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말스키에서 카빙스키로 넘어온 게 오래된 것 같지만 20년 좀 넘었다


그래서 입문했던 12/13시즌 당시에는 몰랐지만 꼴랑 10년 좀 넘는 새로운 스키에 대한 기술이나 이론이 제대로 정립도 안된 상태였고


노말스키 기술들에 치중한 교수법에서 이어진 것들 뿐이라 뭔가 몸으로도 머리로도 이해가 안 됐었다


유튭은 커녕 이야마 케이스케 디브이디 추출한 영상이나 좀 있었고 책도 김창수의 스키테크닉인가 그게 다였다


그러다보니 자세 흉내 위주의 연습이 되고 연습법 조차도 흉내내기 느낌이 다분했다(신체 정렬 무시하고 손 바깥발 짚기, 폴 가로로 들고 발만 돌리는 찍찍이 숏턴 등)


1시즌만에 레벨 1은 땄지만 그 다음 시즌부터 지옥 시작


레벨1 다음은 뭘 어떻게 해야할 지 막막했고 안개속을 홀로 걸어가는 느낌이라 14/15엔 1:5 스쿨시즌강습도 거금을 들여 들어봤지만


골반 유연성이 부족하니 집에서 골반스트레칭 열심히 하라는 소리나 들으며 하키스탑만 주구장창 했고


카빙도 원리보단 뜬구름잡는 느낌으로 자세흉내내기 급급하니 외향만 과하게 잡히고 신체정렬이 안된 상태로 무릎으로만 날세우는식의 카빙정도만 맛보고 끝났다


그렇게 오리무중 세월은 흐르고 중간에 지쳐서 한두시즌 쉬다가 큰 딸이 초딩 2학년 올라갈 무렵 애들이나 태우자란 맘으로 억지로 다시 스키장을 찾았다


누군가를 가르치면서 다시 날 돌아보게 되고 마침 유튜브에 데몬들이 유입될 시기라 양질의 내용들을 접할 수 있었고


흩어졌던 퍼즐들이 조금씩 윤곽이 잡힘을 느꼈다


이 때 많이 도움 받았던게 방정문, 김정훈 구독자 피드백 컨텐츠였고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데몬이 주절대는 말들을 들으며 그동안의 궁금증이 해소되는 느낌을 받았다


무엇이 궁금한지도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평생 스키에 인생을 갈아넣은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말하는 것에도 깨달을게 있었고 반복해서 강조하는 것에 집중했다


아이들에게 시범보이는 내가 병신같이 타면 안되기에 더 집중해서 시범보이며 바깥발과 스키 원리에 집중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나의 발전에도 관심이 갔고 일회성 강습도 돈 주고 몇번 받아봤지만 뭔가 아쉬워서


23/24 시즌에는 큰 맘먹고 내가 가장 선망하는 데몬의 스쿨에서 데몬 바로 밑 렙3에게 1:2 시즌강습을 받았고 너무나 많은 도움을 받았다


시즌 강습 + 유튜브 아크스키와 감자스키(강습컨텐츠) 슈퍼노말스키 등으로 이론 정립 + 딸들 가르치며 기본기 훈련 + 딸이 촬영해주는 내 모습 피드백


이 네가지가 어우러지니 퍼즐들이 조립되기 시작했고


이번 시즌은 14년만에 처음 스트레스 없이 온전히 즐기는 시즌이었다


내 생각에는 5년정도 전까지의 인터스키는 외력에 '대항'하는 스키여서 나같은 일반인이 따라하고 추구하기엔 너무 어려운 스키고 요즘 인터 동향은 외력을 '이용'하는 스키라 누구나 쉽고 재밌게 탈 수 있는 것 같다


근데 사실 요즘이랄게 없는게 이미 레이싱쪽 선수들은 그렇게 타왔었다(레이싱 선수들 프리 스킹 영상은 과거나 지금이나 같음)


그래서 박순백 쪽이나 일부 의견은 예전 인터 느낌(독수리 스타일)을 그리워하고 요즘 동향을 못마땅해하지만 일반인일수록 반기고 좋아해야한다고 본다.


애초에 카빙스키 제조사에서도 그렇게 스키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면서 타라고 만든거고


지금은 스키에 대해 전반적으로 여유가 생기고 시야가 넓어지니 모글도 타보고 싶고 다른 스키장 원정도 가보고 싶고 외국 가서 파우더도 타보고 싶고 그런 상태다


지난 10년이 아쉽기도 하고 늙었음에 뭔가 속상하기도 하지만 어쩌겠나 남은 인생이라도 재밌게 탈 수 있음에 감사해야지


마지막으로 접었던 스키 다시 신게 해주고 이젠 스키 친구가 되어준 딸들 어제 영상으로 마무리한다


둘째놈은 올시즌에 카빙 입문했으니 너무 악플 달진 말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