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같이 모여서하는 형태의 티칭1을 원래 경험해보고 싶었기도 하고,

이후에 본격적으로 강습을 하고자 해도 레벨1보다는 티칭1이 좀더 객관화가 되는 분위기라길래

이래저래 해서 웰팍에서 진행하는 티1에 응시하고왔다

괜히 여기저기 이야기했다가 스스로 더 부담을 가중시킬거같아서 아무한테도 이야기 안하고 스리슬쩍 몰래 보고옴 ㅋㅋㅋ 졸렬 ㅁㅌ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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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비슷한 환경에서 연습을 좀 하려고 웰팍 갔는데 완전 슬러시탕이라 휘팍으로 빤스런해서 마저 연습했다

원래 숏턴을 너무 신경 안 썼기에 숏턴을 집중적으로 연습했고,

지난시즌에 시즌강습 받았던 강사가 한솔배마치고 마침 휘팍이라길래 숏턴 원포인트도 받음

매봉산신령님의 '신령의 별장' 입소를 미리 부탁드려놓았고 야간까지 강습을 마치고 휘팍에서 5분거리인 그의 스위트홈에서 편안히 1박을 했다

덕분에 따뜻한곳에서 편히 자고 체력회복하고 시험 본듯, thanks to 매봉산신령

모포(?)는 항상 칼각을 잡아 정갈한 침구상태를 유지,
아침에 퇴소후 나갔더니 왠걸 밤새 폭설이 내렸더라

차에쌓인 눈을 대충 걷어내고 웰팍으로 출발~

접수처 부스에서 비브도 수령했다
번호는 116번인데, 100부터 시작하는거라
사실은 16번이다

총원 120명 가량임을 감안하면 꽤나 앞인 셈

스키를 두대 챙겨오길 참 잘했다
웰팍역시 많은 눈이 와있었고, 시시각각 신설이 많이내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혹시나 싶어 회전대용으로 쓰던 디콘72(올라운드)와,
이럴때 필요할까봐 켄도88(올마운틴)을 둘다 챙겼었고
결과적으로 아주 훌륭한 선택이었다

연습을 주로 디콘으로 했으니, 켄도는 일단 꽂아두고 디콘 먼저 타고 간을 보도록하자

빕을 착용한 응시생들이 열심히 챌린지에서 연습하고있다

전날 영상10도까지 올라간 탓에 슬러시들이 전부 감자로 얼어있었고, 그 감자위엔 파우더가 소복히 쌓여있는 쉽지않은 환경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는 도중 여기저기서
아잇 씻팔! 하는 욕이 들린다

한번 내려와보고 이건 켄도 각이다를 외치며 다시 갈아타러감

넌 쉬고 있어라

켄도로 바꿔신고 올라가는중..
별것 아닌 팁을 하나 써보자면,

검정을 앞두고 불안한 마음에 직전 풀로 연습을 조지면 하체에 젖산이 쌓이고 체력이 고갈된 상태로 시험을 봐야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오히려 이건 불리한 상황을 스스로 만드는것이므로, 슬로프 상태를 체크하는 느낌으로 한두슬로프만 공들여 타보는게 낫다고 생각한다

내 차례 출발을 앞두고 배가아픈 상황은 누구든 상상하기도 싫을것이다
미리미리 싹을 잘라놓도록 하자

스키복과 빕 색깔이 나름 매치가 잘되는것같아 한편으론 마음에 들어서 찍어봄 ㅋㅋㅋ

또 그렇다고 너무 공복상태면 힘이 나지 않으므로 가볍게 포션도 빨아준다

11시가 다되어가자 슬슬 응시생들이 집결하기 시작한다

집결 위치는 웰팍 정상 광장

제발 잘 좀 부탁한다 켄도년아ㅜㅜ

바글바글
한데에 둘러모여서 진행위원의 설명을 간단하게 들었고,

검정을 치러야하는 c4슬로프가 폭설로인해 파우더 상태라 다같이 나라시(평탄화)를 하러 가야 한댄다

어떻게 하냐고?

이렇게 ㅋㅋㄱㅋㅋ

사이드 슬립으로 눈을 밀고 내려가면서 평탄화를 시도했는데...

생각보다 잘 되지않고 눈에 걸려 넘어지는 사람도 몇 있었기에 도중 포기..

막상 저렇게 쓸고내려온 눈들은 오히려 범프가 돼서 더 검정조건이 악화되어 버렸다;


완전 파우더 범프인 상황...

