴㅋㅂ 님께서 알려주셨습니다)
아래 용어변경 글 보니 급 생각나네요.
개인적으로는 외래어가 다른 나라에 정착되는 과정을 존중하는 편이지만, "보겐"이라는 단어 만큼은 좀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어요.
스노플라우, 슈풍 처럼 다른나라에서 쓰는 정식 명칭이나 순우리말이었으면 하고 말이죠.
정확히 남겨진 문헌같은걸 찾지는 못해서 저도 많은 추측이 가미되어있긴 한데, 기본적으로 보겐이라는 단어는 독일어로 "활/아크"를 뜻한다고 해요.
다른말로 하면 영미권에서 사용하는 "피자"가 우리나라 스키 교과서에 정식용어로 등재되어있는 꼴이죠.
생각해보세요 만약 어떤 다른나라의 스키가 우리나라의 영향을 받아서 패럴랠의 정식명칭을 "젓가락"이라는 단어로 사용하는 상상을.. 무슨 뜻인진 통하긴 하겠지만 조금 이상하겠죠?
우리나라도 정식 명칭 대신 많은 스키어들이 "A", "V"같은 직관적인 별칭을 사용하듯이, 영미권도 "피자"라는말을 사용하고, "보겐/활"이라는 단어도 별칭으로서는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정식명칭은 정식명칭답게 등재되었으면 좋겠네요.
덧붙여서 보겐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국가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옆동네 일본입니다. 거기서도 プフルークボーゲン(푸후루크보겐)이라는 용어를 사용중이라고 하더라고요. 우리나라에 스키가 처음 도입될때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때 들어온 단어가 아닌가 싶네요. 독일 ➡+ 일본 ➡+ 한국을 거치면서 별칭이 정식명칭으로 굳어버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참고로 독일에서 사용되는 명칭은 "슈풍"(Schwung) 이라고 들었는데 보겐도 별칭으로서 같이 계속 사용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수정: 두 단어가 같이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글 적고나니 알프스 원정가고 프네요... +)
Bogen은 활이라는 뜻이 주 뜻이고, 언어학적으로 중세 독일어에서 활을 뜻하는 단어에서 오는 것도 맞는데, 그 외에도 커브, 아치, sweep (한국어로 적고 싶었는데 sweep를 뭐라 번역해야되겠는지 모르겠어서 그냥 영어로 씁니다. 여기서 sweep는 "sweeping angle" 같은 표현에서 쓰는 그 sweep입니다.) 라는 뜻도 있습니다. 또한 철자랑 바름만 같고 아예 다른 종이라는 뜻의 단어의 Bogen도 있죠(예 : Doppelbogen). 종이를 뜻하는 다른 단어인 Papier 와는 용례가 좀 다른데, 대충 설명하자면 한국어에서 단순히 "종이"랑 무슨무슨"지"라고 할 때의 차이를 떠올리면 됩니다. 사실 용례로 따지면 후자가 가장 많이 쓰입니다.
각설하고, 독일어권 스키 용어에서 Bogen이라는 단어가 아예 안 쓰이는 것도, Pflugbogen이라는 단어가 없는 것도 아니고, 이외에도 Stemmbogen 같은 단어 또한 쓰는 사람이 없지는 않습니다. 정확히는 Schwung과 바꿔 쓸 수 있는 단어이고, 그 외에도 Bogen이라는 단어가 쓰이는 경우는 Bogenwechsel이나 Bogenneutral 같은 단어가 있습니다.
독어권에서도 별칭으로서는 계속 사용되고 있나보군요. 감사합니다.
별칭이 아니라 그냥 Schwung이랑 같이 쓰이는 단어입니다. 일본이나 한국만 특이하게 그렇게 부르는것도 아니고요
뭐, 저는 보겐이라는 단어의 올바른지 여부와는 별개로 한국에서 독일어 기반 단어들에서 영어 용어로 넘어가려 하는게 나아보이기는 합니다. 종주국, 이런 것과는 별개로 배우는 사람에게 있어 단어의 직관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요. 다만 더욱 친숙한 영어로 바꿨다고 해도, 예를 들어 스노 플라우 턴이라고 했을 때 바로 어떤 느낌인지 못 알아듣는 사람들 또한 여전히 있을 거고, 슈템 턴 같은 경우 영어로도 스템 크리스티나 웨지 크리스티, 보통은 그냥 스템 턴이라고 불리기 때문에 그냥 고민 좀 해서 한자어로 바꾸는게 제일일 것 같기는 하군요
오.. 둘 다 동급의 단어로 사용되는 단어였군요. 좋은지식 얻어갑니다.
이게 또 정확히는 동급의 단어라기에는 둘의 늬앙스가 미묘하게 다릅니다. 그래서인지 패러럴 턴의 경우 Parallelschwung이라고만 하지, Parallelbogen이라고 부르지는 않죠. 어희력이 부족하여 둘의 늬앙스 차이를 어떻게 설명해야될지는 모르겠네요. 마지막으로, 일본식 단어를 대체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은 저도 동의합니다. 스키는 아니지만, 예전에는 일본에서의 영향으로 "F1 레이스카는 레이스카가 아닌 머신이라 불러야된다" 같은 바보같은 소리도 정설마냥 돌아다녔었죠. 스키도 찾아보면 그러한 경우가 없지는 않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일본에서 건너온 단어다"라는 이유로 자세한 내막을 들여다보지 않고 무작정 배척하는건 쓸데없는 논쟁이랑 필요없는 노력만 들어간다 생각되네요. 대표적으로 "데모"라는 단어가 일본에서 온 것이기 때문에 대신 "데몬"이라는 단어를 써야한다고 하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 제가 보기에는 그 반대가 아닌가 싶네요. 대표적으로 미공군의 여러 전술기 기동 시범 팀들을 무슨무슨 데모 팀 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요 (가장 유명하기로는 F-22 Demo Team들이 있죠).
스키에서도 해외에서 시범팀들을 무슨 무슨 데모 팀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흔하고요. 다 떠나서 PSIA-AASI 웹사이트에 떡하니 |Danish National Demo Team"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오히려 한국에서 이거와 관련해서 난리를 떠는 것을 보면 잘 찾아보고 바꿀게 아니면 그냥 놨두는게 낫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일본에서도 쓴다고 무작정 배격하는것을 지양하자는 의견에는 동의합니다. 다만 해당 용어가 일본에서 흘러 들어온거 같은 정황이 있긴하죠. 데모..같은 경우는 그런 논쟁이 있었던걸 모르고 있었네요. 지금이야 많이 세계화된 사회이고 우리나라에도 일본/영미권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이 많으니 비슷한 논쟁이 2020년대에 일어난다면 최소한 어원의 정당성은 쉽게 해결되리라 봅니다. 여담입니다만 심지어 요즘은 아시아 문화의 영향력이 강해져서 비영미권 => 영미권으로 역수출 되는 단어들도 드물지만 종종 보이더라고요. 특히 게임이나 대중문화쪽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