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왕이 높아봐야,
덕유 아래 그저 언덕일 뿐,
구름을 헤치며 올라서도
산마루 끝에 가 닿지 못하리라.
매봉이 솟아봐야,
덕유 아래 그저 발끝일 뿐,
바람을 맞으며 기개를 세워도
그 높음에 다다르지 못하리라.
태기가 기어봐야,
덕유 아래 그저 둔덕일 뿐,
숲을 넘고 돌을 굴려도
그 힘에 견주지 못하리라.
덕유는 그리 말없이 서 있어도
하늘과 맞닿는 봉우리,
세상의 작은 산들은
그 아래에서 고개 숙여
자연의 웅장함을 배우네.
세찬 바람도, 흐르는 시간도
덕유의 어깨 위에서 잠들고,
우리 또한 그 아래 서서
겸허히 머리 숙이는 법을 알리라.
스갤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