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이었나? 군대 전역하고 하이원에서 패트롤 알바하고 있었음 


그날도 어김없이 펜스 정비업무를 하고 있었는데


눈 오거로 구멍 뚫고 펜스박고 뚫고 펜스박고 무한반복을 하던 중 너무 지루해서


미친생각을 했음 그날따라 눈도 말랑 한데 활강으로 쭉 내려오다 짬뿌 뛰어서 폴을 땅에 내려 꽂으면 박히지 않을까?


당시의 젊음은 미친생각을 머릿속에서 그럴듯한 물리법칙으로 포장해 버렸고


극한의 지루함은 거침없이 내 몸을 공중으로 던져버렸다


당연히 펜스 폴은 땅에 꽂히지 않았고 나는 4단분리가 되어 아폴로 슬로프의 절반을 굴러서 내려왔다


같이 작업나갔던 형이 대장님한테 무전을 때려 패트롤 선배들이 얼굴에 함박 웃음을 띄며 달려와 의무실로 위치이동을 당했고


그날 저녁 다시 작업을 나갔다


아직도 무릎꿇고 눈에 구멍을 뚫다 굴러가는 날 땡그란 눈으로 바라보던 형의 표정이 잊혀지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