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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스키백을 들고 비행기를 타는건 참 여러모로 손이 가는 일인거 같아요. 하지만 이것 또한 원정의 묘미 아니겠나요)


"알래스카" 뭔가 이름만 들어도 정말 멀게만 느껴지죠. 하지만 "생각보다는" 가까운 곳에 알래스카 스키장이 있더라고요. 이번 겨울 원정은 조금 색다른 곳으로 가 보고 싶기도 하고 해서 알래스카에 있는 "이글크래스트"(Eaglecrest)라는 작은 동네 스키장을 다녀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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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펑펑 내리던 이글크래스트 스키장)


이번 시즌은 참 여러모로 스키를 타시는 분들에게 힘든 시즌인거 같아요. 기후변화에 엘니뇨까지 맞아버리니 적설량이 너무나 처참하더라고요. 특히나 자연설에 의존하는 스키장일수록 그 여파가 정말 컸다고 해요. 하지만 이러한 여파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이 있었으니.. 바로 알래스카였다고 합니다. 북미의 많은 스키장들이 낮은 적설량으로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을 때, 알래스카 만큼은 그래도 스키장을 즐겁게 운영하기에 충분한 눈들이 내리고 있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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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에 있는 스키장들을 찾다보니 한 동네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바로 알래스카의 주도(state capital)인 "주노"(Juneau)라는 동네였어요. 여름 크루즈 관광과 어업 중심으로 경제활동이 일어나는 인구 3만의 작은 동네이며, 알래스카 지역 정치의 중심지이기도 한 곳이라고 해요. 재미있는 것은 이 곳이 지리상 북미 대륙의 일부이지만, 미국/캐나다 본토에서는 차로는 닿을 수 없는 곳(!!)이라 하더라고요. 배 아니면 비행기가 유일하게 이곳을 이어주는 교통수단이라고 해요. 접근성 면에서 보면 시골 촌동네가 되는거지만, 다르게 이야기하면 수많은 주말 인파영향을 덜 받는 곳이기도 해요. 그래서인지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쾌적한 스키장을 보고 올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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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비어있는 크루즈 선착장. 여름엔 이곳에 대형 크루즈선들이 정박한다고 해요)


여름엔 크루즈를 타고 방문하는 동네이긴 하지만, 겨울철 알라스카 크루즈는 운행하지 않는 시기이죠. 그래서 보통 시애틀 경유 비행기를 타고 가는데, 시애틀-주노 국내선이 하루 6-8편 있는 것 같더라고요. 생각보다 자주 비행기가 뜨는 노선이라 조금은 의외였어요. 항공권 가격도 생각보다 저렴했고 말이죠. 다만 숙소 가격들이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책정되어 있었어요. 겨울 관광수요로 미루어 보았을 때 수요공급 법칙에 의한 가격형성은 아닌거 같았고, 이곳에서 숙박업소를 차리면 운영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이런 가격이 나왔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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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륙 직후의 모습. 처음엔 눈밭 한가운데 있길레 순간 불시착이라도 했나? 1초 생각이 들었습니다 ㅋㅋㅋ)


주노 공항의 첫 인상은 정말 알래스카 그 자체였어요. 착륙을 하는데 창 밖에는 눈보라가 치고 있었고, 비행기가 지나다니는 아스팔드 위에는 눈들이 쌓여있더라고요. 뭐라할까.. 그냥 눈 밭 한가운데 비행기가 착륙한듯한 풍경이었어요. 랜트카를 몰고 숙소로 가는길도 온통 눈이 쌓여있었어요. 물론 지역 특성상 제설차들이 열심히 다니긴 했지만, 도로를 덮은 눈을 완전히 지우지는 못하고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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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펑펑 내리는 주노, 그런데 여기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는게 좀 아이러니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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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자주 오는 동네라 그런지 나름 제설작업을 하지만, 여전히 걸어다니기엔 좀 힘든 동네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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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는 따듯한 기후를 보여주는 동네입니다)


주노는 머무는 사흘내내 눈이 끊임없이 내리는 곳이었어요. 중간중간 살짝 눈이 잦아들기도 하는 때가 있긴 했지만 정말 쉬지않고 내리더라고요. 다만 한번에 많이 내리는 패턴이라기 보단, 적은양의 눈들이 하루종일 꾸준히 내리는 곳이었어요.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이곳이 생각보다는 덜 추운 지역이었다는 것이었어요. 알래스카 하면 무슨 영하 20-30도의 추위를 상상하고 있었는데, 해양성 기후로 인해 보통 영하 10도 ~ 영상 5도 내외의 날씨들이 이어지는 곳이었어요. 물론 엄청 추운 날들이 없는것은 아니지만 제가 가지고 있던 편견을 뒤집기엔 충분한 기후였어요. 덕분에 스키 후에 동네 나들이도 가벼운 차림으로 다녀오곤 했었습니다.


