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태어나기 전에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그런데 태어난 뒤에는
끝없이 묻는 존재가 된다.
왜 여기에 있는지,
왜 살아야 하는지,
왜 끝이 예정된 삶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태어남은 축복처럼 포장되지만
당사자의 동의는 없었다.
선물처럼 건네진 삶은
거절할 수 없는 짐에 가깝다.
내려놓을 수도 없고,
완전히 짊어질 수도 없는 무게다.
의미는 처음부터 주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의미가 있는 세계에 떨어진 것이 아니라,
의미가 없는 세계에 던져졌다.
그리고 그 공백을 채우라고 강요받는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이 모든 질문이 무효가 되는 순간일지도 모른다.
왜 태어났는지도,
어떻게 살았는지도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은 지점.
모든 해석이 사라지는 자리.
그래서 삶은 종종 잔인하게 느껴진다.
아무 대답도 없는 질문을 쥐여주고
끝까지 붙들고 가라고 말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의미를 찾는 존재가 아니다.
어쩌면 인간은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불완전한 존재일 뿐이다.
그리고 이 불완전함 속에서
우리는 오늘도
이유 없이 하루를 넘긴다.