여기저기서 ㅅㅂ이게 맞냐..라는 불만이 속닥속닥 들려왔으나, 검정은 변동없이 진행되었다

개인적으로 평소에 범프, 습설, 자연모글, 파우더 할것없이 죄다 찾아다니며 즐기고 다닌 나로써는 오늘의 상태가 생각보다 적응이 잘되었다

생각해보건대 요 며칠 벼락치기로 검정형 집중훈련을 한 것보다,

평소에 다양한 설면상태를 안 가리고 스킹했던 경험치들이 오늘 더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다

검정을 염두해두는 스키어들은, 대개 눈 상태가 좋을때만 골라서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빠르게 마무리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불필요한 동작을 최소화하고 악습관이 드는것을 방지하기 위한 합리적인 선택이다

심지어, 본인을 가르친 강사역시도 아땡 야땡 직후2시간만 빡세게 연습하고 가급적 타지 말것을 추천했다

하지만,
그렇게 완벽한 비클 위에서 스킹할수 있는 상황은 대단히 제한적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평소에 완벽한 자세로 잘 타던 사람들에게는 오늘이 악조건이 되었고,

설질 안 가리고 마구잡이로 타던 나에게는 나름 자신있는 조건이 되었다

운이 좋았다

한 종목당 한 슬롭씩,
총 4슬롭을 타야한다

이는 스키장마다 다를수 있으니 참고

빕 번호순으로 줄줄히 서서 앞사람이 출발하면 이후에 신호를 받아 출발하게 된다

출발하기 직전까지 심장은 미친듯이 뛰고 식은땀이 나지만,

막상 출발하고 나서는 온전히 내 스킹에만 몰입하게 된다

따라서, 이렇게 긴장되는 환경에서는 뭘 어떻게 더 해야지 하는 생각이 많으면 오히려 동작이 꼬여 불리해질 수 있다

어차피 평소 연습하던 그대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확률이 높으므로,

나의 경우에는 종목당 단 한가지만 더 추가로 신경써보자는 생각으로 검정을 치뤘다

내가 단 한가지만 더 신경쓰자고 되뇌인 것들은 다음과 같다

보겐= 전진업+확실한 다운
슈템(중반모으기)= 폴라인 진입시작과 동시에 모으기
패러렐= 양발 5:5 맞추고 떨어지는것 기다리기
숏턴= 템포 천천히 따박따박(작은 미들턴 수준)

완전한 몰입 상태로 한 종목을 완주하고 나면 드디어 먹먹했던 귀가 풀리며 다른 사람들의 동작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네 종목 모두다 크게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별다른 실수를 한것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스스로 들었다

한 종목을 마친 뒤에는 이후 순번들이 다 돌때까지 대기를 해야 하는데 이때가 위험한 순간이다

의외로 텀이 도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방심하고 막간을 틈타 연습을 무리하게 시도하다가 늦거나 결격되는 경우도 왕왕 발생한다

번호 호명 즉시 출발대기가 되어있지 않으면 상당한 마이너스(3점 이상)를 받고 시작하게 되므로, 어지간해선 복구가 힘들어 진다

따라서 가급적 한 슬로프정도만 다음종목을 연습하고 좀 오래걸리더라도 검정장소에서 대기하는것을 추천한다

이때 가만히 있다보니 상당히 춥고 몸이 굳을수 있으니 필요에따라 적절한 보온행위(핫팩, 몸풀기, 담요 등)는 필수인듯 하다

나는 눈밭에 누워있다가 긴장이 좀 풀려서 잠들었더니 지금 몸살기운 옴;;

같은 입장에서 뭉쳐있다보니 이후에는 주변 사람들과 어느정도 친해져서 시시덕거리고 놀았다 ㅋㅋㅋ

점수순으로 합불이 나뉘는게 아니라, 온전히 본인과의 시험을 치는거라 그런지 서로 경쟁자가 아니기에 의외로 검정장 분위기는 훈훈했고,

나는 서로 같은 처지로써 우호적인 그 현장의 따뜻한 분위기가 진심으로 맘에 들었다

모든 검정이 다 종료되고 난 후에는 조잘거렸던 앞뒤 순번들끼리 모여서 기념샷도 찍었다

사진속4명은 서로 일면식도 없던 생판모르는 사이였지만, 검정 순간만큼은 서로에게 의지가 되어줬다

다들 나와 비슷하게 긴장하고 있구나 라는 사실 하나가 마음을 더 편하게 만들어 준다

물론, 이후에 연락처를 교환한다거나 쓸데없는 기약은 하지 않는다
그럴 필요도 없고, 오히려 그 순간만으로 충분했으니까

검정은 마무리 되었고, 이제 남은 것은 결과를 기다리는 것 뿐이다

11시 30분에 시작하여, 4시가 다되어서 모든 종목이 마무리 되었고 5시쯤에 결과가 대자보형식으로 공개 된다

마치 과거 수능이전 대입학력고사 결과를 대자보로 붙이는 듯한 클래식함..

