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적이었던 광폭 정설슬로프, 길이는 약 레인보우 정도 되고, 폭은 메가그린의 2-3배 정도 느낌이었어요)
이전 글에서 쓸데없는 빌리지 이야기가 길었었네요. 비버크릭은 다른 플래그십 리조트인 파크시티, 베일마운틴이나 휘슬러블랙콤같은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진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크다면 크다고 할 수 있는 약 8.4km2 정도의 "슬로프 면적"을 가지고 있어요. 이게 어느정도인고 하니, 지도에서 하이원의 스키장을 외곽을 감싼 도형을 그리면(슬로프가 아닌 지역까지 포함) 약 4km2 정도가 나오더라고요. 이 수치를 기준으로 하면 2x하이원 정도의 크기가 나옵니다. 또 다른 기준으로 스키장 경영협회 자료에 따르면 하이원의 슬로프 면적은 0.8km2라고 하니 약 10x하이원 정도의 규모라고 보시면 될거에요. 강남구로 치면 도산대로~테헤란로 사이의 구간이 이정도 면적이 되겠고요.
(비버크릭의 슬로프맵, 1개의 메인베이스+3개의 간이베이스와 5개의 큰 지역으로 나뉘어져 있더군요)
(홈페이지에 따르면 Skiable Acre, "슬로프 면적"만 해도 약 8.4 평방키로미터의 규모라고 나오는데, 하이원의 외곽을 감싸서 측정해보면 4..정도가 나옵니다)
(그냥 강남구 도산대로~테헤란로 지역이 다 슬로프라고 보시면 되요 +)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것은 정설(grooming)이었어요. 보통 북미 스키장들을 보면 정설을 최소한으로 하는곳들이 대부분이거든요. 초/중급 슬로프나 스키장 여기저기 주요 포인트들을 연결하는 슬로프들은 정설들을 해 두지만 장비 숫자의 한계도 있고 북미 특유의 비정설을 즐기는 스키문화도 있어서 필요이상의 정설은 잘 하지 않는 분위기이기도 해요. 사실 비버크릭을 갈때만 해도 크게 기대를 안 하고 갔었는데, 도착하고 리프트를 타면서 주변 풍경을 보는 순간 이런 고정관념이 정말 보기좋게 뒤집어지더라고요
메가그린 두세배의 폭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길이는 아테나 뺌치는 광활한 정설 슬로프가 군데군데 위치해 있었어요. 정설에 진심인 강원도 스키장들이 콜로라도로 옮겨가면 이런 느낌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한 북미에선 상급자 슬로프들은 보통 비정설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비버크릭에선 정설된 상급자 슬로프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었던 것도 인상적인 정말 모습이었죠. 나중에 찾아보고 알게 되었지만 이곳에는 26대가 넘는 정설차들이 있다고 하네요. ㄷㄷ
(광폭 슬로프에 놀라고 이걸 다 정설한다는 사실에 한번 더 놀랍니다)
(침을 질질 흘리게 만드는 하얀 골판지)
(어딘가 용평 레인보우의 향기가 느껴졌던 로즈보울(Rose Bowl) 지역, 정설+상급자 슬로프 조합으로 구성되어 있던 곳이었어요)
여기저기 들러보다가 문뜩 떠오른 생각이 있었는데, 관광이 아닌 "전지훈련" 입장에서 봐도 정말 좋은 스키장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보통 해외 스키장들, 특히 북미 스키장들은 상당수가 정설에 불친절 하거든요. 사실 파우더와 비정설을 즐기는 입장에서 보면 이런 환경이 천국이지만, 레이싱 계열 스키를 기반으로 전지훈련을 하시는 분들에겐 너무 가혹한 환경이죠. 하지만 비버크릭은 여타 북미 스키장들과는 다르게 정말 많은 슬로프들을 정설을 해서 레이싱스키를 타고 다닐 수 있는 선택지가 다양했어요. 거기다가 FIS월드컵 대회가 거의 매년 열리는 장소이기도 하니 전지훈련엔 최적의 입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전반적으로 정설이 끝내주게 잘 되어있는 스키장이긴 했지만, 한편으론 상당한 난이도의 비정설 슬로프들도 많이 갖추고 있어요. 특히 상급자 코스들 위주로만 구성되어있는 "그라우스 마운틴"(Grouse Mountain)이라는 지역이 있는데, 이곳은 대부분의 슬로프를 비정설로 내비두더라고요. 덕분에 범프 연습하긴 참 좋아보이는 곳이기도 했죠. 파우더데이에도 참 신날것 같은 지역이었는데, 안타깝게도 제가 머무르는 동안엔 파우더데이를 만날 수는 없었네요.
(FIS 월드컵이 열리는 슬로프임을 알려주는 안내판, 활강코스의 점프구간을 안내해주는 것 같았어요)
(저 멀리 멋진 슬로프들이 보였던 멋진 슬로프, Beaver Creek Express Way)
(물론 이런 비정설 슬로프들도 있습니다)
한편으론 트리런 입문 하기 좋은 스키장이기도 했어요 보통 원정지의 트리런을 가다 보면 입구부터 펼쳐진 끝이 보이지 않는 트리런에 당황해서 입장조차 꺼려지는 곳이 많은데, 이곳은 슬로프 중간중간에 작은 규모의 나무군집들이 배치되어 있었어요. 특히 이 사철나무가 아닌 품종도 많이 배치되어있어 트리웰(Tree Well)의 위험이 적은 장점도 느껴지더라고요. 신나게 정설슬로프를 내려가다 중간에 잠시 짧은 트리런을 빠졌다가 다시 나오는 패턴이 가능했어요. 적은 부담으로 트리런을 시도해 볼 수 있는 좋은 곳이더라고요.