다만 유동인구가 적고 겨울엔 해가 일찍 지는 고위도 지방의 특성 상 (북위 58도) 동네를 들러보는게 많이 제한되더라고요. 거기다가 겨울은 이 동네의 관광 비수기이기 때문에 많은 가게들이 단축영업을 하거나 아예 휴업을 하는 것도 볼 수 있었어요. 스키장은 세시에 닫고, 도심지의 많은 가게들은 두시쯤에 이미 닫아버리는 곳들이 많더라고요. 특히 크루즈 선착장 주변의 가게들은 겨울철엔 아예 닫는다고 하네요.



(제설차들이 열심히 지나가지만 항상 도로에 눈이 쌓여있네요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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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소복히 쌓인 주노의 풍경. 피오르드 지형이 형성된 해안가 마을이라 그런지 바다가 내륙의 산 속으로 깊숙히 들어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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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비수기라 썰렁하긴 했지만 한편으론 낭만있던 부둣가 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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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창문 너머로 펑펑 내리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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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은 비수기라 아예 닫아버리는 매장들도 있더군요)


그래도 다운타운엔 여기저기 들러볼 곳들이 있었어요. 기념품점도 있고, 바닷가가 내려다 보이는 공립 도서관도 있었고, 화덕피자집, 스포츠샵 등 여기저기 나름 들러볼 곳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건물 외관만 보긴 했지만 알래스카 주 정부청사도 볼 수 있었고 말이에요. 특히 바닷가 동네라 그런지, 해안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가 참 낭만있었어요. 눈이 소복히 쌓인 조용한 부둣가 산책로를 걷다가, 바다가 창 너머로 내려다 보이는 식당에 들어가서 피시엔 칩스도 즐기고. 도서관 전망대석에서 잠시 알래스카 관련된 책을 보다가 크루즈 터미널을 내려다보면서 여름철 풍경도 상상해보고... 뭔가 바글바글한 관광지에서 인파와 시간에 치이는 관광만 하다가 이런곳을 오니 알게 모르게 디톡스가 되는 느낌이기도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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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은행 건물을 개조해서 만든 스포츠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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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주 지방정부청사, 네개의 기둥이 인상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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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티지 커피, 주노 여기저기에 매장이 보이더라고요. 이 지역의 터줏대감 기업이라 해야 할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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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들의 작업물들을 전시해 둔 한 동네의 아트샵, 재미있는 것은 이동네 원주민을 칭할 때 미국식 영어인 "네이티브 아메리칸"이라 하지 않고 캐나다식 표현인 "퍼스트 네이션"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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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노 공립 도서관에서 발견한 알래스카 관련 사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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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노 공립 도서관, 창 밖으로 부둣가와 바다를 볼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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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덕피자를 구워주는 로컬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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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둣가엔 이렇게 창밖으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멋진 식당이 있더라고요. 여름철에 오면 어떤 풍경일까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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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엔 잘 시키지 않는 메뉴지만 왠지 이곳에선 분위기상 피시엔칩스가 어울릴 거 같은 느낌적 느낌이었습니다 ㅋㅋ)



뭔가 스키타러 가는 이야기를 한다고 해 놓고선 막상 스키장 주변 동네 이야기만 적다가 끝났네요. 다음번 글은 스키 이야기로 찾아뵐게요!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ski&no=40150

알래스카의 작은 동네 스키장 이글크래스트(Eaglecrest) 원정스키랑 관계없는 서론이 조금 길었네요. 이글크래스트 스키장에 가기 전 적설량 정보를 찾아보니 지난 사흘간 거의 40cm 가까운 눈이 내렸다고 하더라고요. 파우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죠. 다만 상대gall.dcinsi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