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adef32eac276ac7eb8f68b12d21a1dd962f9b89c97

(상고대가 멋지게 피어오른날의 용평 정상)


일단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한국에서 유행하는 K-"인터스키"라는 장르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요. 레이싱, 프리스타일, 텔레마크, 프리라이드등등 스키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중 하나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다만 대부분의 인구가 인터스키에 집중하는 치우쳐진 문화현상은 많이 아쉬워요.

유독 왜 한국에서만 "정설사면 위에서의 품새스킹"이 유일한 대안인가? 라는 질문, 스갤에서 단골질문이자 논쟁거리인거 같아요. 대게는 한국 특유의 기후와 지형에서 원인을 찾으시더라고요. 저도 처음에 그렇게 생각했던 1인이었지만, 가만히 지도를 놓고 보니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최소한 강원도만 놓고 보면 확실히 맞는 말이에요. 팬스가 튼튼하게 쳐져 있고, 적설량 부족하고, 운영주체도 정설에 너무나 진심이고.. 이러한 환경에선 범프나 파우더, 트리런 같은 프리라이드 계통의 스키문화가 발전하기 어려운 환경이죠. 하지만 시야를 조금 넓혀서 "현실적으로 이동 가능한 거리의 스키장들"을 놓고 본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고 봐요.


0cbed323f6c178b261ffc5be1f91252f0738ab72cc00a33448b057d691a5540f79e240


당장 비행기로 두시간 반 안에 월드클래스급 스키장에 도달할 수 있는 도시가 바로 대한민국 수도권입니다. 이건 정말 어마어마한 장점이에요. 20년전 아직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이고 소득수준이 지금보다 낮았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졌겠지만, 2020년 대한민국의 소득수준이나 해외여행객 규모를 보았을때 가기 힘든곳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이게 어느정도의 접근성이냐면, 북미지역도 결국 인구 밀집지역은 다 동부에 있거든요. 그리고 동부에서 차로 접근 가능한 스키장들은 슬로프 환경이 강원도랑 비슷하다고 들었어요. 심지어는 "ice coast"(빙판투성이 동부 스키장)라는 자조섞인 농담도 하고 말이죠. 보스턴이나 몬트리올, 토론토 같은 곳에서 거주하시는 분들이 록키산맥을 가려면 최소 네시간 넘는 비행편을 타고 가야 해요. 심지어 뉴욕-휘슬러는 여섯시간(!!) 비행기를 타야 하기도 하고 말이죠. 어떻게 보면 수도권에 거주하시는 분들보다 훨씬 불리한 입장이죠. 하지만 정설사면에 붙어있지 않고 비정설을 즐기는 많은 분들이 있어요.


유럽의 어지간한 대도시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사실 한국보다는 조금 더 나은거 같긴 해요. 유럽 주요 대도시에서 알프스를 가려고 하면 그래도 두시간 이내 노선들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그리고 유럽 여러 국가에 뻗어있는 열차라는 대안도 있고 말이에요. 하지만 거리적인 측면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지는 않는 것 같아요.


1a8def74b5836cf63dee878a46827773667e9bac97df98d70e267e61884de5


물론 한국사람들이 일본을 갈 때 엄연히 국경이라는게 존재하고, 문화/언어장벽을 마주하게 되죠. 자동차도 반대편으로 다니고 말이에요. 하지만 우리나라의 일본행 여행객 규모로 미루어 보았을 때, 극복 가능한 울타리라 생각해요. 실제로 대한민국 스노우보드 커뮤니티에서는 원정이 정말 활발한 것 같더라고요. 저도 홋카이도 원정 준비하면서 대한민국에서 보드 타시는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25b4d72eb49235a97bb1c2b41fdf6429a9384956bb7d84abbfa5dcb35377d9b034c1


스키를 즐기시는 다양한 분들 사이엔 경제활동이 제한되는 학생신분이신 분들도 계실거고, 경제활동을 하시는 분들중에서도 다양한 소득계층이 분포해 계시고, 그중에는 원정비가 부담되는 분들도 분명히 계실거에요. 다만 우리가 인터스키를 배울 때, 아직은 하지 못하는 카숏을 꿈꾸며 스노플라우부터 천천히 연습하듯이, 한두푼 모으고 오후에 형성되는 범프를 타다가 비행기를 타고 파우더에서 둥둥 뜨며 공중제비하는 모습을 꿈꾸며 한걸음씩 접근해 보시는것도 좋을거에요.





K-인터스키도 계속 그대로 여러 사람들이 즐겼으면 좋겠지만 다른 스키 문화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알록달록한 대한민국 스키문화로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글을 마무리 해 보겠습니다.


덧, 저도 비정설/올마운틴/프리라이드계열 스키들을 열심히 알리려고 하고 있지만 인터 흉내낼줄은 압니다 ㅋㅋㅋ (아래 영상에서 못타는 쪽이 접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