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선택하지도 않았는데 태어난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삶은 이미 정해진 규칙을 들이민다.
살아야 하고, 버텨야 하고, 이유 없이 경쟁해야 한다.
왜 그래야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빠져나갈 수 없다는 사실뿐이다.
왜 태어났는지에 대한 질문은 끝내 답을 얻지 못한다.
죽음의 끝이 무엇인지 묻는 순간,
인간은 자기 자신을 속이기 시작한다.
종교, 희망, 의미 같은 말들은
공허를 덮기 위한 얇은 종이 조각에 가깝다.
삶은 무의미하다.
애써 의미를 붙여도, 그것은 임시방편일 뿐이다.
붙여둔 의미는 시간이 지나면 바래고,
결국 남는 건 지독하게 덧없는 반복이다.
우리는 살아 있는 동안 끊임없이 무언가를 쥐려 하지만,
손에 남는 건 허무뿐이다.
성취도, 관계도, 감정도 오래 버티지 못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계속 산다.
살 가치가 있어서가 아니라,
죽는 법을 모르기 때문에.
삶이 계속되는 이유는 의미 때문이 아니라,
그저 끝내는 방법을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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