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은 원정을 다녀오면 가능하면 텀을 짧게 두고 바로바로 정리 하려 했는데 이번에는 조금 늦게 글을 쓰게 되었네요. 원래 겨울이 되면 가능한 스키에만 집중하려 하는데, 올 겨울은 스키 외의 일들이 바쁘게 돌아가다보니 정리하는게 많이 늦어지게 되었어요.
1998 나가노 동계올림픽을 얼마나 많은 분들이 생생하게 기억하고 계실지 모르겠어요. 지금이야 2018 평창 / 2022 베이징 등 아시아 지역에서 올림픽을 개최한다는게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게 되었지만, 당시 동계올림픽 유치는 경제력과 지리가 받쳐주는, 북미/유럽국가들의 전유물이었죠. 1990년대 후반즈음, 아사이에서는 일본정도만이 동계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었고, 나가노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을 보며 다른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부러워했다는 이야기를 듣곤 했어요.
그리고 1998 나가노 동계올림픽의 알파인 경기가 열렸던 바로 그 장소, 시가고원을 다녀왔어요. 도쿄에서 북서쪽으로 약 3-4시간 차를 운전하고 가다보면 나가노 지역의 설산들을 마주하게 되는데, 이 지역을 따라 크고 작은 스키장들이 여럿 위치해 있더라고요. 나가노역까지는 도로가 무난무난해 보였는데 산으로 접어드는 순간 험준한 지형을 따라 구불구불한 산길이 펼쳐지는걸 보고, 아니 어떻게 운전해서 이 산을 올라오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차를 랜트해서 직접 몰고 왔으면 엄청 긴장했을것 같은 지형이었어요.
· 리프트에서 느껴지는 클래식(?)함 - 시가고원 (2/3)
· 스키장이 마치 하나의 유적지와 박물관 같았던 시가고원 (3/3)
(겨울철 하네다 공항에 도착하면...)
(정말 수많은 스키백들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들어 일본 스키여행이 국제적으로 유명해져서 더더욱 많이 보이는거 같아요)
(하네다 공항의 관광버스 승강장, 스키장으로 가는 버스도 이곳에서 탑승 가능합니다. 하쿠바행 버스를 타고 중간 휴게소에서 환승하는 형식이었어요)
(하네다에서 시가고원까지는 대략 300km, 중간에 산길이 있기 때문에 운행시간은 약 4시간 정도 걸리고... 휴게소에서 쉬는시간까지 합하면 5시간 이상은 잡아야 겠더라고요)
(시가고원 방향을 알리는 교통안내 표지판)
(점점 시가고원에 가까워지면서 창밖으로 저 멀리 나가노의 설산들이 보입니다)
(저희는 묵었던 숙소가 슬로프 위로 조금 올라가야 하는 곳이라 이렇게 직원분께서 직접 주차장까지 나오셔서 스노모빌로 짐들을 끌어 주셨어요)
시가고원은 그 자체가 하나의 스키장이라기보단, 이 지역의 여러 스키장이 연합해서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는 곳이었어요. 니세코나 하쿠바처럼 말이죠. 총 18개의 스키장이 있다고 하는데, 대부분 슬로프가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 지역도 있어서 크게 보면 두개(15+3)의 스키장이 있는 느낌이기도 했어요. 사실 숫자만 놓고 보면 정말 많은 스키장들이 있지만, 스키장 하나하나의 사이즈는 (북미나 유럽에 비해) 그리 크지 않아서, 돌아다니기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었어요. 물론 이 스키장들을 다 합치면 일본 내에서도 손에 꼽히는 규모를 자랑한다고 하네요.
25-26 시즌엔 전반적으로 많은 스키장들이 기록적인 눈 가뭄으로 힘들어 하곤 했지만 몇몇 지역들은 잘 버텨주었죠. 나가노 지역도 이번시즌 적설이 나쁘지 않았다고 해요. 그래서 한껏 부푼 마음을 이끌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는데... 하필 저희가 놀러갔던 그 기간이 짧게나마 눈가뭄이 있던 시기였네요. 대략 2주정도 눈이 내리지 않고 있었다고 해요. 정설슬로프는 신나게 즐길 수 있었지만, 원정을 가는 큰 이유중인 파우더와 비정설을 신나게 즐기지 못했던것이 너무 아쉬었어요.
(시가고원의 스키장들을 한데 모아둔 지도. 규모가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15개 스키장은 슬로프로 서로 연결되어있고, 저 옆의 3개 스키장이 있는 지역은 따로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해요)
(멋진 운해가 펼쳐진 날의 시가고원)
(또다른 운해사진)
(정설도 깔끔하게 해 두었어요)
(시가고원의 스키장들은 넓은지역에 걸쳐 퍼져있어서 사진 한장에 담을 수 없는 규모였어요)
(시가고원에서 제일 높은곳으로 올라가는 리프트, 요코테야마 스카이 리프트. 대략 해발 2,300미터 정도까지 올라갔던 걸로 기억해요)
(마치 구름과 맞닿아 있을정도로 가깝게 느껴지는, 시가고원에서 제일 높은지역, 시부토게)
(이곳은 레이싱 스키를 주로 타러 오시더군요. 저희 일행이 신고 있는것과 같은 종류인 프리라이드 스키를 찾아보기가 힘들었어요)
좋은 원정글 감사합니다. 추가하자면, 일본은 무려 1972년에 삿포로에서 아시아 최초로 동계올림픽을 개최했습니다. - dc App
삿포로가 아시아 최초였었군요! ㄷㄷㄷ
와 시가고원 저도 작년에 갔다왔었는데 한국인을 한번도 못봤다는 ㅋㅋㅋㅋ 너무 좋죠 - dc App
한국인 뿐만이 아니라 진짜 이렇게까지 외국인 안 보이는 일본 스키장 처음 봤어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