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엔 하이원 강습존이 마운틴허브에 있었다죠. 초보들도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서 강습을 시작할 수 있었던 재미있는 경험이었는데 아쉽네요)



혹시나 악기/체육/미술같은 예체능 관련 학원을 알아보신 분들이라면 입시반취미반의 차이에 대해 인지하고 계실거에요. 완벽하진 못하고 남들보다 뛰어나진 못해도, 배우는 과정과 그 결과물을 보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교육을 취미반에선 추구하죠. 갑자기 왜 입시/취미 이야기가 나오는고 하니... 서너시즌 전 즈음, 한 선생님 아래서 스키강습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어요. 개인적으론 정말 가치있던 시간이었고, "스키강습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저의 선입견이나 고정관념들을 좋은 방향으로 깨 주셨던 분이셨어요.


같이 시간을 보내기 시작하면서 강습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그 첫마디가 정말 임팩트 있었어요. "스키강습은 [고객서비스]다". 강습을 실력향상이나 수련의 관점에서'만' 접근했던 저한테는 정말 신선했던 이야기였죠. 그러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 주셨어요. 고객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가운데 실력향상이 있어야 좋은 추억을 만들어 가실 수 있고, 다시 스키를 즐기러 돌아오신다면서 서비스와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바라본 강습을 이야기 해 주셨어요. +

(물론 선생님의 말씀 하나하나를 100% 정확하게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대략적인 내용들은 뇌에 각인되어 있습니다)


그러면서 저 멀리 스키를 가르치던 한 커플을 가르키시더라고요. 잘타는 쪽이 못타는 쪽을 가르치려고 아둥바둥(?)하는 장면이었는데, 딱 보아도 뭔가 즐거워 보이지는 않는 장면이었어요. 과연 저 초보가 스키에 대해 좋은 인식을 가지고 오늘 산을 내려갈 수 있을까? 과연 못타는 쪽은 다시 스키장을 오자고 이야기를 할까? 라는 질문을 하셨는데, 도무지 "그럴거에요"라는 답변을 할 수가 없겠더라고요.



(전 세계의 날고기는 스키 강사님들이 모인다는 휘슬러블랙콤 스노우 스쿨, 이런데서 강사로 일 하면 어떤 느낌일까 참 궁금해요)



물론 고객서비스 관점에서 접근하는 교습법은 "입시반"이 추구하는 실력향상의 관점에서 본다면 상당히 비효율적인 접근법일거에요. 하지만 선수나 직업을 목표로 하지 않는 레저스키어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리고 스키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더 많은 강습고객을 유치할 수 윈-윈 접근법이라 생각되더라고요. 많은 예체능 학원들이 예고입시반과 취미반을 분리해서 운영하듯이, 다른 집단에는 서로 다른 기대치가 있을거라 생각해요. 대부분의 스키스쿨 고객이신 "관광 스키어"에게 스키장은 "즐기는" 장소이지, 즐거움을 접어두고 수련하는 장소가 아니잖아요. +


선생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정말 많은것들을 배웠어요. 스키의 기본원리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실력향상도 많이 있었던 시간이었고, 무엇보다 교습법과 교육철학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이 제일 소중한 경험이었지요. 선생님을 바라보며 같이 지내는 시간동안 스키강사를 업으로 하고픈 마음도 쑥쑥 솟아나왔지만, 그분들의 열정을 따라갈 자신이 없어서 스키는 아직 취미로만 놓아두고 있습니다. 그래도 나름 배운것은 있어서 그런지 이 이후로 저는 스키입문을 하려는 친구들이랑 스키장을 가게 되면 스키타려는 법을 가르치는데서 그치지 않고 즐겁게 배우다 갈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려고 노력을 하고 있어요.


즐거운 강습을 받고 좋은 추억을 가지고 하산하신 분들이 스키장을 다시 찾기를 바라며 글을 마무리 할게요, 이번시즌엔 다시한번 그 선생님께서 일하시는 스키장을 찾아가서 뵙고 안부인사를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사진첩 열어보다보니 이런것도 발견하게 되네요. 학교 스키캠프 참 재미있었는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