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후반, 너는 취업을 할 것이다.


고급스포츠 한 번 즐겨보자는 생각에,


거기서 여자친구도 만들어보자는 착각에,


너는 스키라는 스포츠에 눈을 뜨게 될 것이고,


강습도 받고 장비도 사면서,


그렇게 서서히 고급스포츠의 뽕맛이 주는 오만과,


고급이라는 두 글자 속 편견에 젖어들며,




스키라는 스포츠에 잠식되어 갈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


동호회에 가입할 것이고,


레벨을 따서 기선전에 나가고,


너를 가스라이팅했던 성님들을 따라가서


충성충성 응원을 하는 등등의 활동을 할 것이다.




만약 대학때부터 사귀던 여자친구가 있었다면


스키에 미친놈이 되어버린 너는,


그 여자친구에게 소홀할 것이고,


결국 먼저 취업해서 너를 뒷바라지했던,


그 현모양처 여친을 버리고,


너가 그렇게 동경하는,


하체 빵빵하고 풍채좋은,


스키타는 여자친구를 찾게 될 것이다.




그러나 동호회엔,


너와 같은 목적의 사람밖에 없다는걸 알게되고,


간혹 여자친구를 만들고 탈퇴하는 승리자들도 있지만,




너는 그러지 못할 것이다...




거기서 늙어가는 형들을 보며 후달려하던 너는,


또다시 동호회 밖에서 여자친구를 사귀게 되겠지...




그 여자친구에게 스키타는 모습을 보여주면,


구박울 덜 받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만,


애초에 스키를 모르고 살던 그 여자친구는,


스키에는 재미를 느끼지 못할 것이고,


너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그 구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어찌저찌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낳을 때 쯤,


너는 스키를 잠깐 타지 않을 것이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스키를 가르칠 것이지만,


너도 잘 가르치지 못하기 때문에,




강습에 돈을 또 쓸 것이다...




너의 아내는 연애 때 그렇듯


여전히 스키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스키에 돈쓰지 말라 구박하지만,


마음같아서는 아내에게


아이들과 스키타는 자상한 남편으로 인정 받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아내는 아이들을 너에게 맡겨두고,




사우나로 향할 것이다...




스키장에서 아이들을 맡게 된 자신의 처지에 탄식할 때,


사우나에서 뭘 하고 왔는지는 도무지 알 길이 없지만,


아~~~~주 만족한 표정의 아내를 보면,


그녀에게 운전을 부탁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거고,


자연스레 운전은 너의 몫이 될 것이지만, (차키 줘! 내가 할게!)


모두가 잠든 차안에서,


운전도 살살해야하는 너의 모습에,




몰아치는 현타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십대를 보내는 아이들은 이미 스키장은 잊어버린지 오래이고,


아내는 이제 너랑 가주지도 않는다.


아니, 주말에는 그냥 나가있으라는 눈치이다.


그래서 너는 또다시 동호회를 기웃거리겠지만,




이젠 나이가 많아서 껴주지도 않을 것이다...




결국 너는 그렇게 혼자 스키장에 다니게 되었지만,


잘타는 젊은 놈 하나 지나가면, (쌔끼 잘타네!!!)


아저씨 자존심에 먼저 말은 걸지 못할 것이고,


아무말없이 그를 따라다니면서,


너의 젊은 날을 동경할 것이다...




그렇게 나이를 먹어가고,


너의 스키에 대한 열정은 사그라들지 않지만,


너의 육체는 그 열정을 버티지 못할 것이고,


어쩌다 한 번 다치기라도 하면,


스키의 즐거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너의 아내에게


폭행을 당할 것이며,


집에서 내쫓길 위기만이라도 극복하기 위해서,


스키 기술이 아닌,




온갖 변명거리들을 고민할 것이다.








그러나 그건 통하지 않을 것이다.....ㅠㅠㅠㅠ







그렇게,


대학을 간 아이들이 다시 스키를 시작할 때 쯤,


너는 스키를 접게 될 것이다.




너와 비슷한 20대를 살아갔던 아이들이 결혼을 하고,


손주들이 생겼을 때,


그 철없는 자식들은 자기들의 아이들을 너에게 맡길 것이고,


스키장에 끌려간 너는,




손주와 놀아주는 사람이 되어있을것이다...




비로소 스키장에 다시 돌아온 아내는,


사우나에 미친 사람이 되어버렸고,


이젠 딸 혹은 며느리까지 여탕에 데리고 가서,




도무지 나오지를 않을 것이다...




너는 결국 손주들의 짹짹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눈사람이나 만드는 사람이 될 것이고,




때로는 눈사람이 된 너의 모습을 발견할 것이다...ㅠㅠㅠㅠㅠ




그 손주들이 조금 커서 스키를 시작할 때 쯤,


비로소 너는 해방이 될 것이지만,


이젠 스키장이라고 하면,




신물이 날 것이다...ㅠㅠ




그렇게 너는,


스키를 접게 될 것이다.





- Epilogue -


5%의 사람은,


부모님의 투자를 받아서


초등학교에 들어가기도 전에 스키를 시작하겠지.


그 중 1%의 사람들은, 선수생활을 할거지만,


그 중 대부분은 선수를 그만두고


체대가 아닌 전공을 선택해서,


너가 스키를 시작할 때




이미 관광스키어가 되어있을거다.




고딩때 친구랑 타보고 재미를 느낀 사람들은,


20대에 패트롤, 혹은 강사로서 스키를 시작할 거고,


너가 스키를 시작할 때,




너에게 스키를 가르쳐주는 사람이 되어있을거다.




이들 모두 결국 다~~ 나이가 들거고,


누구는 스키장에서


젊은 날을 회상하며 추억에 잠길 날도 있겠지.




스키장에서 자기만의 기억이란 건,


저마다 다 있는거니까.















그러나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대다수의 남자 스키어들의 삶은,



















상기 기술한 바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