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균 적설량이 10미터에 달하는 그곳, 휘슬러블랙콤은 정말 3월에도 눈소식이 끊기지 않는 곳이었어요. 보통 성수기에 여러 날 머무르다 보면 10-20cm 정도의 파우더데이는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는 곳인데 이번엔 저희가 머무는 동안 날씨요정님께서 말도 안되는 눈보따리를 풀어주셨더라고요. 


이틀간 내린 116cm의 신설, 그 중 여행의 마지막날엔 작별인사로 80cm의 눈을 퍼부어 주셨어요. 아무리 많은 눈이 내리는 휘슬러라지만 이런 숫자를 볼 수 있는 날은 정말 손에 꼽히는 수준이죠.

정말 황당하면서도 웃겼던 것은, 눈이 너무 많이 내린 나머지 적설량을 측정하는 장비가 아예 눈에 파묻혀버리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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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슬러 공식 홈페이지의 적설량 리포트, 처음 숫자를 보는 순간 현실인가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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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도 끊임없이 눈이 내리는 휘슬러, 중순에 접어들고 있음에도 일주일 내내 눈 예보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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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 측정장비가 그냥 눈에 파묻혀 버렸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렇게 파우더데이를 이틀간 정말 원없이 즐겼었습니다. 무릎위 허리즈음 어딘가에 있는 눈을 가르면 때로는 가슴아래까지 논보라가 날리더라고요. 물론 그러다가 눈 가이에 갇혀서 빠져나오느라 고생도 하고 우당탕탕 넘어지기도 했지만 푹신한 침대위에서 뛰어노는 기분이었어요. 남녀노소 할 거 없이 다들 소리를 지르면서 파우더를 타고 특히 아이들은 스키를 타러 나온건지 아니면 그냥 눈 위에서 뒹굴려고 나온건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신나게 즐기더라고요



(휘슬러 상주 스갤러의 멋진 파우더 스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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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더에 갇혀서 빠져나오느라 진땀을 뺍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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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위로 눈발이 날리는 모습, 정말 어마어마하게 쌓인 신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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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더를 해치며 처음 길을 뚫으러 가는 용자들 ㅋㅋㅋ 체력소모 엄청날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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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끊임없이 펑펑 내립니다. 3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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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스쿨 선생님을 따라 파우더데이를 즐기는 어린이들. 아이들이 더 재미있게 노는거 같더라고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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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치가 치사량 이상으로 주입되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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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스키를 타러 나온건지 아니면 눈 위에서 뒹굴려고 나온건지 햇갈리는 어린이들도 목격할 수 있는 날이에요)




물론 파우더데이는 낭만이 넘쳐나는 날이긴 하지만 그 이면엔 어려움이 있어요. 넘어지면 분리된 장비가 깊은 눈 속에 파묻히기 때문에 장비 분실이 제일 많이 일어나는 날이기도 하고, 수목한계선 위로 올라가는 상단부 리프트들은 악천후와 눈사태 위험때문에 운행 하지 않을 확률도 높고, 운행하는 리프트들은 엄청난 대기줄을 버텨야 하는 날이기도 해요. 특히 슬로프를 다 내려왔을때 눈앞에 펼쳐지는 어마어마한 대기줄 풍경을 보면 파우더데이를 향한 이 동네 사람들의 열정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죠. 더군다나 리프트만 대기줄이 있는게 아니고, 하이킹 대기줄까지 펼쳐지는 진짜 재미있는 곳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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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단부 리프트는 악천후로 다 닫았고, 중단부는 대기줄이 엄청나고... 파우더데이엔 흔한 풍경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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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이동네 사람들 파우더에 대한 열정은 알아줘야 해요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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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리프트 대기줄 ㄷ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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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리프트 대기줄이 아니라 하이킹 대기줄입니다..ㄷㄷ)



한편 마침 또 이 시기는 프리라이드 월드 투어(FWT, Freeride World Tour) 예선전이 열리는 시기이기도 했어요. 보통 FIS(국제 스키연맹)가 주최하는 대회라고 하면 대부분 정설사면에서 펼쳐지는 활강/회전같은 대회들을 떠올리지만, FWT 역시 FIS의 공식 대회중 하나이고 요즘 많이 핫해지는 장르 중 하나이죠. 파우더데이에 이 대회가 열리니 그냥 선수분들이 부상걱정 없이 마음껏 기량을 뽐내더라고요. 특히 우승하신분이 시전하시던 백플립도 봤는데 대회 중계진부터 갤러리들이 다들 탄성이 나오는 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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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라이드 월드 투어 FWT 예선전이 열리던 경기장의 하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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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되는 지형에서 점프를 합니다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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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부상의 위험이 낮은 파우더데이라 다들 과감한 묘기들을 시도하시더라고요, 그러다가 이렇게 시원하게 넘어지는 모습들도 볼 수 있었어요. 그리고 넘어진 선수들이 일어날 때 마다 다들 박수를 치더라고요)



그 외에도 여기저기 숲 속이나 파우더가 남아있는 재미있는 지역들을 찾아다니며 신나게 놀았어요. 특히 비정설 슬로프같은 경우는 딱딱한 눈 위에서는 타기 힘들고 새 눈이 쌓여야 부드러워져서 쉽게 내려갈 수 있게 되거든요. 덕분에 신나게 여기저기 돌아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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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더데이엔 이렇게 절벽 위에서 점프를 할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어요. 어차피 여기까지 온 이상 노빠꾸이긴 하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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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구름 속으로 사라지는 리프트. 참고로 이 리프트의 이름은 빙하특급(?) Glacier Express 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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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더데이를 맞이하여 트리런을 즐기는 많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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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덮인 숲 속을 즐겁게 해매는 날이에요)








그동안 휘슬러블랙콤에서 몇번의 파우더데이를 봤지만 정말 이번 파우더데이는 역대급이었던 것 같아요. 잊지못할 추억을 쌓고 가는 방문이 되었네요.+

이곳이 왜 그렇게 많은 스키어와 보더들에게 사랑을 받는 곳인지 매 방문마다 가슴으로 느끼고 가는 곳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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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방문을 같이 즐겼던 크루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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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ski&no=64412

휘슬러 상주 스갤러에게 탈탈 털리고 온 썰(눈이 펑펑 내리던 3월 8일의 휘슬러블랙콤)보통 3월이 되면 시즌을 슬슬 마무리하는 봄의 시작이라고 보지만, 개인적으로 휘슬러의 시즌은 3월부터라고 생각해요. 2월까지는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인해 인산인해+북적북적한gall.dcinsi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