온라인으로는 결과가 오픈되지 않으니, 지인이 있지 않다면 확실하게 합불을 확인하고 가야한다

더이상 내가 할수있는게 없이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이 나를 더 긴장되게 만들었지만(대학교 합격발표 수준으로 긴장됨;)

그것과 무관하게 배는 고프니 일단 먹고 본다


결과는?

합격 ㅋㅋㅋㅋㅋㅋ

근데 종목별, 심사위원별 전부 플러스도 없고 마이너스도 없는 올딱점이네..?
한발만 삐끗했어도 죽었을거라는게 한편으론 소름 돋는다

진심 저거 확인하러 갈때 긴장되서 배 아팠음..
그래도 다행히 합격으로 끝나서 그 안도감이 엄청난 행복으로 느껴졌다

총3페이지 정도의 참가자가 있었고,
스키장마다 다소 다르지만, 합격률은 40퍼센트 언저리라고 한다

생각보다 실력자들이 많았는데(거의 대부분 잘 탐), 한편으로 재밌는 사실은 실제 스킹 실력과 검정 기준은 다소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숏턴을 전주자 수준으로 기가막히게 구사한 사람들도 슈템이나 보겐에서 말아먹으며 불합격한 경우도 은근 있다

이러면 검정의 의미가 뭐냐? 라고 물을 수 있지만,
교본의 동작을 시범 보여야 하는 스키 교습가를 뽑는다는 것에 기준을 둔다면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평소 독서를 많이해서 독해력이 좋은것과, 수능 국어영역 고전시가 문제를 잘 푸는것과는 다소 별개의 영역이듯이,

검정을 치른다면 정확히 검정의 규격에 맞게 연습해두는것이 좋은 결과를 보장한다

검정에서 요구하는 것들은 대개 기초의 완성도인 경우가 많으므로 한편으로는 평소에 신경 안쓰고 타느라 놓치고 있었던 많은 것들을 다시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일수도 있다

나 역시도 평상시엔 업다운이 거의없는 편한 스킹을 추구하다보니 등한시했던 많은 요소들을 다시 되짚어보며,

아 이래서 이걸 강조하는구나 와 같은,
알고나니 좀 더 보이는 것들도 다수 있다

'이것도 가능하고, 저것도 가능하다' 라는 측면의, 선택지를 늘려간다는 점에서 무엇이 되었든 유리한 것임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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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티칭1 검정 경험을 하면서 느낀 (뻔하디뻔한)팁들을 이야기하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바지 통은 한두 사이즈를 업해서 입어라(통이 크면 삼각다리 등 하체의 단점요소가 가려져 유리하다)

업 다운을 확실하게 표현한답시고 빨딱 업 - 푹 다운을 하면 리듬이 불안정해지고 실제로도 힘이 풀리기때문에 컨트롤이 어려워 진다

부드럽게 천천히 업하고 다운하고- 모든 동작의 순간에 텐션감이 끊어지지 않게 연결하자

티칭1의 경우 슈템이 중반 모으기인데, 폴라인에서 모으기 시작하면 이미 늦어서 후반 모으기가 된다(실제로 이는 큰 감점요소이다)

스키 팁이 폴라인으로 향하는 순간부터 부드럽게 모으기 시작해서 폴라인에서는 11자의 패러렐 스탠스가 완성되어야 한다

시선은 항상 멀리 봐야 한다(앞부분이 너무 불안해도 알아서 되겠지 생각하고 멀리 보자)

가급적 전주자의 주행라인과 자세를 똑같이 따라하면 좋다(된다면..)

한 종목당 단 하나만 신경쓸 것을 정하고 그것만 되뇌이며 실전에 임하자

숏턴은 렙1 티1의 경우 상체가 다소 따라가거나, 턴이 늘어져도 어느정도 감안해주는 분위기다

따라서 본인이 급해져 파바바박 하고 내려와버리면 오히려 자세가 표현되지 않고 속도조절이 안되어 감점받을 가능성이 크다

생각보다 느린 템포로 따박따박 한턴한턴 천천히 밟아내려온다고 생각하자(나의 경우엔 짧은 미들턴을 타야지 라고 생각했음)

숏턴과는 반대로 보겐은 생각이상으로 점수를 박하게 준다
일단 잘 된다고 넘기지말고 보겐에서는 디테일을 모두 챙긴다는 생각으로 연습해야 유리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긴장감을 평소에 잘 없을 일종의 재미라고 치환해보자

마치 영화도 슬픈 영화, 공포영화 같이 통상적인 즐거움과 배치되는 감정도 재밌다고 여기듯,

시험에서 오는 긴장감도 일종의 즐거움일 수 있다



-fin




예상 댓글 : 글만보면 레벨2 보고온줄 알겠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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