정말 본격적인 트리런을 위한곳도 있었어요. 비교적 가벼운 느낌의 코스부터 시작해서 무자비한 난이도의 트리런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더라고요. 초보자 친화적인 스키장 분위기에 취해 '설마 어려워 봤자 얼마나 어렵겠어?' 하고 오판을 하면 참교육(?)을 당하기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었습니다. 그래도 나무들 사이를 가를때 볼 수 있는 낭만적인 주변 풍경 때문에 자꾸 트리런을 찾게 되네요.
(이렇게 듬성듬성 있는 나무들 사이로 살짝 빠져서 트리런의 맛을 보다가 바로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슬로프 자체만으로도 참 다양한 면을 보여주는 스키장이기도 했지만, 슬로프 여기저기를 찾아 돌아다니는 재미가 있는 스키장이기도 했어요. 그냥 단순히 스키를 타기위한 슬로프만 있는게 아니라, 주요 거점마다 특색이 있는 건물들이 있더라고요. 산 한가운데 사탕과 초콜릿을 파는 "캔디 캐빈"(Candy Cabin)이라는 재미있는 곳도 있고, 어딘가 살짝 외진 지역에 위치한 베이스인거 같은데, 리츠칼튼 호텔이 나오면서 그 앞마당에서 칵테일이랑 맥주, 그리고 BBQ를 즐길 수 있는 "베첼러 걸츠"(Bachelor Gulch) 베이스도 있었고,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아이스크림 팔러"(Ice cream Parlor) 라는 곳도 스키장 한가운데 어딘가에 있었어요. 산 중간중간 별장이나 회원제 쉼터(캐빈)들이 보였었는데, 여긴 회원권 가격이 무시무시하던데요 ㄷㄷ. 슬로프를 찾아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설경에 약간 질릴듯한 느낌이 들면 이런 숨은 재미들이 나타나는 스키장이었습니다..
(열심히 스키를 타다가 산 한가운데서 마주쳤던 사탕과 초콜릿을 판매하던 작은 상점)
(내부는 대략 이런 구조였어요. 통나무 위에 올려놓은 캔디가 잔뜩 ㅋㅋ)
(이렇게 냉장고 안에 초콜릿들도 진열해 놓고 판매 하더라고요. 그런데, 모양들이 재미있네요)
(호기심에 한번 구입해 봤던 스키모양 초콜릿 ㅋㅋ 근데 결제할 때 알게된 사실인데, 이 작은 초콜릿이 만원이 넘는 가격이었어요 ㄷㄷ 뭐 그래도 색다른 경험인 거 같아서 한번쯤은 구입해 볼 만 하다고 정신승리를 한번 했습니다 ㅋㅋㅋㅠㅠㅠ)
(스키장의 또 다른 작은 베이스, "배첼러 걸츠"(Bachelor Gulch), 저 앞으로 보이는 건물이 리츠칼튼 이었어요.)
(리츠칼튼 앞마당 소파에 잠깐 앉아서 설경을 감상하는 중, 인스타 찍긴 참 좋아보이네요 ㅋㅋ)
(슬로프 위에 있던 또 다른 재미있던 가게, "아이스크림 팔러"(Ice Cream Parlour) 이곳은 곤돌라로도 접근이 가능했어요)
(핫초코에 아이스크림, 이런걸 스키장 위에서 먹으니 색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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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야기는 이 스키장의 특별한 저녁, 정설차가 끌어주던 썰매를 타고 가서 도착한 캐빈에서 음식과 설경을 즐겼던 이야기로 찾아뵐게요)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ski&no=27812
"경험"이 색달랐던 비버크릭의 정설차 썰매와 저녁식사(추운 스키장에서 상시 가동하는 분수를 운영하려면 얼마나 비용이 들까요 ㄷㄷ)비버크릭의 특징이라면 점이라면 "경험"이 색다른 스키장이라는거에요. 이전 글에서 언급했던 슬로프 위의 재미있는 쉼터(캐빈)gall.dcinside.com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ski&no=27758
콜로라도의 사모님과 도련님 맞춤형 스키장 비버크릭 Beaver Creek세계에서 제일 큰 스키장 프랜차이즈 회사, "베일리조트"(Vail Resort)의 시총은 (2023년 3월 기준)카카오뱅크/SKT에 버금가는 10조원에 달하고 이 회사가 직접 운영하는 스키장들은 40gall.dcinside.com
대단하네요.. 압도적 스케일..
아직 놀라시긴 이릅니다. 이 스키장에서 4를 곱하면 휘슬러블랙콤이 됩니다 (...) (32 km2... ㄷㄷ)
이런데서 타려면 경비를 어느정도 잡아야할지 감이 안오네요..ㅜㅜ 침만 줄줄 - dc App
항공을 제외하면 비용 제일 많이 드는게 숙박인거 같아요. 특히 콜로라도 록키쪽은 밀려드는 관광객에 비해 숙박이 부족하니 가격이 좀 높더라고요. 대중교통이나 차량이동같은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신다면 하루 30만원대 숙소도 찾아보실 수 있을거고, 걸어갈 수 있는 범위의 숙소들은 대게 하루 50 이상은 잡아야 할 것 같더라고요. 메리어트/하얏트 포인트 모아두신거 있으면 리조트 내부에 프랜차이즈 숙소있어요. (웨스틴, 리츠칼튼, 파크하얏) SUV 랜트카는 하루 8만원정도 들었고, 티켓가격은 시즌시작 전 미리 다일권 구매해 두시면 하루 10만원 정도에 구매 가능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